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밤 낯선 손님을 태우고 달립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든 생각?
‘낯선 손님을 태운다’는 택시 기사.
나도 가끔은 택시에 ‘낯선 손님’이 되곤 한다,
그럴 때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 이 기사는 나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 나는 택시기사에세 ‘어떤 부류’의 ‘낯선 손님’일까,
해서 나에게 ‘어떤 부류’의 태도를 하기로 ‘정’하는 것일까?
이 책은?
여성이다. 택시를 운전하는 택시 기사.
해서 일단 이 책을 열면 무언가 이야기가 쏟아질 것 같다.
낯선 손님과의 한판 실랑이가 벌어지는 현장들로 넘쳐나는 그런 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여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액션 드라는 없다.
대신 차분한 내면의 정리 작업을 하는 철학자 택시 기사가 등장한다.
이런 모습 살펴보자.
좁은 골목길이다. 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가는 그런 골목길.
거기에 들어선 저자, 빠져나가려는데 앞에서 차 한 대가 들어온다.
서로 서로 양보하면서 비켜주고 재주껏, 좁은 틈을 겨우 겨우 만들어가면서 지나가야 하는데
맞은 편 차는 요지부동,
이런 경우, 운전하다보면 자주 만난다.
그럴 때 어떤 경우는 시비가 붙어, 서로 옥신각신 언성을 높이곤 하는데, 저자는 어땠을까?
내가 벼랑 끝까지 차를 몰아붙여 공간을 내어주자, 그제야 상대방 차가 미끄러지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주 천천히, 얄미울 정도로 여유있게 내 차 옆을 스치듯 빠져나갔다. (135쪽)
저자는 그런 상황을 마무리하고, 이렇게 정리한다.
그 숨 막히던 골목에서 내가 꾹 참고 양보함으로써 지켜낸 것은 한 뼘의 좁은 아스팔트 공간이 아니라, 다름아닌 다치지 않은 '나의 하루'였다. (136쪽)
여기서 교훈을 얻었다.
‘나의 다치지 않은 하루!’
그런 하루가 비단 기사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일반 사람도 그런 다치지 않은 하루가 필요하다.
해서 이 책에서 마음 공부를 한다. 마음 공부를 하는 방법을 얻는다.
그래도 이런 드라마는 있다.
위에서 액션 드라마는 없다고 했지만, 그렇게 분류할 만한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여성 기사. 아무래도 완력으로는 남자를 당해낼 수 없다.
거기에 남자가 술을 먹고 횡설수설할 때라든가, 인사불성이 되어 이상한 행동을 할 때
여성 택시 기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차를 돌려 곧장 불이 켜진 가장 가까운 지구대로 차를 몰았다.
지구대 앞에 차를 세우자 제복을 입은 경찰관 두 명이 귀찮은 기색으로 걸어나왔다. (147쪽)
자, 생각해보자. 나온 두 명의 경찰관이 등장한다
그러면 이제 상황 끝!
이럴 줄 알았지? 아니다. 아니라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독자들은 기대하시라.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경우, 이런 일이 벌어진다.
궁금하신 독자는 이 책147쪽 이하를 참조하시라.
철학자가 되는 여성 택시 기사
수많은 낯선 손님을 만나는 택시 기사,
수많은 사람이란 부류에는 별별 사람이 다 있을 것이다.
그런 별별 사람을 의무적으로 상대해야 하는데, 어떻게 대하는 게 가장 좋은 태도일까?
어느새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닌 타인의 무거운 감정까지 좁은 차 안으로 밀려 들어와 뒤엉켰다. (87쪽)
그런 일이 다반사인데 저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저자는 철학을 제시한다.
먼저 자기 자신의 정체를 확인한다.
나는 그 무수한 끝과 시작의 사이를 묵묵히 이어주며 오가는 사람이다. (57쪽)
그런 정체성 위에 세운 행동 강령.
실상은 각자의 핸들을 꽉 쥔 채 거대한 도시의 시스템이라는 같은 구조를 버텨내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61쪽)
손님과의 마찰 없이 친절이라는 방어선을 잘 지켜냈는지 (70쪽)
뒷좌석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말들에 온 마음을 다해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세상의 모든 기구한 사연에 내 귀한 마음 한 조각을 기꺼이 내어줄 필요도 없다. (87쪽)
손님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상대를 향해 차갑게 담장을 치는 일은 결코 아니었다. (89쪽)
맹목적인 친절은 택시 기사의 의무가 아니다. (103쪽)
과도한 친절을 줄이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구차한 설명을 줄이고, 내 소중한 에너지를 갉아먹는 불필요한 감정의 말들을 하나씩 가볍게 내려놓는 법 (117쪽)‘
말이 통하지 않은 모든 무례한 사람을 내 상식으로 설득하려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137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여성 택시 기사로부터 듣는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이다.
매일매일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데, 그런 하루를 ‘다치지 않은 하루!’로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운다.
아, 나는 지금 스스로에 의해 안전하게 지켜지고 있구나. (129쪽)
저자가 한 말이 공감이 된다.
스스로를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 어떤 때는 양보하고, 어떤 때는 지구대(?)로 가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안전하게 쌓아가는 저자, 그런 저자가 장하게 여겨진다.
해서 저자에게 파이팅을 건네본다.
이제 택시 기사는 안하신다니, 또다른 그녀의 인생에 역시 파이팅! 건투를 빌어본다.
물론 그 건투를 비는 것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루를 위한 건투를 다짐하게 되는 것에 이 책의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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