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상자

• 종이 동물원
• 켄 리우
• 2018-12-05

작가 켄 리우는 중국계 미국인이며 SF 작가이며 이 책은 켄 리우의 SF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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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을 펼치고 바로 직감이 왔다. 대작이다. 머릿말부터 남다르다. 그리고 읽어나가며 내 느낌이 맞았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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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공상과학소설"은 보통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를 그려 '이것은 그저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때가 많다. 스타워즈, 혹성탈출 등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는 너무도 다르지 않은가.
그런데 켄 리우의 이야기는 현실과 몹시 흡사하면서도 환상적인 요소가 들어간다. 넋놓고 읽다보면 SF라는 사실도 잊어버린다. 그러다 환상적 요소를 발견하면 뒤통수를 탁 치는 듯하다. 마치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는 꿈을 꾸면 그게 꿈인지 모르고 있다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달까.
한 두 가지 요소를 제외하면 현실과 똑같다. 그리고 그 한 두 가지의 장치들은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꼬집어 내기 위한 훌륭한 도구로써 사용된다. 이런 점에서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결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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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환상적 장치를 통해 꼬집어 내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묵직하다. 가족사랑, 정체성 충돌, 인공지능, 무분별한 개발, 이념의 대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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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파자점술사 이야기는 마음에 많이 남는다. 타이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데, 우리의 역사와 제주 4.3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많다... 어제는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쳤으나 오늘은 원수가 되어 싸우는 모습, 번성런과 와이성런의 갈등,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사이의 갈등을 부추겨 이득을 취하려는 외세 등 약소국의 역사는 판에 박힌 듯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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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포장지일 뿐이다. 모든 이야기에 수없이 많은 담론이 오갈 수 있는 알맹이가 들어있다. 치열한 생각 끝에 탄생한 작품이기에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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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접할 수 있어 너무나도 행복하다. 요즘 리뷰 이벤트 신청하는 책마다 정말 좋은 책들이 많아서 감사한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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