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의 나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주얼리가 누구를 말하는지 궁금하다.
세간에서 말하는 그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투영한 소설이라니 더 흥미가 생긴다.
이 책은?
소설이다,
책의 앞표지에 이런 말이 써있다.
거짓과 위선의 가면을 쓰고
예술의 뮤즈라 불리며 권력을 탐한 여인.
바로 그 여인에 관한 이야기가 펼져진다,
이 책의 구성
목차를 살펴보자. 이 책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또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있다.
이제 매스컴에 나올 것은 다 나온 것 같은 그 누구이니 말이다.
눈물의 여왕, 신화의 시작
거짓으로 쌓아 올린 탑
푸른 기와집은 기운이 안 좋아
그림자 내각과 슬리퍼 한 짝
고속도로는 뮤즈의 땅으로
여왕님의 해외 쇼핑
루이똥 백은 선물이 아니야, 마음이지
법치, 아내를 위한 방패가 되다
”총은 폼으로 들고 다녀?”
주얼리의 마지막 전시회
이렇게 목차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은 그 목차의 세부 타이틀이 바로 역사의 한 장면씩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그림자 내각과 슬리퍼 한 짝>은 어떤 장면을 말해주고 있는가?
국립현충원 참배 현장에 아무런 공적 직함이 없는 민간인이, 심지어는 예의에 어긋나는 슬리퍼 차림으로 버젓이 동행하는 모습, 이 사진 한 장은 (..........) 공화국의 기강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는지를 웅변하고 있었다. (67쪽)
주얼리의 측근에 있으면서 국정을 쥐락펴락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
그래도 몇 가지 짚어보자.
프롤로그 타이틀이 무엇인지 아는가?
<번쩍이는 것들은 어떻게 괴물이 되는가>이다.
이 타이틀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경의를 갖게 되었다.
우리가 아는 명언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이솝 우화에서는 "Non omne quod nitet aurum est"라는 라틴어 경구가 있다. "반짝이는 모든 것이 금이 아니듯, 화려해 보이는 모든 것이 가치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의 속담이다. (나무위키)
이것을 셰익스피어가 작품에 등장시켰다.
All that is gold does not glitter
황금이라고 다 반짝이진 않으며
Not all those who wander are lost
방랑하는 자라고 다 길잃은 것은 아니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말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
반짝이는 게 금이다. 그런데 어떤 때는 금이라고 여겨지는 반짝이는 것들이 금이 아니라 괴물인 경우도 있다. 그 반짝여서 금인줄 알았는데, 그게 금도 아니고 괴물이었다는 것, 해서 그렇게 괴물이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는 뜻이니. 프롤로그 타이틀이 바로 소설 전체를 요약하는 말이기도 하다.
반짝이는 게 괴물이 되었다는 걸 알린 사람이 있다.
수훈 갑이라고 할까. 주얼리의 나라를 파헤치는 지렛대를 움직인 사람이 있다.
현실에서는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소설에서는 이진실 기자가 활약을 한다.
모두가 이 새로운 시대의 낭만에 취해있을 때, 단 한사람, 어두운 편집국 구석에서 홀로 차가운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가 있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더 크로니클’의 이진실 기자였다. (28쪽)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윤산군이 전횡을 일삼으며 나라를 망쳐나갈 때, 또한 주얼리가 그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을 때, 이진실이란 역사의 주인공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그녀의 활동을 유의해 보자.
이 책의 주안점은 윤산군의 모습보다는 이진실 기자에게 두어야 한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윤산군처럼 보이나, 실제는 이진실 기자가 더 큰 역할을 한다.
해서 후대에는 오히려 이진실과 윤산군이란 제목으로 이 시대를 기억할지 모른다.
그러면 소설말고 현실에서 이진실 기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독자들은 이 점, 그게 누구인지 생각하며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
다시, 이 책은?
소설은 현실보다 더 현실같다는 말을 곧잘 한다.
그러나 실제는 그 반대다. 현실은 소설보다 더 현실 같다. 그 복잡한 이야기를 어떻게 소설 한 권으로 압축할 수 있단 말인가. 해서 소설은 현실의 한 부분밖에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래도 소설은 현실의 핵심을 보여줄 수 있으니 가치가 있다.
그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현실을 단 한 권의 소설로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으니.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주얼리, 굳이 누구라고 말할 필요조차 없는 그 인물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이책은 소설의 역사적 기록 기능을 잘 감당하고 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