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사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는 세계 4대 문명을 만나게 된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 문명. 그리고 이 문명들은 모두 강을 끼고 있다는 사실도 배우게 된다. 꽤 오래전에 배웠던 부분인데도 기억에 선명한 것은 어느 문화 건 강 주변에서 발원했다는 사실을 그 후로도 자주 마주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인류 문명을 다루는 이 책에 등장하는 7개의 강은 전부 이 문명들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책 속에서 실제로 4대 문명과 함께 외웠던 강 중 유일하게 등장하는 것은 나일강이다. 이집트 = 나일강이라는 공식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나일강은 문명사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익숙하게 등장한다.
나일강은 주기적으로 범람을 하는 걸로 유명한데, 책 안에도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기원전 3천 년 경 통일왕조를 이룬 이집트는 원래는 상이집트와 하이집트로 나누었다고 한다. 통일왕조를 이룬 인물은 나르메르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일강 삼각주는 하이집트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신으로 불리었는데, 그들의 능력 중 하나는 바로 자연을 다스리는 것이었다. 당연히 나일강의 범람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수확을 이루도록 보장하는 일이 파라오의 일이었던 것이다. 과연 역대 파라오들은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었을까?
이후 로마인들을 비롯한 새로운 지배층들은 나일강을 중심으로 고대 전통을 변화시킴과 동시에 계승하며 이 지역을 복속한다. 아무래도 이집트와 나일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수에즈 운하일 것이다. 이집트와 프랑스가 자금을 대고 프랑스가 설계한 이 운하는 1870년대 중반 부채로 인해 결국 영국 정부에게 넘어간다. 또한 1970년에 아스완 하이댐과 거대 저수지로 인해 나일강의 자연 범람은 끝이 난다. 당시 아스완 댐을 건설함에 따라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포함한 많은 유적들이 수몰될 위험에 처해졌다고 한다.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유적들을 구출(?) 해낸 덕분에 여전히 우리는 피라미드를 비롯한 다양한 유적들을 지켜낼 수 있었다.

템스강 또한 책에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을 흐르는 템스강은 책에 나오는 강들 중에서 가장 빈약한 길이와 유량을 가졌다. (책에서는 마치 고래 사이에 낀 피라미 같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영국의 역사뿐 아니라 로마와 그 이전까지 방대한 역사가 이 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사실 7개의 강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누구보다 자주 등장했던 나라가 영국이다. 물론 영국이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진 것은 많지 않고, 실제 영국이 세계사 속에서 끼친 영향력 역시 무시할 수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놀라운 것은 템스강의 어원이 로마(율리우스 카이사르) 시대의 불렸던 타메세스에서 유래된 것이란다.
사실 로마와 영국은 접점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많은 유적을 품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2013년 90만 년 전 발자국(아프리카를 제외하고 가장 오래된 기록)이 템스강 지역에서 발견되었단다. 템스강은 도시가 들어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강을 중심으로 많은 교역이 일어났던 유물들이 속속 발견되기도 했다.
영국이 제국주의의 패권국가로 세워지기 전에 이곳은 대규모 반란이 일어났던 곳이었고, 서기 60~71년에는 디케니족의 방화로 도시 전체가 잿더미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 흔적이 여전히 런던 지하에 남겨져 있다고 한다. 영국은 세계의 많은 나라를 식민지화했던 나라로 유명한데, 특히 노예무역이나 식민지 국으로부터 빼앗고 재배한 물류를 본국으로 운반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산업혁명으로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는 반면, 도시의 팽창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했고 결국 전염병과 빈곤, 질병들로 인해 하수와 식수가 뒤섞이며 질병이 빠르게 퍼져나가기도 했다. 장티푸스와 콜레라는 결국 템스강을 비롯한 강을 타고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기도 했다.

이 책은 세계의 7개 강의 문명이 시작되었던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다 담고 있다. 강을 통해 문화가 발전하고 교역이 증가했던 만큼 인간에 의해 강이 파헤쳐 지고 자연의 훼손 역시 드러난다. 유난히 강들에서 자주 발견되는 하마는 골치거리였지만 지금은 강 어디에서도 과거와 같은 하마 무리를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책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물줄기가 바뀌고 원래 살고 있던 종들이 멸종되거나 자취를 감추는 경우 역시 어디를 펼치나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국가의 번영이나 경제발전을 위해 수로와 관개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명목 아래,
고된 노동과 노예화, 강제 이주 그리고 수많은 죽음이라는 참혹한 인적 희생이 뒤따랐다.
얼마 전 네팔에서 일어난 대홍수 역시 인간의 개입과 욕심이 일으킨 인재라는 생각이 뉴스를 보면서 계속 들었다. 그리고 그 부분은 어느 강을 펼치건 마치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것처럼 이어진다. 과연 인간이 강을 지배한 것이 맞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고찰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