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늘은 뻬쩨르부르그에서는 보기 힘든 신선하고맑고 빛나는 아침이 찾아와 준 덕분에 원기를 회복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아침을 맞았어요. 그러고 보니 벌써 가을이네요! 시골에서 살 때 전 가을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아직어린아이였지만, 이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가을엔 아침보다 저녁나절이 더 좋았어요. 우리 집에서 아주 가까운곳, 산 밑에 호수가 있었던 것이 기억 나네요. 그 호수는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 그 호수는 정말 넓고 환하고 수정처럼 깨끗했어요! 저녁에 세상이 고요해지면 호수도 잔잔해집니다. 호숫가 나무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수면까지 잔잔한때는 정말 거울 같았습니다. 그 신선함과 상쾌함이란! 풀잎엔 이슬이 내려앉고 호숫가 오두막집엔 하나 둘 불이 켜집니다. 목동들은 가축을 몰고 집으로 돌아가고요. 그러면 저는미끄러지듯 살며시 집을 빠져나와 넋을 잃고 저만의 호수를바라보곤 했습니다. 어부들은 물가에서 섶나무 단에 불을 놓고, 불빛은 물길을 타고 멀리멀리 흘러갑니다.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그 가장자리에 붉은 노을이 선을 그리며 타오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흐려집니다. 달이 뜹니다. 대기는 그렇게 너무 조용해서 놀란 새가 이리저리 푸드덕거리며날아다니는 소리며, 갈대가 가벼운 바람에 사각거리는 소리며, 물고기가 물 속에서 뛰어오르는 소리까지 모두 들립니다. 파란 물 위로 하얗고 가느다랗고 투명한 수증기가 피어- P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