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영양 보충제 회사에서 근무하는 '내털리'는 9시 10분 전, 자신이 출근했을 때 비어있던 옆자리를 보며 의문을 가진다. 아홉 달 전에 입사한 회계사 '돈'은 그동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전 8시 45분에 출근했다. 그런 그녀가 지금까지 출근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 심지어 그녀는 어제 내털리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다'라는 말도 했다. 외근 후 잠시 돈의 집에 들른 내털리는 곧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른다. 돈은 어떤 흔적을 남긴 채 사라졌다. 그리고 내털리는 돈의 실종에 주요 용의자가 되었다.
[더 코워커]는 돈이 출근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은 채 그녀의 집에 찾아갔다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내털리 시점의 현재, 그리고 아홉 달 전부터 아마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돈이 친구와 주고받았던 메일의 내용이 교차로 전개된다.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묘한 어긋남이 느껴진다. 같은 사건이라도 내털리의 시점에서 회상하는 것과 돈이 쓴 메일의 내용이 좀 다르다. 단순히 '나'를 기준으로 말하는 정도, 그러니까 비교적 나에게 유리하게 묘사하는 정도를 넘어선 것 같은 어떤 '차이'가 느껴진다. 그런데 그게 참 묘한데.. 보통은 누군가의 시점의 서술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 사람에게 몰입해서, 그 사람의 편..이랄까, 혹은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마련인데 [더 코워커]는 정반대였다. 내털리의 시점을 읽다 보면 그녀의 수상한 행동들에 의문을 품게 되고, 돈의 메일을 읽다 보면 그녀의 생각과 행동에 묘한 위화감 같은 게 느껴진다. 여기에 경찰도 평범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행동도 뭔가 좀 희한해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덕분인지(?)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돈의 실종에 얽힌 진실과 더불어 책을 읽어나가는 강력한 유인이 된다.
책 띠지에 "프리다 맥파든의 책은 밤늦게 시작해서는 안 된다. 해가 뜨는 것을 보게 될 테니!"라는 추천사가 있는데, [네버 라이]에서 한 번 비슷한 경험을 했던 나는 크게 공감하며 [더 코워커]는 주말 아침부터 손에 들었다. 440페이지로 적지 않은 분량인데도 쉴 새 없이 페이지가 넘어가며 결국 저녁이 되기도 전에 완독할 수 있었다. 프리다 맥파든의 책은 확실히 다른 영미 스릴러와는 좀 다르다. 묘사가 비교적 적은 편이고 가독성이 좋고 전개가 빠르다. 무엇보다 사람의 심리, 그게 등장인물의 심리든,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심리든 간에 과하지 않은 선에서 능숙하게 쥐락펴락한다. 속아 넘어가면 속아 넘어간 대로, 속지 않으면 속지 않는 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네버 라이]에 이어서 또 한 번 들었다. 결말 부분이 다소 급전개에 그간의 등장인물의 생각이나 행동에 비해 평면적인 것 같다..라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적당한 시점에 적절하게 넣어둔 복선 덕분에 어느 정도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모든 것을 알고 읽는 것 같은데도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고, 다 읽고 나면 '난 아무것도 모른 채 읽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사실 답은 처음부터 나와있었다!라는 것을 알게 되며 놀라는 것까지. 여전히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이 작가의 책을 두 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딱 프리다 맥파든 스럽다(?)라고 느끼게 만들어 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