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hanaru님의 서재
  • 데루코와 루이
  • 이노우에 아레노
  • 16,200원 (10%900)
  • 2024-10-10
  • : 368

"함께라서 행복한 일흔의 두 청춘!"



45년간의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드라이버를 손에 든 채 집을 나선 '데루코'와 복권 당첨금으로 입주했던 실버타운을 뛰쳐나온 '루이'. 데루코의 드라이버로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는 듯한 별장의 현관 잠금장치를 박살 낸 후, 그곳을 거점(?)으로 삼아 두 사람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집은 춥고, 돈은 점점 줄어가지만 그들의 일흔 살 하루하루는 함께 있어서 빛나고 행복하다!




"잘 있어요. 나는 이제부터 살아갈게요."



감상에 적은 한 줄은 데루코가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며 남긴 쪽지 내용이다. 45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는 문장 치고는 너무 짧지만, 그 안에 정말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그간 데루코의 삶이 어땠는지, 왜 떠나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까지. 그리고 그렇게 떠난 데루코는 쉽지 않아도 정말로 멋지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데루코의 중학교 동창인 루이도 마찬가지이다. 루이는 데루코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고, 데루코는 자신이 해준 음식을 루이가 '맛있다'며 먹어주는 게 행복하다. 나에게 얼마 간의 시간이 남아있는지, 지금 있는 별장에 언제까지 머무를 수 있을지, 얼마 안 되는 돈과 적은 수입으로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은 많지만 지금 제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동안 살아온 70년이라는 세월이 쌓인 만큼 사정도 많고 사연도 많지만, 지나간 과거보다는 '미래의 나'를 꿈꾸는 그녀들의 당찬 발걸음은 뭉클함과 더불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안겨준다. 어차피 45년의 결혼생활과 70년의 삶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벌써 일흔이니까, 무엇인가를 바꾸고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으니까.. 라고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오늘과 내일의 데루코와 루이는 없었을 것이다. 몇 살이 되든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에이, 지금은 이미 늦었어...'라는 말을 오늘부터는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다. 일흔도 늦지 않았다는 걸 두 사람을 보면서 너무 깊이 느끼고 공감했으니까.




"나의 일흔이 데루코와 루이 같기를..."



[데루코와 루이] 속 두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보면 뭔가 의외..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45년을 가부장적인 남편 옆을 묵묵히 지켜오던, 그래서 루이가 보기에는 그저 마나님 같았던 데루코가 별장 문을 드라이버로 고장 내고, 위험천만한 자금 마련(?) 계획을 실행하는 등 의외로 무모하고 대담하다. 실버타운을 박차고 나올 만큼 대범해 보이는 루이지만, 막상 나와서는 현실적인 고민과 걱정이 많고 의외로 멘탈이 약하기도 하다. 과거와 지금, 서로 다른 면을 보이는 두 사람을 보면 어쩌면 그간은 그래야만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라면 그래야만 하는 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도 없다! 오로지 지금과 미래를 즐기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즐기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즐겁고 행복하고, 또 한편으로는 뭉클하고 괜히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단순히 두 사람의 모험 활극(?)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의외로 여러 복선들을 충실히 회수하며 생각지도 못한 결말을 안겨주는 미스터리적인 재미도 있었던 책 [데루코와 루이]. 읽기 전에는 '내 취향은 아닐 것 같지만 궁금하니까..'였는데, 읽고 나니 제법 내 취향인데다 여러모로 감명 깊은 책이었다. 무엇보다 '이렇게는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방향으로는 절대! 나아가지 않는 이 책의 흐름 자체가 너무 사랑스럽다. 누구보다 빛나는 일흔의 두 청춘을 응원하며, 나의 일흔이 데루코와 루이 같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언제고 시리즈로 두 사람의 여든, 아흔까지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일흔이라니. 연금 수령이 가능한 나이고, 실버타운에 입주할 정도의 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루이는 생각했다. 나이가 일흔이라도 실버타운을 때려치울 수 있고, 45년에 달하는 결혼 생활이라 해도 끝장낼 수 있는 법이다. 그 정도로 우린 살아가려는 열의로 가득하다.


"아직 한참 남았는걸. 못 할 게 뭐 있어."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