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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서님의 서재
  • 시간의 계곡
  •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 16,200원 (10%900)
  • 2025-01-17
  • : 25,685
과거를 구원하는 현재. 그럼으로써 다시 구원받는 현재. 그 모순적인 순환이 다행스럽고 희망적으로 느껴진다. 매 순간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삶 속에서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그 선택을 어떻게 껴안고 살아갈 것인지 묻고 있는 책.

20년의 시차를 두고 동서로 이어진 마을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처음엔 낯설었는데, 이내 이야기에 빠져서 몰입할 수 있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드러나는 사실에 안타깝기도, 불안하기도 했다. 흐름을 맺고 끊는 시점이 절묘해 자꾸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특히 후반부부터는 멈출 수가 없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오잔. 이 세 존재 사이로 연결된 시간의 흐름과 선택이 어떻게 각자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의 흑백 표지 그림을 보면서는 고요함 속 혼자 남겨진 언젠가의 오잔이 여전히 호수를, 그 너머의 어느 시간을 응시하고 있을 것 같아서.. 조금 슬펐다.

과거와 현재, 후회와 자책, 애도, 연민… 내 안에 숨겨두었던 것들과 마주하게 만드는 책이라서 고통스러웠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숨통이 트이는 기분도 들었다. 마음에 깊이 들어오는 문장들을 읽으며 조금 울기도, 한숨을 뱉기도 했는데 그 기분이 나를 돌보는듯한 느낌이라 좋았다.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연약한 현재에서, 과거와 미래를 끝없이 가정해 보다가도 그저 묵묵히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계속 걸어가는 일. 그게 지금의 내가, 계속 이어질 삶 속에서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실이 어쩐지 두렵다가도, 안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슬프고 다정한 책을 발견하고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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