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펼치고 차별 대신 평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에 유학 중에 보았던 한국의 참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느 날 TV 뉴스를 보고 있는데, 거기에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한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텔레비전에 비친 우리나라가 전쟁터와 다름없는 거야. 총격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쓰러져있고, 군인들이 사람들을 끌고 가고,,,,,두눈을 의심했어, 북한하고 전쟁이 났나? 당시는 북한하고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정도로 대립하고 있었으니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었지. 하지만 아니었어, 군인들이 일으킨 쿠데타에 항거해 전라남도 광주 시민들이 시위를 했고, 그들을 향해 군인들이 총을 쐈던 거야. (5쪽)
저자는 이런 사건을 전해준 다음에 이렇게 말한다.
그날의 충격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어, 그 뒤로 언제나 내 가슴 속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새겨져 있었어.
“모든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누구도 그것을 짓밟을 수는 없다.” (6쪽)
저자는 그렇게 해서 NGO 활동가가 되었다.
NGO 활동가인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다음과 같은 항목에 걸쳐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에 관해 말해주고 있다.
이 시리즈는 두 권으로 되어있는데, 한 권은 <전쟁 대신 평화>, 다른 한 권은 이 책으로 <차별 대신 평등>이다.
저자는 전 세계에 만연한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하게 살아가자며, 다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1. 미국에서 온 편지: 눈물과 죽음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
2.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편지: 우리의 용서와 화해는 잘한 일일까요?
3. 이란에서 온 편지: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죽는다고요?
4. 베트남에서 온 편지: 소수민족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키는 일
각 항목의 타이틀을 읽어보면, 어떤 일이 누구에게 벌어지고 있는지 알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인디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 그리고 이란의 여성들, 또한 베트남의 소수민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차별적인 정책, 모습이다.
왜 같은 인간인데, 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달리 차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가?
그래서 저자가 말한 “모든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누구도 그것을 짓밟을 수는 없다.” (6쪽)는 외침이 더욱 새롭게 들리는 것이다.
지혜는 어떻게 오는가?
인디안, 인도에 사는 사람이 아니다. 아메리카에 원래부터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다. 유럽인들이 신항로 개척이라고 유럽에서 인도에 간답시고 뱃길을 나섰다가 도착한 곳이 지금의 아메리카다. 그것도 모르고 거기가 인도인줄 알고 거기에 사는 사람을 인디안이라 불렀으니, 그게 지금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다.
그래서 이런 말도 버젓이 통용되고 있다.
‘Indian Reservation’은 '인디언 보호구역'이란 뜻으로, 과거 북아메리카에 평화롭게 살고 있던
인디언 마을에 백인들이 쳐들어와 그들의 삶을 빼앗아버린 슬픈 역사가 담겨 있는 말이다.
다른 자료를 찾아보니, 현재 미국에는 326개의 인디언 보호구역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곳에 살아야만 하는 인디언들의 신세, 무엇이 그들을 차별받으며 살게 만들었을까?
백인들의 땅 욕심이다. 탐욕이 부른 재앙이다.
그런데 여기 저자에게 보낸 인디언의 아이가 전해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할아버지는 그 아이에게 원주민 추장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지혜는 어떻게 오는가> 중 한 구절을 읽어주었다 한다. 우리도 같이 읽어보자.

할아버지는 이 책을 읽어주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이 추장의 말처럼, 모든 생명들이 서로 공경하면서 살면 세상이 얼마나 평화롭겠니? 공경은 바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거든.“(33쪽)
맞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공경하지 못한다. 상대의 존엄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든다.
그 책의 이 부분, 읽고 또 읽어서 생명에 대한 존엄을 익혀가면 좋겠다.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죽는다.
무슨 복면강도 이야기가 아니다.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들을 차별하는 이상한 제도다.
여성 차별의 역사를 굳이 여기에서 거론할 필요가 있을까?
저자는 그 점을 잘 짚어주고 있다. 각 나라마다 역사를 살펴보면,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그리 어려운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현재는 거의 모든 나라가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른 사항도 많이 있으나 여기서는 히잡만 이야기하자.
히잡. 여성의 얼굴을 가리는 복면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걸 모든 여성에게 강요하는 것은 왜일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중에서도 일부 과격파들이 강요하는 것이다. 이슬람 극단주의다.
이슬람의 여성 얼굴을 가리는 데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부르카(burka), 니캅(niqab), 차도르(chador), 히잡(hijab), 히마르(khimar) (91쪽)
생각해보자. 아무 것이라도 좋으니 복면 하나를 구해서 밖에 나갈 때는 언제나 그걸 써야한다면 어떨까? 남자들도 그걸 쓰고 다니도록 한다면? 범죄행각을 위해서라면 모를까 백이면 백 모두 싫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여성들에게만 그것을 강요하는 것일까?
밑줄 긋고 새겨야 할 글들
여기에서 이란의 시인 사디의 시 <아담의 후예>를 읽는다. 같이 읽어보자.
이 시는 미국의 뉴욕에 유엔본부 입구에 새겨져 있다.
그러니 그 입구에 새긴 글인만큼 우리의 가슴에도 새겨두자.
인류는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
다시, 이 책은?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는 한국의 독자들이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알게 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의미가 될 것이다. 그저 매스컴으로 전해 듣는 표피적인 상황만이 아니라 그 속에서 어떤 일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지 알게 된다. 그런 인식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 안에 있는 차별도 눈에 보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면서 고쳐나가면 어떨까? 안팎으로 말이다.
이 책은 아동용이다. 물론 아동용이라고 해서 성인이 읽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아무래도 어른들은 아동용이라면 그냥 넘어갈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어른용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성인을 위해 조금 더 자세한 정보도 집어넣고, 문제되는 현황들을 보완해서 어른이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