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셨고, 그 공훈으로 건국포장을 받으시고 대전 현충원에 계신다. 내가 너무 어린 시절 돌아가신지라, 당연히 기억이 없지만 아버지를 통해 할아버지가 하신 독립운동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당시 아버지를 도와 할아버지의 활동 기록이나 그에 대한 문서작업을 했었기에 지금도 대전에 들르면 꼭 할아버지 묘소를 들른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할아버지와 함께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사실 나 역시 유명한 몇몇 독립운동가를 제외하고는 낯선 이름들이 많았다. 그나마 독립운동가에 대한 책을 몇 권 접하며 조금 익숙한 이름들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낯선 이름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안타까웠던 것은 책 안에 담겨있는 100인의 독립운동가 중 태반이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순국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목숨을 걸고, 많은 희생을 통해 이뤄낸 독립의 열매를 누려야 할 분들이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이 책에 나온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광복절이 되면, 독립운동가들과 그들의 후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늘 그 즈음에만 반짝 관심을 받고 지나간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책 안에 소개된 100명의 독립운동가 중에는 외국인도 적지 않았고, 일본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라는 인물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김순애 독립운동가의 집안에는 5명이 독립운동가로 활동을 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부부 혹은 형제, 부자간이나 자매 등 온 집안이 함께 독립을 위해 애쓰고 희생된 가정들도 많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 중에 아일랜드인인 조지 루이스 쇼라는 분이 계셨는데, 이분은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비밀 요원으로 활동을 했다. 당시 자신의 나라 역시 영국에 대항하여 독립전쟁을 치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랬기에 우리 민족의 독립에 공감을 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선박회사의 배를 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금조달 및 서류와 무기 등을 보관하는 역할도 했다고 한다.
이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희생을 알면서도 지키고자 한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들의 이런 희생에 과연 나는, 우리는 어떤 보답을 했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들의 희생의 열매만 취하고, 조금만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평만 쏟아내는 미성숙한 모습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