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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걸우네님의 서재
  • 처마 밑 도피자들
  • 리러하
  • 16,200원 (10%↓900)
  • 2026-09-23
  • : 3,51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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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는 순간 궁금했다. 처마 밑에 죽은 영혼을 숨긴다니... 도대체 이런 대담한 일을 벌이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계속 일어났다. 사실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능력 중 하나는 귀신을 보거나 귀신의 소시를 듣는 능력인 것 같다. 근데 여러 작품 속에서 마주한 이 능력자들은 하나같이 괴로움을 토로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은 썩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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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인 현수리는 미술(조각)을 전공한 가슴 따뜻한 여성이다. 그런 그녀에게는 타인과 다른 능력이 하나 있다. 귀신의 소리를 듣는 능력이다. 소리뿐 아니라 모습도 보는 그녀는 이 능력이 썩 탐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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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로 지내던 어느 날, 선배지만 크게 다툰 후 더 이상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선배 호재에게 연락이 온다. 지족 스페이스라는 인테리어 업체에서 팝업 관리 등의 PI 사무업무를 하는 직원을 구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호재가 그 일을 했었고, 자신의 후임자 자리에 수리를 추천한 것이었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일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자기 일을 수리에게 넘기는 상황이 뭔가 찝찝하긴 했지만, 그래도 수리는 그 일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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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큰 쇼핑몰 안에 7층과 8층을 사용하는 지족 스페이스에서 수리가 할 일은 다른 직원들이 요청하는 물품을 구매해 주고, 물건을 8층으로 옮겨주는 사무 보조업무였다. 그렇게 출근한 첫날, 8층은 웬만해서는 올라가지 말라는 팀장의 말이 왠지 찝찝했다. 엘베조차 8층은 운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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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상했다. 층간 소음이라고 하기엔 괴이한 소리들이 자꾸 수리의 귀에 들려왔다. 급기야 야근을 하는 날, 술병을 든 한 남자가 찾아와 안주를 찾는다. 처음엔 못 알아봤지만, 수리는 그가 귀신이라는 사실을 눈치챈다. 도대체 8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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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수리 주변을 얼쩡거리며 오토바이 헤드라이트를 켜고 있는 남자. 아는 척하고 싶지 않은데, 그 불빛 때문에 기분이 언짢은 수리는 결국 그 남자에게로 돌진한다. 알고 보니 이제 막 저승사자가 된 지 6개월 된 신참 신산이었다. 그가 수리 주변을 얼쩡 거렸던 이유는 잃어버린 영혼을 찾기 위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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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단짝이었던 유원의 사망 사건으로 저승사자에게 상당히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수리는 자신을 괴롭혔던 신산의 도움으로 겨우 급한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자꾸 산과 마주치고, 엮이게 되는 수리. 산으로부터 자신의 집을 제외한 곳(병원도 포함)에서 사망하는 경우 객사여서 이런 영혼들은 차사들이 데리고 가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바뀌는 사회의 속도에 맞춰야 하기에, 요즘은 병원으로 찾아가서 망자를 거둬들이기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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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모습과 소리를 알아듣는 수리는 산이 찾는 망자를 입사해서 얼마 안 되었을 때에 만났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그리고 3살에 사망한 아이가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말에 신경이 쓰인다. 문제는, 그 망자를 놓고 무당 원 선생과 민 팀장이 아이의 부모와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회사에서 벌이는 일을 깨닫게 된 수리. 과연 수리는 아이의 영혼을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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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을 보는 사람과 저승사자의 공조라? 사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죽은 사람도 이용하는 산 자의 욕심에 혀가 내둘러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다 저승사자와 사람 사이의 로맨스를 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뭔가 끝이 애매하게 끝나서 아쉽기도 하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던데, 자신이 지은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자신만 살자고 벌이는 행위에 기가 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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