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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걸우네님의 서재
  • 이웃집 너스에이드
  • 치넨 미키토
  • 15,120원 (10%840)
  • 2025-07-25
  • : 4,62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리겠다고 마음먹은 환자를 못 본 척한다면, 나는 내가 아니게 돼.

의사 면허보다 나 자신이 의사라는 자부심이 나한테는 더 소중해.

 의사 출신 작가 치넨 미키토의 책을 여러 권 만났다. 이번에  나온 신작의 제목은 이웃집 너스에이드(nurse's aide). 제목의 너스에이드는 간호조무사를 말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자격증이 없어도 간호조무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경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처우가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간호조무사들을 향한 간호사나 의사, 환자들의 반응 중에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 간호조무사가 된 지 오래지 않은 사쿠라바 미오는 환자들을 돌보는 자신의 직업이 만족스럽지만,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 처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간호사이기에 가래를 빼달라는 환자 보호자의 이야기를 간호사 사다모리에게 전한다. 당연히 바쁜데 그런 것도 못하냐는 말과 함께 간호조무사를 무시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쿠라바 미오가 근무하고 있는 세이료대학 통합 외과병원은 히가미 세포의 발견으로 암 치료의 신세계로 알려진 히가미 교수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의 의사들은 좀 특이한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연공서열이 아닌 수술 실력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 수련의가 브론즈고, 수련을 마치고 통합 외과에 입국하게 되면 실버가 된다. 그 이후부터 수술 실력이 쌓이면 골드로 불리며 진료를 보거나 자기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등급은 플래티넘이다. 이들은 오로지 수술만 하는 천재 의사들이다. 당연히 수술하기 전후의 환자를 만나거나 보호자에게 설명하는 일은 아래 등급인 실버들이 한다. 플래티넘 중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천재 외과의사 류자키 타이가. 그가 바로 미오가 맡고 있는 식도암 환자 기노시타 하나에가 수술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수술날 아침, 심해진 요통에 하나에는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순간 뭐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 미오는 오가키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간호조무사 주제에 자신에게 그런 요청을 한다고 기분 나빠하는 오가키의 막말을 듣게 된다. 그 상황에서 나타난 류자키. 결국 류자키에게 해당 사실을 이야기하며 꼭 수술 전에 확인을 해달라는 말을 하는 미오. 환자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이야기에 급하게 CT 촬영을 하게 되고 해리성 대동맥류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만약 미오의 말을 듣지 않고 수술을 했다면 대동맥 파열로 수술 중 사망했을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 일로 골드였던 오가키는 강등되지만, 다행히 미오는 징계를 받지 않는다. 미오의 행동을 보고 의심을 시작하는 류자키. 얼마 전 이사 온 미오가 옆집의 남자에게 인사를 했지만, 씹혔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래도 옆집 사람이니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선 미오는 옆집에 사는 남자가 류자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난번 일로 미오를 의심하기 시작한 류자키는 미오의 생각 없이 묶는 매듭을 보고 그녀가 의사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된다. 


 사실 미오는 실력 있는 외과의사였지만, 갑작스럽게 전신 다발성 악성 신생물 증후군(심네스)에 걸린 언니 유이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기자였던 유이의 수술을 맡게 된 미오는 다행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지만, 심네스에 걸린 기자를 계속 채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유이는 상심하여 옥상에서 자살을 택한다. 자신이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언니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PTSD 증상이 나타나는 미오는 그렇게 의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택한 직업이 바로 간호조무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미오의 집에 도둑이 들게 되고, 언니의 약혼자였던 형사 다치바나로 부터 언니가 살해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미오는 언니의 복수를 위해 언니를 그렇게 만든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병동에서 일어나는 수술과 언니 유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 가는 미오는 이 일에 폭력조직과 종교집단이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니가 죽기 전에 탔던 차에 남아있던 주소로 갔다가, 언니를 죽인 것으로 의심되는 남자를 수술하려고 들어가는 류자키를 만나게 된 후, 류자키와 함께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미오를 괴롭히는 병동의 간호조무사들로부터 결국 중요한 단서를 얻어내는 미호. 과연 언니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이웃집 너스에이드는 그동안 만나왔던 치넨 미키토의 작품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여러 개의 얽힌 실타래가 풀려나가면서 사건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범인. 그리고 처음 접하는 심네스라는 병.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검은 그림자. 이 모든 것을 결국 완수해 내고, 트라우마까지 떨쳐내는 미오의 모습은 참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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