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클레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읽기 전에 알아둘 것,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먼저 저자와 이 책의 개요를 알아두자.
저자는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그는 2016년 〈아서 C. 클라크상〉을 받은 SF소설의 거장이다.
이 책은 2025년 〈필립 K. 딕상〉과 〈휴고상〉 최종 후보에 오른 걸작 스페이스 오페라다.
그렇다면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는 어떤 것일까?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정치물이나 역사극의 요소를 섞은 모험적인 분위기의 활극을 지향하는 작품들이 속한다.
더욱 쉽게 말해서 '우주'나 '과학 기술'을 중심 소재로 하는 일반적인 우주 SF와는 다르게, 그런 것을 부가 요소로 활용할 뿐, 핵심 이야기는 고전 문학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건인 작품들을 통칭한다. '오페라'라는 이름도, 음악의 형태를 한 문학인 오페라처럼, SF의 형태만 빌린 고전이라 조롱받던 게 굳어진 것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우주 활극’이며, 일단 우주가 무대라면 우주물이니 죄다 스페이스 오페라로 쳐주는 분위기다. (나무위키)
그럼 주인공는 누구일까?
주인공,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턴 다데브(Arton Daghdev), 그는 특이한 인물이다.
외계 생물학과 외계 생태학이 전공으로, 다데브 박사는 킬른(Kiln)이라는 행성으로 이전된다.
그곳은 다른 태양계, 다른 세계의 유형지이다. (68쪽)
거기에서 그는 발굴 지원팀에 소속되어 작업에 투입된다.
어떻게 해서 그는 킬른에 가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 다행스럽게도 독자에게 주어진 정보가 하나 있다.
바로 뒷표지에 적인 이 소설의 기본 줄거리다. 따라서 독자들은 주어진 이 정보 하나만 가지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성간 이동이 가능해진 먼 미래, 강력하고 권위적인 글로벌 정부가 외계 행성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생태학자 아턴 다데브는 정부가 내세우는 ‘과학 정설’에 도전한 죄로 외계 행성 임노 27g, 일명 ‘킬른’에 있는 노동수용소로 강제 이송된다.
쓸모없어진 사람을 ‘폐기’할 수 있는 외계 수용소에서 아턴을 위협하는 것은 사령관의 질문도, 동료 죄수들의 적대감도 아니다. 킬른의 모든 것이 아턴과 죄수들에게 달려든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위협일까? 마침내 킬른을 거부할 수 없게 된 순간, 지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명적인 진화가 시작된다. (뒷표지에서)
이제 그곳의 조직 구조를 살펴보자.
발굴 지원팀
탐사팀
가사팀
관리팀
일반노동팀
그런 조직하에서 주인공 아턴 다데브(Arton Daghdev)는 발굴 지원팀에 속하게 된다.
소설이니까, 줄거리 생략한다.
스포일러 주의!
이 책, 스페이스 오페라이면서 철학서다.
소설이니까 줄거리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으련다.
다만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이 있다. 줄거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성찰하는, 철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것들, 생각해 보자.
일일이 워딩 하기 힘들어서 개략적으로 적어본다.
적자 생존, 지구와 킬른의 차이
적자생존이라는 말 때문에 우리는 진화를 권투 시합처럼 상상한다. 링에 최후까지 남는 선수가 벨트를 차지하는. (323쪽)
그렇다면?
타자보다 더 크고 강하다고 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타자보다 주어진 일을 더 잘해서도 아니다. 그 모든 타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은 그렇게 움직인다. 모든 세포는 다른 세포를 필요로 하고, 모든 기관은 다른 기관을 필요로 하며, 모든 유기체는 다른 유기체를 필요로 한다. (323쪽)
여기에 작가의 뜻이 담겨 있다.
작가는 여기에서 지구와 킬른을 비교한다.
킬른에 비하면 지구는 권투 시합 같다. 킬른에서는 어떻게 적자가 되는가?
그것은 샌들 신은 발로 적의 제국을 몇 개나 짓밟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킬른에서 생존은 얼마나 많은 생물과 맞물릴 수 있느냐의 문제다.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중요하다. 킬른에서는 어떤 종도 동떨어진 섬이 아니다. 그 무엇도 자족할 필요가 없다. 내가 가진 것 대신, 나보다 그 일을 더 잘해줄 수 있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323쪽)
킬른의 생태계는 차원이 다른 조직, 결합, 재결합을 통해 보편적 적응자로 진화한다. 그래서 이 행성의 생물은 서로 부품과 시설을 교환할 수 있다. (327쪽)
우리를 서로에게 연결시키는 것은 먼 과거까지 이어지는 사슬의 일부다. 킬른의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인 생태계는 다리를 건설하는 정확한 순서를 발견했다.(329쪽)
여기에서 저자의 그 원대한 플랜을 발견한다. 왜 저자가 주인공을 외계 생태학 전문가로 설정했는지.
그리고 뒷표지에서 왜 <킬른의 모든 것이 아턴과 죄수들에게 달려든다>고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 『에일리언 클레이 (Alien Clay)』 의 의미는?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외계인의 찰흙>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는 그렇게 하면 우리 속의 지구성, 신이 우리를 만드는 데 쓴 진흙을 순수하게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듯 그 나무들 사이를 돌아간다. 우리는 각 나무가 차지하는 영역 사이, 교환의 통로를 밟지 않고 건넌다. 이곳에는 밀폐된 존재가 없다. 하지만 생물이란 원래 그렇다. (316쪽)
‘신이 우리를 만드는 데 쓴 진흙’
나무와 인간의 본질, 그 둘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Clay. 진흙.
그래서 이 책은 인류의 문명사를 되짚어보자는 차원의 철학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