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인문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모자에 깃든 이야기를 한올씩 풀어보겠다(5쪽)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모자, 이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모자의 세계를 짚어보고 있다.
그런데 모자, 생각해보니
인류의 역사에서 언제 빠진 시대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었다.
그러니 저자가 모자로 살펴본 세계의 역사, 일리가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목차를 살펴보니, 모자가 인류 역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결코 작은 게 아니다.
제1부. 모자가 만든 역사적 장면들
제2부. 클래식 모자의 탄생과 변화
제3부 예술과 모자 : 미학과 상상력의 무대
제4부 스포츠와 길 위의 문화
특히 <예술과 모자>라는 항목에서는 새겨볼 게 많다.
우리가 문학 작품에서 만나는 시대,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만나는 그런 시대에 인류는 모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또한 <모자가 만든 역사적 장면들>에서는?
이 책의 흡인력,
제 1부 <모자가 만든 역사적 장면들>에서 첫 번째 이야기를 읽어보자.
1963년 11월 11일 12시 30분에 일어난 일이다.
미국의 텍사스 댈러스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피격당해, 사망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그러니까 카퍼레이드에 나서기 전에 조찬 모임에 참석했는데, 상공회의소 소장이 모자를 선물하면서 이런 인사를 했다한다.
우리는 대통령께서 카퍼레이드 하실 때 이 모자를 쓰고 가시면 비를 피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4쪽)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부질 없는 생각이지만 만약에 케네디 대통령이 모자를 썼더라면 먼 거리에서 발사한 오즈월드의 총탄을 피했거나 부상만으로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15쪽)
일리 있는 가정이다, 모자를 쓰고 있었더라면 총으로 겨냥할 때 어느 정도 혼선을 야기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가 모자를 쓰고 있었더라면 우리는 아마 다른 세계사 속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15쪽)
이렇게 짚어가는 모자와 인류의 세계사, 흥미있는 일로 가득하다.
알고 있는 인물이 등장하니 반갑다.
사라 베르나르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를 공부하다가 만난 사람이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몰고 다녔던 프랑스의 배우다. 그녀가 쓴 모자, 페도라가 여기 등장한다.
모자의 이름이 페도라라고 불리게 된 것은 그녀, 사라 베르나르가 페도라라는 연극에서 쓰고 나왔기에 그런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29쪽)
사진으로 살펴보자.

그런데 여기에도 재미있는 사연이 덧붙게 된다.
바로 사라 베르나르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그 이름이 붙은 게 아니라, 미국에서 그 이름이 불리게 되고, 정작 파리에서는 그런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31쪽)
르네 마그리트와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모자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르네 마그리트를 만나게 된다.
이건 필연적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골콘다>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신사들이 모자를 쓴 채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오고 있는 그 그림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르네 마그리트를 차용한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를 만난다.
그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만날 수 있으니, 르네 마그리트와 모자의 인연은 필연적이다.

<제3부 예술과 모자 : 미학과 상상력의 무대>
이 부분에서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 등장한다.
이 장에 등장하는 작품만 하나 하나 살펴보면, 몇 편의 소설 작품을 읽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제목만 적어둔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165쪽)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170쪽)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179쪽)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박완서 (182쪽)
이번엔 그림이다.
르네 마그리트 <골콘다>, <밤의 의미> 등 (188쪽)
르네 마그리트는 모자를 가장 많이 그린 작가로 평가받는다.
천경자 (200쪽 이하)
짐 피츠 패트릭 <체 게바라> (218쪽)
귀한 자료 사진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간 모아둔 자료를 마음껏 활용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런 사진 중에 그간 못 보았던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헤밍웨이나 피카소, 그들이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본 기억에 없는데.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른 자료 사진들도 많이 올려놓고 있어, 모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 헤밍웨이와 피카소,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예외인 경우가 있다.
거기 등장하는 사람은 누구하나 예외없이 모자를 쓰고 등장한다.
심지어 모자를 쓰고 달리기도 한다. 무슨 일?
야구 경기다. 야구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모자를 쓰고 있다.
심판도 마찬가지다.
그런 야구 모자에 얽힌 이야기가 그럼 있을법 하지 않는가?
이 책 <제4부 스포츠와 길 위의 문화>에서 야구 모자가 등장한다.
그것을 읽고 나서 야구 경기를 관람한다면, 무언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 책, 언뜻 스쳐지나갈 모자, 그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해주고, 우리 인류의 역사 세계사를 읽어갈 때에 이제 모자도 관심의 대상이 되게끔, 우리의 눈을 깨우쳐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