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역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싸운다. 싸우고 또 싸운다. 사람들은 싸운다.
그 싸움이 이젠 커져서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그 전쟁, 세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전쟁을 알지 않고서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알지 못한다.
해서 이 책은 세계사를 이해하는데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전쟁의 역사가 곧 세계사다.
이 책에는 어떤 전쟁이 들어있을까?
01. 남북 전쟁
02. 러일 전쟁
03. 제1차 세계대전
04. 중일 전쟁
05. 서부 전역
06. 독소 전쟁
07. 태평양 전쟁
08. 국공 내전
09. 한국 전쟁
10. 베트남 전쟁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경우가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모든 전쟁이 우리나라와 관련 없는 것이 없다. 모든 전쟁이 다 그렇다.
러일전쟁, 이름만 다른 나라 이름이지 실상은 우리나라, 조선이 싸움의 이유였고, 조선 땅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녔던 전쟁이었다. 독소 전쟁 역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친 전쟁이다. 소련은 독일과 싸우기 위해 동부에 있던 병력을 서쪽으로 옮겨갔으니 그렇다. 일본이 만주에서 더 기승을 부리게 한 이유가 될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는 우리가 참전국이 되었으니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따지고보니, 이 책은 읽어야 할 의미가 가득한 것이다.
독소 전쟁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 중에 독소 전쟁이 등장한다. 바로 러시아의 음악가 쇼스타코비치가
거기 나온다. 물론 책에는 쇼스타코비치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나로서는 그래서 궁금한 게
많은 전쟁이다.
세계 2차대전 당시 1941년 8월부터 29개월 동안 900일 가까이 레닌그라드가 독일군에
포위당했을 때, 쇼스타코비치가 현지에 있으면서 음악 활동을 하였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의 별칭이 <레닌그라드>다.
작곡가가 직접 붙인 이름이 아닌 별칭이지만 흔히 이 이름으로 불린다.
그 전쟁의 참혹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독일군이 레닌그라드를 포위하여 식량 공급을 막는 바람에 아사자가 속출했다.
해서 아사자를 포함해서 포위된 기간 동안 사망한 레닌그라드 시민의 총숫자는 무려 64만명이다. (365쪽)
스탈린은 이런 말을 했다.
1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100만명의 죽음은 통계에 불과하다. (412쪽)
한 도시에서 64만명이 죽었다. 그게 과연 통계에 불과한 것일까?
그런 전쟁은 계속된다. 다른 전쟁에서는 과연 얼마나 죽었을까?
전쟁은 사망자들의 행진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숫자가 계속 나온다.
사망자의 수는 물론이고, 파괴된 전쟁 무기들, 부서진 도시들, 모든 게 숫자로 바뀌어 등장한다.
프랑스가 재차 베트남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 후, 결국은 패배했는데 거기 이런 숫자가 등장한다.
결국 프랑스군의 모든 진지가 함락되고 말았다. 프랑스군은 남아있는 물자와 무기를 모두 파괴하고 항복했다. 약 1만 2000명이 포로로 잡혔다. (645쪽)
무려 1만 2000명!
베트남에 이제 미군이 등장할 차례다.
1967년에 이르렀을 때에 미군 전사자는 1만 6000명이었다. (662쪽)
한국 사람이 자주 찾는 베트남 도시 이름이 이 책에 등장한다.
다낭, 호지민, 하노이 등등
다낭 인근에 있는 미 해병대 (658쪽)
지금 가보면 얼마나 평화로운가? 그렇게 평화를 누려도 부족할 판인데 왜 사람들은 전쟁하면서 서로 싸우고 죽이려 하는 것일까?
대체 미국은 왜 베트남에 군인을 보낸 것일까?
자기네 동네에 남의 나라 군인이 들어와 행패를 부린다 생각하면 어떨까?
총으로 주민들을 쏘아 죽이고, 정글을 없앤다고 고엽제를 살포해서 지금도 그 피해가 막심하다는데, 대체 왜 그런 일을 자행했던 것일까?
다른 전쟁들, 살펴보자.
이 책에서 특기할 게 있다. 목차를 살펴보자. 거기에 무언가 있다.
01. 남북 전쟁
도덕과 경제의 정면충돌 _미국 내전사 전말.
06. 독소 전쟁
인류 역사상 최대 최악의 전쟁 _히틀러와 스탈린의 총력전 전말
10. 베트남 전쟁
가장 치욕스러운 전역 _월남 패망사 전말
전쟁이 일어난 원인과 의미를 간명하게 밝혀놓고 있다.
베트남 전쟁을 보면, 가장 치욕스러운 전역이라 되어있다.
누구에게 그렇다는 것인가? 미국이다.
미국이 그 어떤 나라에게 패배한 경우가 없었는데 베트남에게 당한 것이다.
그게 미국에게 큰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미국은 그런 역사에서 아직 배우려는 의지가 없는가보다. 그게 안타깝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 등장하는, 싸우다 죽은 전사자, 애꿎게 전쟁의 피해자가 된 민간인 사망자가 모두 얼마일까?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그뒤로도 계속해서 사망자의 숫자는 행진을 계속한다. 그게 전쟁이다.
왜 사람들은 싸우고 죽이는 것일까?
예를 들어, 미국인은 왜 남의 나라인 베트남에 와서 싸우다 죽어갔을까?
미군 병사 데이브의 증언이 이 책에 나온다.
내가 베트남에 처음 갔을 때가 17세였다. 나는 베트남이 왜 중요한지 설명할 수 없었고, 아무도 그것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20세가 되자 전투하는 방법은 알았지만,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여전히 알 수가 없었다. (634쪽)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싸우고 있다.
그렇게 이유도 모르게, 아니 맨처음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었겠지만, 몇 년을 이어, 몇 대를 걸쳐 싸우다 보면, 이제는 이유도 모른 채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전쟁 이제 멈춰야 한다.
이 책은 그래서 전쟁의 참혹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준다. 그래서 알았다면 어떠한 이유든지 전쟁은 결코 해서는 안된다. 더군다나 그것이 자기들의 정권 연장을 위해 벌이는 것이라면, 이건 사람이 아니다. 짐승도 그러지는 않는다.
그러니 확실히 해두자. 이런 책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
인간이 되는 첫걸음은 전쟁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 의미와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