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은 시
달무리 2025/08/0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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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잠깐 눈이 마주쳤던 한 마리 새
-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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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 2025-06-20
: 38
아주 잠깐 눈이 마주쳤던 한 마리 새'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존재로서, 영혼의 자유로움과 초월성을 상징하고, 많은 문화에서 새는 죽은 자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매개체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집트 신화의 이시스나, 일본의 새는 신성한 존재와 연결되어 있는데, 새는 신과 인간, 혹은 자연과 초자연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도은 시집 『아주 잠깐 눈이 마주쳤던 한 마리 새』는 전작 '무쇠꽃'에서와 같은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깃든 생명력과 숨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집이다. 시간성을 잃어버린 디지털 과잉의 시대에 살면서, 과도기적 여정을 부여잡고 살아야 했던 어제를, 반추한 작품이 수필집 '무쇠꽃'이었다면 이 시집은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릴 작은 대상들—새의 날갯죽지, 물결, 우체통, 의자—에 자연의 생명과 의식 너머의 의미를 불어넣으며 삶의 본질을 오늘, 조용히 일깨우게 하는 현재의 시인을 보여준다.
시인은 사물과 자아 사이의 거리를 허물고, 내면화된 감성을 통해 대상의 본질에 다가가는 섬세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새의 날갯죽지가 펄럭거리는 모습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잃어버린 자유와 상실감, 그리고 허무와 연민이 교차하는 상징으로 확장되고 또, ‘물결’ 시에서는 보리밭의 초록빛 파도와 햇살이 어우러져 기억과 계절, 감정이 일렁이는 모습이 평범한 풍경 속에 숨어 있는 삶의 풍경을, 비약이나 과도한 상징을 걷어내고 전작에서 보여준 나직한 수평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드러낸다.
시집은 시적 장치인 비유와 절제된 환유의 미학적 결합을 통해 보편적 울림을 자아낸다. 대상의 속성에 대한 쉽게 이입하는 예민한 감각과 절제된 언어는,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도 깊은 정서를 끌어올리며 독자에게 '본다'는 것과 ‘느낀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운다. 특히 ‘우체통’과 ‘빛과 의자’ 시에서는 시간과 기억, 위로와 존재의 의미를 은근히 배경에 녹여내어, 감성적 공감과 사유의 폭을 넓혀준다. 조용히 녹음이 가득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싶어지게 하는 그리움 가득한 감성이 샘솟게 한다
그리고 시인은 현대인의 감성을 온기 있고 초월적으로 포착하는 동시에, 삶의 본질에 대한 따뜻한 통찰을 잃지 않는다. 그의 시는 AI 시대에 퇴색하기 쉬운 감성을 일깨우는, 초기 농경시대에 주술가의 어린 딸의 자연을 향한 노래와 같다는 인상을 느끼는 건 과한 비유일지라도 내게는 그런 이미지가 남는다.
신화와 설화에서 새는 영혼, 자유, 신성, 예언, 변화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문화와 서사의 맥락에 따라 다양한 역할과 상징성을 갖는다. 새는 인간이 초월적인 것, 자연, 신성한 것과의 연결 고리로서 중요한 상징적 역할을 하곤 했다. 일상 속 작은 것들이 지닌 생명력과 의미를 다시금 발견하게 하는 시적 상상이 건네는 오랜 필름 속 이미지는, 현대 독자에게 신성한 ‘감성적 휴식’과 초월적 ‘생각의 여운’을 선사하는 귀한 시 읽는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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