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흥미를 가지는 큰 아이에게 또 다른 신화를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신화 자체가 복잡한 이름과 다양한 사건 때문에 글 밥이 가득한 책으로 읽기에는 성인인 나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만화 형태의 책은 글 읽는 것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피하는 게 좋다는 말을 듣기도 해서 고민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 역시 북유럽신화를 몇 년 전 원전 번역본으로 읽었지만, 내용은 솔직히 기억에 나지 않는다. 그나마 제일 유명한 토르(사실 이 또한 브래드 피트가 도끼를 들고나오는 장면 때문에 기억하는 것일 뿐) 정도가 다였는데,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읽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름부터 어렵고 복잡한 북유럽 신화를 한 장의 도표 형태로 정리되어 있는 포스터는 전체를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제목인 토르와 묠니르에서 묠니르가 토르와 같은 북유럽신화의 등장인물(신) 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연 나는 북유럽신화를 읽은 게 맞을까? 싶었다. 참고로 묠니르는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가 만든 토르 전용 망치의 이름이다. 토르 하면 떠오르는 그 무기의 이름이 바로 묠니르다.

어느 신화나 사건을 만들어내는 사고뭉치(?)가 등장하는데, 그리스 로마신화의 제우스가 있다면 북유럽신화에서는 로키가 그 역할을 차지한다. 이번에도 개족보(?)같은 이상한 족보가 등장한다. 아스가르드의 왕이자 모든 신과 인간의 아버지인 최고신 오딘과 그의 아들인 토르, 그리고 오딘과 의형제를 맺은 로키가 1권을 이끄는 주인공들이다.
1권의 주도적인 사건은 로키가 몰래 토르의 아내이자 풍요와 곡물의 신인 시프의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밀어버리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이 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시프와 토르는 로키에게 시프의 마음을 돌릴 방법을 찾아오라고 한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드워프드를 끌어들이는 로키는 결국 지하세계 입구인 스바르트알파헤임에 도착하게 된다.
현란하게 남을 속이는 말을 잘하는 로키의 능력으로 로키는 이발디의 두 아들에게 신들을 위한 물건을 만들어 이름을 날리라고 이야기를 한다. 결국 이들 형제는 시프의 가발과 오딘을 위한 창 궁니르, 프레이를 위한 배 스키드블라드니르를 만든다. 그리고 궁니르와 스키드블라드니르에는 특별한 비법이 숨어있었다.
한편, 브로크가 만든 칼을 훔쳐 갔던 로키는(이 칼로 시프의 머리를 잘랐다.), 이번에는 브로크 형제를 도발(?) 한다. 브로크 형제가 이발디의 아들들을 이긴다면 자신의 목을 내놓겠다는 말에 브로크 형제는 신들을 위한 물건을 만들기 시작한다. 로키의 현란한 방해가 있긴 했지만, 프레이를 위한 황금돼지 굴린부르스티와 오딘을 위한 금팔찌 드라우프니르, 그리고 토르를 위한 망치 묠니르를 완성한다.

시작은 시프를 위한 금발 가발이었지만, 로키의 입담 덕분에 신들을 위한 선물까지 만들어서 의기양양하게 돌아오는 로키와 이발디의 아들들,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 과연 신들은 어떤 형제의 손을 들어줬을까?
사건과 함께 북유럽신화의 최고 신인 오딘에 의해 북유럽 신화의 기원이 설명된다. 척박한 북유럽의 환경(추운 날씨와 얼음으로 뒤덮여있는 환경)을 통해 자신의 상황에 걸맞은 신화를 창조해낸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자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북유럽인들의 모습이 신화 곳곳에서 드러나 있었는데, 그에 대한 해설이 별도의 장을 통해 담겨있기에 조금 더 깊이 있는 신화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목요일(Thursday)가 Thor's Day(토르의 날)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어원이 북유럽 신화의 신의 이름에서 나왔는데, 토르뿐 아니라 오딘의 날(Wodin's day) 역시 w가 묵음 처리되면서 현재의 수요일(Wednesday)가 되었다고 한다. 신화를 통해 단어의 어원과 뜻도 마주할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어지는 북유럽신화 다음 편에서 로키는 또 어떤 사고를 칠지, 그에 맞서는 다른 신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무척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