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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걸우네님의 서재
  • 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 18세기구름
  • 16,920원 (10%940)
  • 2026-08-19
  • : 1,41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는 네 아버지의 희망이다! 너는 네 어머니의 증거다!

너는 네 부모를 대신해서 살아 있는 것이다.

또한 그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살아 있는 것이다. 알겠느냐?

  같은 제목의 작품을 몇 년 전에 읽은 적이 있다. 필명도 비슷한 걸 보니(기구름 작가의 책이었다.) 동 저자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성요괴상점의 주인인 최한기가 전작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요괴 사냥꾼인 정수동이다. 물론 최한기 역시 조연으로 계속 등장한다.


 요괴하면 나는 늘 머털도사가 떠오른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지금처럼 TV가 24시간 나오지 않았기에, 만화는 늘 정규방송 시간을 놓치면 보기가 힘들었다. 덕분에 명절 때 방영하는 머털도사를 녹화해두었다가 무료할 때마다 틀어봤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배 아파" 요괴랑 "108요괴"다. 한성 요괴 상점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에는 참 다양한, 접해보지 못한 요괴들이 많이 등장한다. 


 저자의 상상 속 산물이라기에는 주석을 통해 조선왕조실록이나 과거 기록이 계속 등장한다. 저자의 창작이라기보다는 실제 역사 속에서 등장했던 요괴를 바탕으로 에피소드들을 창작한 것 같다. 덕분에 다양한 요괴들을 만날 수 있었다.




 24절기에 따른 4개의 절기가 등장하고, 그 안에 출몰한 주된 요괴 4구가 등장한다.  그중 이 책의 표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눈꽃마을 집단 살인사건은 3번째 입춘에 등장한 사건이다. 


 워낙 뛰어난 요괴 사냥꾼이라 창덕궁에까지 가게 되는 수동. 조선의 23대 왕 이공까지 만나게 될 정도니 뛰어난 능력자임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요괴는 가장 처음 등장한 사안노귀다. 청계천 일대에서 자살 사건이 연거푸 벌어진다. 영의정 영감의 가려움증을 고쳐준 대가로 받은 음식과 술을 잔뜩 싸 들고 청계천 다리로 향하는 수동. 음식을 펼쳐놓은 수동은 그곳에서 거지 소년 융과  삼용이를 만나게 된다. 거지 소년들로부터 청계천에서 요 근래 자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수동. 자살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분명 요괴의 장난일 터, 주변에 퍼져있는 소문에 의하면 눈이 마주치는 사람은 죽는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수동은 낌새를 느끼고 귀사인검을 꺼내든다. 두 아이에게 절대 눈을 뜨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수동은 그렇게 사안노귀를 꿰기 위한 경옥고를 가지고 다리 아래로 향하는데...





사실 책에 등장하는 요괴들은 하나같이 본인이 가진 특징들이 있다. 수동은 모든 요괴들을 다 소탕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에서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요괴들만 잡아들인다. 


 눈꽃마을 사건도 마찬가지다. 74명의 마을 주민들이 끔찍하게 살해당한다. 배가 갈리고 내장이 사라진 시신들이 특히 많았는데, 그중 간이 남아있는 시신은 하나도 없었다. 담비 사냥꾼은 마을 주민들이 살해된 상황을 마주했는데, 식인귀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동이 보기에 식인귀가 벌인 사건이라고 보기에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우선 식인귀는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임시 정보원인 한성요괴상점의 들명과 함께 주변을 살펴보던 수동은 400년 전인 조선 태조 때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마을에 오래된 요괴인 혀선비, 두껍귀, 쌍두여귀를 만나기 위해 산수갑산으로 향하는 들명. 하지만 산수갑산에서 만인혈석을 훔친 동료 요괴 사냥꾼들 덕분에 들명은 위기에 처하게 되고, 요괴들에게 죽임을 당할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각 사건들마다 깊은 울림을 주는 부분들이 있었다. 사안노귀와 눈이 마주치자 떠오른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이 생각을 죽음으로 향하게 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거지 소년 융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목숨을 끊으려고 할 때 수동은 깊은 울림이 있는 말을 건넨다. 요괴의 아들로 태어난 세자를 대할 때도 그랬다. 츤데레 같은 모습의 수동은 결국 요괴도 잡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돌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24절기 중에 4개의 절기만 등장한 걸 보니 후속작이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너무 재미있는 조선 팔도의 요괴 이야기. 요괴보다 악랄한 사람의 이야기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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