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읽을 수 없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 모두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들의 인간관계는 무척 선해질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또한 나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사이에 오해는 생길 리가 없을 것이다. 또한 나쁜 마음을 품을래야 품을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인간 세상은 평안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우리 인간은 기껏해야 우리의 모든 촉을 동원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가정 하에 만들어진 소설이 바로 이 책 『리딩, 읽을 수 없음』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서유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속내가 마치 만화에서 보는 것처럼 말풍선이 실시간으로 뜨는 것이다, 또한 사진을 보아도 그렇다는 것, 그러니 대단한 능력자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를 정도로 오랜 예전부터 서유에겐 사람들의 속내가 보였다. 들리는 게 아니라, 게임 속 대화창처럼 말 그대로 보였다. (11쪽)
그런 능력이 있으면 보통 소설에서는 나쁜 데 사용하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서유는 착한 사람이라 그것을 선용한다, 어디에?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데 쓴다. 마침 그녀의 친구가 경찰이기도 하니 안성맞춤이다.
그런 서유와 경찰 친구인 혜리가 주인공인 이 소설, 들어가보자.
그런데 등장인물이 많다. 정리할 필요가 있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등장하는 인물들을 설정해 만든 다음에 그들간의 관계도를 그려가며,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을까?
그런 관계도는 작가의 작업실 벽에 붙어있을 것이고, 작가의 머릿속에 분명 들어있겠지만, 독자들은 그것을 쉽사리 읽어낼 수 없다. 해서 이런 정리가 필요하다.
TaT (Track & Take) : (40쪽) : 국내 포털
김서유 (대리) : 웹 다지이너
백진 : 새로 온 모델 겸 디자이너
소라
박하연 (팀장)
소은, 민혁 (74쪽)
경찰 - 강력계 1팀
우혜이 (경위)
장노원 : (경감, 팀장) (24쪽)
강우 (경위) : 혜이의 같은 팀 후배 직원.
신재경 (경사, 65쪽) : 팀의 막내 (23쪽)
레드패션 (Red Passion) (16쪽) - 대학 동문 세 명이 만든 패션 쇼핑 몰
이제하 (사장)
최여진 (공동 사장)
정세진 (공동 사장)
왜 그렇게 등장 인물들을 확실하게 해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등장인물들을 지칭할 때 이름 두 글자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 소속인 노원, 강우 등이 그런 경우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소설 내용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다음에도 등장인물들이 영 낯설기만 하다. 마구 섞여 나온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바로 옆 카페에서 커피를 든 서유가 훤칠한 남성과 함께 나왔다. 가까이 다가간 강우는 반갑게 인사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추측했다. 남자친구? (106쪽)
글쎄. 이런 경우 강우가 경찰이니까, 강우라는 지칭 대신에 성을 붙여서 직급을 말하지 않을까? 강우는 성씨가 뭐더라? 이 책을 자세히 읽지 못한 탓일까? 강우의 경우는 직급은 나오는데, 성씨는 보이지 않는다. 레드패션의 공동사장인 세진도 성씨는 나중 나중에야 겨우 발견했다. 저자가 조금 친절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 소설에서는 이상하게도 경찰끼리, 혹은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경우에도 직급을 붙여 말하는 경우는 정말 가뭄에 콩나기다.
와, 우경위님, 진짜 나쁜 선배인 것 알죠? (22쪽)
겨우, 다음과 같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직급을 붙여 말한다.
중부경찰서 신재경 경사입니다. (.......)
여보세요? 장노원 경감입니다. (........) (65쪽)
피해자
조윤수 35세 (22쪽)
나유나 26세 (38쪽)
강지수 22세 (62쪽)
........
서유는 어떤 사람일까?
자, 그렇게 정리를 한 다음에 이제 서유에게 보이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사고실험 삼아 그녀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게 대체 뭘까. 서유에게 보이는 세상이다. 정확히는 서유가 볼 수밖에 없는 세상이었다. 서유의 세상은 늘 어지럽고 복잡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타인의 속마음이 ‘보이니까’. (11쪽)
그렇다, 어지럽고 복잡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 속내가 계속해서 둥둥 떠다니면, 그걸 어찌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어지럽다. 그러니 서유에겐 피곤한 일상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서유가 착한 사람이었으니 무척 다행이다.
혼자만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자, 그럼 작가적 시점에서 소설을 진행해보자.
서유 혼자만 사람들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건 슈퍼히어로 물이 될 것이다.
혼자 다른 사람들 마음 읽어내고, 사건을 해결하고.....짜잔........영웅이 나타났다.는 식으로, 그렇게 클리셰로 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작가는 여기에 다른 설정을 부여한다.
그래서 소설이다.
서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인간이 등장하고, 영웅에 반드시 빌런이 필요한 것처럼 서유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도 만들어 투입시켜야 한다.
그러면 이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굴러가게 된다.
서유가 마음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은 이 소설의 맨처음부터 등장한다. 그런데 같은 능력을 가진 빌런은 언제 나타나는 것일까? 누구일까?
그것을 찾아내는 지적 탐험에 살인 사건에 서유를 투입하고, 해결해가도록 한다, 거기에 독자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하게 된다.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우리의 주인공은 어떤 역할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