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순간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자. 경력이 그저 화려하다고 말할 수밖에.
1996년 1월부터 1999년 3월까지 현대자동차 회장,
1999년 3월부터 2022년까지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장을 역임했고
2018년 5월부터 HDC그룹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런 경력의 소유자, 바로 정몽규 회장이다. 그가 이 책을 썼다.
제목은 <결정의 순간들>
‘들’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니, '결정하는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맞다, 우리 일반인들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그러한 결정의 순간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중 이런 결정의 순간도 있다.
그러한 결정의 순간 중에 이런 것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바로 자동차회사 회장에서 느닷없이 건설업을 맡아 이직하게 되는 순간.
37세에 경험한 생애 첫 번째 이직, 그것도 아주 생소한 분야로의 이직이었다.
자동차에서 아파트로, 하루아침에 사업전환이 이루어진 셈이다. (85쪽)
현대 자동차에서 일하는 동안 저의 일상 관심사와 머릿속 안테나는 온통 자동차로 향해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고.....
회사 생활도 즐거웠다. (85쪽)
그렇게 자동차와 함께 지내다가 갑자기 건설과 건축을 담당하게 되니, 모든 게 생소했을 것이다.
하지만 건설과 건축이 주력인 현대 산업개발에서는 모든 것이 생소했다.
자동차 디자인이나 램프, 배기통 등을 바라보던 시선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거리로 향하게 되었다.
도시의 마천루가 그리는 스카이라인, 목이 좋은 땅, 상업공간의 편의시설, 아파트 단지 조성, 심지어 살고 있는 집의 층고나 구조는 물론 냉난방 시스템까지 조목조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87쪽)
그래서 건설과 건축 분야에 들어가서, 어떻게 일을 했을까?
그런 과정이 2장 <도시의 탄생>에 기록되어 있다.
저자에겐 결정의 순간들, 우리나라에선 역사의 순간들,
저자의 부친인 정세영 회장이 포니를 출시했다.
우리의 고유 브랜드 자동차다. (51쪽)
그게 1974년 가을이다.
지금부터 무려 50년 전의 일이다.
그때 우리나라에서 고유 브랜드를 가진 차를 생산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일이다.
남의 나라 브랜드를 가져와 생산해봤자, 그 판로가 우리나라 안에 머무를 것인데 우리 고유의 브랜드라면 그 지경을 해외로 넓힐 수 있지 않겠는가?
해서 그런 결정의 순간들이 우리나라에선 역사가 되는 것이다.
저자가 바꿔 앉은 건설과 건축업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게 업종이 바뀐 상태에서 내려야 하는 결정의 순간들에 관한 기록이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우리 역사의 순간 순간을 읽을 수 있었다.
보다 더 중요한 곳은 바로 제3장, <결정의 순간들>이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이런 설명을 붙여놓았다.
저자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얻은 경영적 통찰을 나누고자 하는 부분이 바로 3장이다. (8쪽)
3장을 쓸 때에는 좀 더 힘을 빼고 저자의 삶과 생각을 풀어놓았다.
저자는 그에 대하여 그럴 정도로 여유와 배짱이 생겼다고 술회하고 있다.
1장과 2장을 읽을 때에는 사건을 위주로 읽어갔는데, 3장에서는 경영 철학과 인생 철학이 등장하여, 밑줄 긋고 음미하며 새겨보는 시간이 되었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흙에다 불안을 섞은 존재가 인간이다. (236쪽)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저지르고 감당하고 수정하는 것이 진짜 인생이 아닐까? (238쪽)
완벽함은 최종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추구할만한 가치다. (240쪽)
도덕과 훈련이 없다면 행운이 가져다준 결과를 감당하기 어렵다,- 아리스토텔레스 (245쪽)
저자가 옥스퍼드에서 공부할 때 이야기 들어보자.
당시 공부는 곧 ‘책읽기’였고, 짧은 시간 안에 자기만의 관점으로 책의 하이라이트를 요약할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 (257쪽)
영미권의 인문서는 전문 지식을 놀라운 스토리텔링으로 전하기에 한두 권만 독파해도 깊은 통찰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260쪽)
인간을 움직이는 힘은 두 가지다. 내일에 대한 공포, 아니면 기대. (292쪽)
저자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지게 된 통찰들을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책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저자는 많은 책을 통해 얻은 통찰을 전해주고 있는데, 소개하고 있는 책들이 많다. 그중 몇 권 적어둔다.
<제4의 대전환> 닐 하우 (251쪽)
<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261쪽)
<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262쪽)
<지적인 낙관주의자> 엔스 바이드너 (292쪽)
책과 관련해서, 이런 말도 적어둔다.
위기를 견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256쪽)
저자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위기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이다.
그런 위기를 어떻게 견디고 이겨냈을까?
저자는 말한다. 그런 위기를 책을 읽으며 이겨냈다고.
다시, 이 책은?
저자의 철학을 알 수 있는 문장이 있다. 그 문장으로 이 책을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사업을 저의 정체성으로 보지도 않습니다. 저의 철학을 심는 플랫폼으로 보고 있습니다. (248쪽)
그러기에 그는 자동차 회장이기도 하고, 또한 건설과 건축을 이루기도 했고, 그 밖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족, 옥의 티가 보인다.
<결정의 순간> 첫 번째 이야기에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묘비명이 있다.
그 묘비의 주인공을 저자는 오스카 와일드라 했는데, 이는 잘 못 알고 있는 것이다. (236쪽)
그 묘비명은 버나드 쇼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