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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민님의 서재
  • 앙리 루소가 쏘아올린 공
  • 김지명
  • 16,200원 (10%900)
  • 2025-06-30
  • : 302

앙리 루소를 아시나요?

[해당 서평은 도서제공을 받아 제공 되었으나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나에게 앙리 루소라는 작가는 새카만 사람과 표범이나 사자, 열대우림이 어우러진 그림으로 인식되어있다. 이 책을 읽고 앙리 루소가 너무 좋아졌어. 약간 아방아방한 것이...(멋진 예술가에게 이런 말 하면 안 되나요?)

 

앙리 루소는 줄 곳 세관원으로 근무를 하다 그 당시에는 거의 노년에 가까웠던 나이에 전업 화가를 선택한다. 지금이나 그때나 미술로 돈을 벌기에는 쉽지 않았을 텐데 무모한 용기에 놀랐고 또 부럽기도 했다.

 

나는 미술 서적 중에서도 특히 그림에 대한 비화나 작가의 생애에 대한 글을 좋아하는데 역시나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이 가장 흥미 있었다.

 

 

몇 년째 지속하여 전시에 출품한 루소의 그림은 다른 의미에서 유명해졌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루소의 그림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루소의 그림을 조롱하고 웃으려고 일부러 찾아왔다. [중략] 고갱은 당시 유명 화가 피에르 퓌비스 드 샤반느로 분장하고 루소에게 헌사를 건넸다. [중략] 고갱은 또 가짜 대통령 초청장을 만들어 루소에게 건넸는데 루소는 자신이 대통령의 그림을 자주 그렸기 때문에 초청되었다고 굳게 믿었다.

p33

 

아니... 고갱...고갱님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처음에 껄껄거리면서 웃다가 뭔가 너무 루소가 불쌍해졌어. 책에서도 그려지지만, 루소는 범인은 아니었던 듯하다. 세관원이면 꽤 사회생활도 오래 했을 터인데 이렇게 순수할 수가 있나. 나에게는 절대 없는 부분이라 솔직히 닮고 싶었다. 약간 김종민 같아요. 모르겠어요. 그런 느낌. 천성이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었던 듯하다.

 

 

[전쟁의여신그림]

그림은 화가의 인격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그림, 규격에서 벗어나는 것은 현대인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으면 몽땅 미친짓이라고 밀어둔다. 루소는 사회의 어리석은 편견의 제물이 됐다.

p39

 

솔직히 이 그림 보고 이게 뭐지 싶었다. 나란 놈.. 예술적 감각을 알기에는 뇌용량이 부족한 듯... 그런데 묘하게 귀엽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한 그림이라 책을 다 읽고 몇 번이고 올라가서 본 그림.

 

평소 독설가이고 남의 작품에 대해 칭찬하는 일이 드물었던 피카소는 루소의 순박한 필치의 작품들을 격찬하고 루소를 위한 파티를 열어주었다. 파티에서 피카소의 칭송에 격양된 루소는 소리쳤다. “피카소와 나는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두 화가입니다. 피카소는 이집트 스타일로, 저는 모던스타일로 ”

p42

 

그... 약간 주나형같다 읽고 괄괄 웃었다. 그런데 찾아보고 마음 또 복잡해짐... 피카소가 어느 정도는 앙리 루소를 존중했지만 반 정도는 조롱이었을 거라고...아 왜 괴롭혀 진짜.

그렇지만 어쩌면 이런 순박하고 순수한 앙리 루소의 성격이 그림에 여실히 드러나기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을지도.

 

 

시인 아폴리네르는 가난한 루소를 돕기 위해서 자신과 자신의 연인이었던 화가 마리로랑생의 커플 초상화를 의뢰했다. 루소는 평소 주변의 조롱을 의식했던 탓인지 자를 들고 아폴리레르와 로랑생의 얼굴과 몸을 정밀하게 실측했고, 피부색에 맞춰 물감의 색조까지 세심히 대조하며 그림을 그렸다.[중략] 그러나 완성된 그림을 본 로랑생은 상당히 불쾌했다고 한다.

p50

 

너무 웃겨..안웃겨? 실측까지하고 자기 딴에는 엄청 열심히 그렸는데 로랑생이 자기는 이렇게 뚱뚱하지 않다면서 광광 화냈다는 것이... 뭔가 앙리 루소라는 사람 옆에 두고 구경하고 싶은 사람이네

 

 

 

프랭클은 이렇게 말했다 “ 절망은 고통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고통의 이유를 알지 못할 때 찾아온다.”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공허함이 아니라 그 공허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혼란과 무력감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우리의 삶이 마치 방향을 잃은 배처럼 느껴진다.

p 69

 

이 책에서는 중년의 새로운 기회, 그리고 그러한 기회를 주체적으로 낚아채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열심히 설득시키고 있는데 몇 년 더 살면 중년의 입장이 되는 나로서는 굉장히 공감했다. 이제 중년의 초입으로 가는 나와 나의 주변 사람들을 보면 조금씩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정체되길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둘의 차이를 단순하게 설명한다면 안광이 다르다고 할까. 정체되길 원하는 사람들의 눈빛은 예전과는 다르게 멍하거나 탁한 느낌을 준다. 순전히 내 느낌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총기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꾸준히 공부하고 사유하는 사람들 눈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정말이지 총기가 보인다. 나도 예쁘진 않더라도 총기 있는 중년과 총기 있는 노인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비투스는 경제적 자본과는 다른 지적인 면모, 문화적 감수성을 포함하는 정신적 자본이다. 경제학자 카를 마르크스는 경제적 자산의 유무로 자본가와 노동자를 구분했지만 부르디외는 자본을 정신적 영역까지 넓게 보았다.[중략] 취향은 동일 조건의 사람을 함께 묶는 사회적 조건이되고, 다시 계급을 후대에 전승 하는 강력한 기능을 한다.

P145

굉장히 공감하고 읽었던 부분, 최근 인간관계 속에서 강하게 느끼고 있는 영역이다. 교양있어보이는 사람보다 교양있는 사람이 되자.

 

 

 

루소에게 미술가로서의 도전은 단순히 성공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렇기에 도전을 두려워하고 그나마 안정적인 지금에 머물고 싶어한다. 비록 루소의 성격은 사람들에게 조롱당해도 모를 만큼 둔하고 순진했지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태도 만큼은 그 누구보다 도전적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루소의 그림을 그저 재미있고 익살스러웠던 작품으로 받아들였던 나에게 그의 작품 속에 숨겨진 상징성과 예술적 진지함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단순해 보이는 화면 뒤에 복잡한 메시지와 상상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루소의 예술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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