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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이로운 한국인
  •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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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31
  • : 3,010

경이로운 한국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저자는 프랑스인이다. 프랑스인인데 한국인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또한 한국인을 며느리로 맞았고, 재불한인회 사람들과도 친분이 깊은 프랑스인이다. (140쪽)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은 어떤 모습인지, 알아보자.

 

이 책에는 저자가 한국인의 모습을 다음 몇 가지로 분류해 놓았다.

 

1부 말 속에 감춰진 따뜻한 마음씨

2부 먹는 것에 누구보다 진심인 사람들

3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한국인다움

4부 오지랖을 유전자에 심은 민족

5부 삶의 전략으로 택한 실용주의

6부 치열하게, 때로는 느긋하게

7부 경이로운 사람들이 모여 이룬 나라

 

한국과 인연을 맺은지 몇 년이나 되었을까. 아직 우리나라 상황에 동화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니 다른 점이 많이 보일 수밖에. 그래서 그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고마운 일이다.

 

이런 것들, 경이롭게 여겨진다니 신기하다.

 

우리에게는 일상다반사처럼 느껴지는 일들이 외국인의 눈에는 경이롭게 여겨진다니.

이런 것들이다. 적어둔다.

 

백화점 주차장을 나설 때 제복을 입은 남자나 여자가 고객의 차에다 대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에 사뭇 놀랐다는 저자. (239쪽) 

그러고 보니 우리는 늘상 그러한 것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던 것이니 그럴만도 하다.

 

‘갔다 올게’에서 철학을!

 

저자는 우리가 흔히 하는 말, ‘갔다 올게’ 라는 말에 철학이 담겨있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그 말을 한 번도,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저자는 그 말에 숨은 뜻을 발견하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친구들과 모임을 하던 중에 잠시 화장실에 가는 경우, 쓰는 말이 ‘갔다 올게’다. (35-38쪽)

그말을 우리는 무심하게 사용했는데, 저자 눈에는 달리 보였던 모양이다.

 

'갈게'라는 말은 상대를 어떠한 조건에 처하게 한다. 돌연 텅 빔이 드러나고, 그 속에서 자신의 벌거벗음만 오롯이 남는다. (........) 이 말이 나타내는 단절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모든 떠남은 작은 죽음이다.

바로 그 순간, ‘올게’가 구원처럼 등장한다. 문득 솟아오르는 것은 텅 빔이 아니라 여백이고 괄호이며 숨결이다. 어울림이 즐거우면 ‘올게’라는 말은 기대되고 기다려지며 간절해진다. (36-37쪽)

 

이부분, 전체를 읽어보면 더 확실히 느껴진다. 우리는 전혀 몰랐던 우리 말에 이렇게나 깊은 의미가 담겨있었구나, 하는 감탄. 그야말로 경이로운 순간이다.

 

또 있다. 왜 슬리퍼를 끌고 다닐까, 거기에도 철학이?

 

더 나이 든 사람들도 길에서 똑같이 하고, 동네 슈퍼에 가는 할머니도 슬리퍼를 찍찍 대며 간다. 그런데 남들이 다 보는 데서도 이렇게 신발을 끌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기운이 없는 걸까? 아니면 발을 질질 끌고서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걸까? 그런 의미에서 조신함을 강요하는 유교 전통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다는 마음의 반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맞을 것 같다. (107쪽)

 

이런 글 신기하다.

 

한국인의 평균 키는?

저자가 파악한 한국인의 평균 키는 175cm 라 한다. (209쪽)

이 글을 읽기전에는 한국인의 평균이 그 정도인줄 몰랐다. 175cm 라니!

이제 우리 한국인들도 외국인과 비교해서 키 때문에 꿀릴 일은 없겠다.

 

변색된 반지를 새것처럼 반짝반짝 윤이 나게 만들어주고서도 십 원 한푼 받지 않았으니 말이다. (233쪽)

 

이럴 때 어떤 표현을 쓰더라,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말, ‘십 원 한푼’이라는 표현말이다.

 

‘일 원 한푼’. ‘십원 한 장’, ‘돈 한푼도’, ‘천원짜리 한 장도’.,

그간 그 말 쓰긴 했는데..   어떤 말을?

 

특히 <7부 경이로운 사람들이 모여 이룬 나라>에서 한강을!

 

이 부분은 특히 한국인은 읽어야 할 부분이다.

우리가 바라고 바라던 노벨상, 그중에서도 문학상을 한국인이 받았다는 것,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그런 수상에 대하여 외국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7부에서 글 2개 꼭지를 노벨문학상에, 그리고 나머지 글들을 한국인이 이룩한 문화 예술에 할애하고 있다.

이런 글도 그래서 기록해둘만하다.

 

한국에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하는 베스트셀러 시집이 수두룩하다는 말을 들으면 프랑스인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프랑스 현대 시의 경우,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시인들이 초쇄도 다 못파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268쪽)

 

이런 글이 바로 우리 자신을 제대로 보게 해준다. 우리나라에서 시집이 베스트 셀러가 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도 될 듯하다.

 

다시, 이 책은?

 

우리를 알려면?

우리나라를 알려면?

한국인이 어떤 존재인지 알려면?

 

답은 간단하다. 우리 스스로는 잘 모르니, 우리 자신을 잘 알려면, 남의 눈과 입을 빌려야 한다. 그래야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는 법이다.

 

여기 남의 눈과 입을 빌려, 우리나라 한국인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난다.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그 모습이 설령 부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알려주고 있다. 

이제야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제대로 보는 느낌, 기분 좋은 느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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