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seyoh님의 서재
  • 회심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 11,700원 (10%390)
  • 2026-01-26
  • : 170

회심(回心)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제목 왜 『회심』인가?

 

이 책의 제목을 왜 다른 출판사처럼 <참회록>이니 <고백록>으로 하지 않고 <회심>이라 했을까? 역자의 말 들어보자.

 

<톨스토이의 『Исповедь』는 『참회록』, 『고백록』으로 제목이 번역되어 널리 알려져 있으나, 본서의 제목을 『회심(回心)』이라고 한 이유는 ‘과거의 생활을 뉘우쳐 고치고 신앙에 눈을 뜸’이라는 회심의 정의가 러시아어 단어 Исповедь의 여러 가지 한국어 의미 중에 톨스토이가 의도했던 제목의 의미에 가장 충실하게 부합한다고 생각하여 ‘회심’을 선택하였다.> (인터넷 서점의 해설 중에서)

 

해서, 음미할 부분이 많았다.

 

톨스토이가 인생을 정리하면서 과거를 뉘우치고, 신앙에 경도되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을 것이기에, 이 책은 구절구절마다 음미할 대목이 무척 많았다.

해서 여러 군데 밑줄 그으며, 특히 그의 인생에 관련된 여러 자료를 찾아가며 읽었다.

 

먼저 이런 구절 읽어보자.

 

나는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였고, 살인을 하려고 결투를 신청했으며, 카드 도박으로 돈을 탕진했고, 농민들의 노동을 착취하며 그들을 괴롭히고 기만하며 방탕한 생활을 했다. (20쪽)

 

사람을 죽였다.

사람을 죽이려고 결투를 신청했다.

카드 도박으로 돈을 탕진했다.

농민들을 착취했다.

농민을 괴롭히고, 기만했다.

방탕한 생활을 했다.

 

톨스토이에 대하여 그간 알지 못했던 모습들이 그의 입술로 줄줄 고백하고 있다.

 

톨스토이가 전쟁에 참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란 부분은, 깜짝 놀란 부분은 바로 톨스토이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다.

 

나는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였고, 살인을 하려고 결투를 신청했으며, 카드 도박으로 돈을 탕진했고, 농민들의 노동을 착취하며 그들을 괴롭히고 기만하며 방탕한 생활을 했다. (20쪽)

 

톨스토이가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였다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관련되는 사항이 뒤에 나온다.

 

스물 여섯 살이 되던 해 전쟁이 끝난 후 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서 작가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21쪽)

 

그가 스물여섯살 때 전쟁터에서 돌아왔다니, 그의 인생에서 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 찾아보니, 있었다. 바로 그 전쟁은 러시아와 서방 유럽과 싸웠던 크림 전쟁이다.

 

이 부분을 다른 책에서 찾아보았다.

자세한 내용이 최근에 읽었던 책 『흑해』 (찰스 킹, 사계절)에 등장한다.

 

연합군은 발라클라바에 상륙하여 천천히 북쪽으로 나아가 육로로 세바스토폴을 공격했다.

항구 포위 공격은 11개월 동안 계속됐다.

연합군의 포격이 쉴 새 없이 이어졌고, 러시아 수병은 이제 사실상 육군으로 변해 참호를

파고 장기전을 치르다가 막심한 피해를 보았다. (318쪽)

 

당시 이 도시의 젊은 포병장교였던 톨스토이는 포위 공격 마지막 몇 달 동안 러시아 요새의 광경을 기록했다. (318-319쪽)

 

결국 러시아는 세바스토폴에서 철수했고, 러시아는 패배했다.

이 도시는 근대 유럽에서 알려진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투의 현장이었다. 전쟁 초기 약 4만 3,000명이었던 인구는 이제 6,000명도 되지 않았다. (325쪽)

 

크림 전쟁에서 러시아는 사상자가 522,200명에 달했는데, 그 중에 톨스토이가 들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약 그때 그가 그 전쟁중 전사했더라면 우리는 그의 위대한 작품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톨스토이는 포병 장교로 군복무를 하면서 사람을 죽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 전쟁을 톨스토이는 기록으로 남겼는데, 바로 『세바스토폴 이야기』이다.

 

단테의 『신곡』이 보인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도 표현한다,

 

삶의 질문에 대한 해답들을 찾아다니는 여정 속에서, 나는 숲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경험하는 것과 완전히 똑같은 심정을 경험했다. (60쪽)

 

그런 대목 속에서 문득 예전에 읽었던 단테의 신곡 한 구절이 떠올랐다,

‘숲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경험하는 것과 완전히 똑같은 심정’이 바로 그 대목이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우리 인생길의 한중간에서

나는 어두운 숲 속에 있었으니

올바른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신곡』, <지옥편> 제 1곡, 첫부분)

 

아, 이렇게도 연결이 되는구나.

몇 백년 전에 이탈리아에서 기록된 한 인간의 진솔한 자기 성찰의 글이 몇 백년 후 이번에는 러시아에서 다시 재현되는 것을 보니, 확실히 고전은 고전의 값어치를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해서, 단테의 <신곡>도, 톨스토이의 <회심>도 읽을 가치가 있다. 

읽고, 그들의 인생 속으로 들어가 성찰한다면, 우리의 심정과 상황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있지 않을까?

 

다시, 이 책은?

 

제목 <회심>만 보고는 그냥 스처지나갈 뻔 했었다.

이 책이 <톨스토이의 회심>이라면 결코 그냥 가지는 않았을 것이니

앞으로는 제목만 보고 갈 게 아니라, 그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겠다.

그렇게 만난 톨스토이의 <회심>, 과연 그의 인생에서 어떤 면을 회심한다고 했을까,

 

이 책은 역자가 자신하기를, 다른 책과는 달리 독일어나 영어판을 토대로 이중번역을 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어 원문을 토대로 번역환 것이라, 훨씬 톨스토이의 마음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의 모든 구절은 어느 한 구절 소홀히 넘길 게 아니라, 모두가 음미의 대상으로 삼아, 톨스토이의 마음 저 깊은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해서 모든 것이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이다.

 

톨스토이의 <회심> 맨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나는 꺠어났다. (159쪽)

 

물론 이 말은 그 전에 한 내용으로 미루어보면, 꿈을 기록한 것이니 꿈에서 깨어났다는 말로도 이해할 수 있으나, 나는 그 말을 단순히 꿈에서 깨어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삶의 미몽에서 깨어났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그게 톨스토이가 <회심>이라고 이름 붙인 이 책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