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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걸우네님의 서재
  • 모차르트의 고백
  •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 16,650원 (10%920)
  • 2025-10-27
  • : 45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음악으로는 익숙했던 모차르트가 쓴 편지는 처음이었다. 덕분에 무척 낯설고, 신선한 모차르트를 마주한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세기의 음악천재 모차르트에 대한 이미지는 아마데우스를 통해 만들어졌다. 덕분에 특이한 웃음소리와 방탕한 모습으로 모차르트의 모습을 기억하게 되었다. 하지만 모차르트가 직접 쓴 편지를 통해 마주한 모차르트의 모습은 그동안 알고 있던 이미지와 무척 달라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가 쓴 대부분의 편지는 아버지에게 보낸 것이었고, 그 안에 역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누나 난네를(마리아 안나 모차르트)에게 보낸 편지도 있었다. 책 안에는 총 4부로, 나뉘어 쓰인 시기와 내용에 따라 나누어서 마주할 수 있다.


 1부에 나오는 편지는 음악가로 살아가면서 여행을 떠난 모차르트가 누나와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들이다. 자신의 뛰어난 재능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신이 만든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궁정악장이나 귀족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음악선생, 음악감독 등의 일과같이 벌이도 괜찮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생각보다 그런 일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에야 모차르트 하면 대단한 능력을 가진 천재 음악가이기에, 누구나 그를 원할 거란 생각과는 달리 모차르트는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타고난 자신의 재능을 누구보다 확실히 아는 그는 자신의 능력에 맞는 일을 구하지 못한 현실 속에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돈 때문에 타협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편지를 통해 남겨두었으니 말이다.

저는 작곡가이며, 궁정 악장이 될 운명으로 태어났습니다. 

하느님께서 이토록 넘치게 주신 작곡의 재능을 

(이것은 교만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하게 느끼는 바입니다) 

헐값에 음악 교습이나 하면서 묻어버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사실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드 역시 음악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어린 나이의 모차르트 남매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교육을 시킬 수 있었다. 자신보다 자신의 아들인 모차르트가 더 뛰어난 음악가가 되길, 그래서 좀 더 부유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 편지에도 담겨있다. 특히 아래에 소개한 레오폴드의 편지에는 아내(모차르트의 어머니)로부터 아들 모차르트가 베버 양에게 빠져 불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후 보낸 편지다. (모차르트가 사랑에 빠진 베버는 소프라노 알로이지아 베버인데, 그녀는 훗날 모차르트의 아내가 된 콘스탄체 베버의 언니였다.  그녀와 실연을 한 후, 동생과 결혼을 하다니... 아이러니하다.)

세월이 흐른 뒤 잊히는 그저 그런 예술가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후세 사람들이 책에서 위인으로 읽게 될 위대한 악장이 될 것인가는 

오롯이 너의 분별력과 처신에 달려 있다. 

예쁜 얼굴에 홀려 언젠가 짚단 위에서 비참하게 죽으며 처자식을 굶주리게 할 것인지, 

아니면 경건한 기독교인으로 살다가 명예와 자립 속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고 가족들에게 안락한 삶을 남겨줄 것인지도 너에게 달려 있다.




 또 흥미로운 것이 모차르트의 어머니가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기러기 엄마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지금이야 자녀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적잖이 충격이었다. 결국 타지에서의 어려운 생활 덕분에 병이 난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실 모차르트 하면 떠올랐던 방탕한 이미지와는 달리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그가 적은 편지에는 깊은 신앙심을 지닌 모습들도 등장한다. 또한 어머니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을 가족들을 위해 친한 친구에게 먼저 편지를 보내 누나와 아버지의 마음을 준비시켜달라는 자상한 모습도 보인다. 


 음악가로써 뛰어난 연주가들을 만났을 때의 기쁨과 자신의 작품을 망쳐놓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의 분노를 보자면 역시 그가 천상 음악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악의 집중하고 싶지만, 형편에 대한 걱정들이 편지 곳곳에 등장한다. 음악 앞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음악가 모차르트. 그가 남긴 편지를 통해 음악가 모차르트에 대해 더 진한 인상을 받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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