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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걸우네님의 서재
  • 그리스 인문 기행 3
  • 남기환
  • 16,650원 (10%920)
  • 2026-09-03
  • : 44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재미있게 읽는 시리즈 중 한 인물과 관련된 지역을 여행하며 그 인물의 삶을 곱씹는 내용이 담긴 책이 있다. 벌써 40권의 시리즈가 나왔는데, 기존의 위인전과 달리 실제 해당 인물이 머물고 거닐었던 곳을 저자가 직접 여행하며 느꼈던 바를 적어서 그런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와서 꾸준히 읽게 되었다.


 그리스 인문여행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차이점이라면 인물이 아닌 지역과 역사 그리고 철학 등의 인문적인 지식들이 그리스라는 지역을 여행하며 마주하고 느꼈던 바와 합쳐져서 기록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사실 3권인 걸 보니 이미 2권의 전작이 나와있었다.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으며 궁금해 2권의 책을 구입했다. 이번에도 역주행이겠지만, 한번 차근히 읽어보고 싶어서다.


  저자의 이번 여행기 속에는 델포이와 마라톤, 아테네가 등장한다. 나름 그리스로마신화도 여러 권 봤고, 그리스의 철학자나 역사에 관해서도 꽤 지식이 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부분들이 꽤 있었다. 철학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론만 나열되었다면 1,2권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저자의 여행기 속의 사진들이 함께 곁들여져서 정말 여행기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앞에서 소개한 책 보다는 인문학이나 철학적 요소가 더 진하게 가미되어 있기에 수준이 좀 있다는 것은 미리 이야기해둔다.




​ 그리스의 여러 지역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주된 포커스는 아테네다. 아테네를 떠올리면 연관지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민주정치와 신전, 소크라테스와 아크로폴리스가 그것인데, 역시나 이 모든 것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썩 좋은 의미가 아닌 아고라에 대한 내용도 책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원래의 의미가 국내에서 부정적으로 소비되어 아쉽기만 하다.





 기억에 남는 부분 중 하나는 소크라테스의 감옥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으로 보는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맞이한다. 책 안에는 소크라테스의 감옥 사진이 담겨있는데, 실제 소크라테스가 갇힌 감옥이라기 보다는 스토리를 덧입힌 공간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앞두고도 자신의 가난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수천년 전 그 시대에도 지금처럼 돈이 권력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했다. 역시 질문을 하고 또 곱씹으며 답을 찾았던 철학자 답게 그는 오히려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은 떳떳하게(더러운 돈을 받지 않고) 살았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이야기했단다. 죽음 앞에서도 참 대단한 철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 밖에도 마라톤의 이야기도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42.195km를 달리는 운동경기 이름은 바로 이 지역 마라톤평원에서 따왔다고 한다. 마라톤 전투에서 사망한 192명의 아테네병사들이 바로 이 평원에 묻혀있다. 공동묘지나 국립묘지가 아닌 자신이 사망한 그 곳에 묻혀서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단다. 생긴것은 우리나라 경주의 고분 같은 느낌인데, 그들이 남긴 흙무덤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그 짧은 거리는 한 사람의 생보다 더 긴 시간이었고 인간의 공포와 결단이 압축된 실존의 간극이었다.

그들은 단지 육체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고통마저 인식할 수 없는 감각계 너머의 한계점을 돌파한 것이다.

마라톤이란 자신의 몸이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끝없이 전진하는 것이다.


렇지만 그 짧은 거리는 한 사람의 생보다 더 긴 시간이었고 인간의 공포와 결단이 압축된 실존의 간극이었다.

그들은 단지 육체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고통마저 인식할 수 없는 감각계 너머의 한계점을 돌파한 것이다.

마라톤이란 자신의 몸이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끝없이 전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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