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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참 지대넓얕이라는 제목의 책이 등장했을 때 나 역시 그 열풍에 동참했었다. 당시만 해도 인문학 열풍이 불기 전 상식에 대한 수요가 큰 시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대체 "상식"의 기준은 어디까지고, 그 범위는 또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있던 독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했던 책이 바로 지대넓얕이었던 것 같다. 물론 막상 읽고 나니 생각 이상의 깊은 상식(제목과는 다르게)을 논하는 것 같아서 당황스럽기는 했다. 그렇게 지대넓얕 이후로 조금씩 인문학에 대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 바통은 매체에서 받았는데, 비슷한 줄임말(알쓸신잡, 알쓸범잡, 알쓸별잡)의 방송이 여러 시즌과 주제를 거치면서 한동안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상식에 목마르다는 생각을 가진 나와 같은 독자들을 겨냥한 또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문제는 1권이 아닌 2권이었다는 사실...!) 대놓고 잘난 척하고 싶을 때 써먹기 좋은 잡학 상식이란다. 사실 상식의 기준을 점점 넓히는 이유 중 상당수는 바로 "아는 척", "잘난 척" 하고 싶어서가 아닐까?(나는 그렇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주제의 5분 컷(실제로는 2~3분 컷)으로 매일의 상식과 척의 지수를 채워갈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올 컬러다. 사진도, 그림도, 제목도 컬러다.
5분 대백과 사전이라는 부제처럼 각 내용이 길어야 3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 글씨도 그리 작지 않고, 사진도 담겨있어서 실제로는 길어야 3분 컷이라 본다. 당연히 흥미로운 주제가 상당수 있다. 이 중 저자는 굳이 첫 페이지가 아닌 39페이지에 있는 11번의 내용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한다. 왜 인지는 직접 읽어보면서 알아보길 바란다.
주제는 미스터리부터 시작해서 세계의 사건들, 전쟁과 역사, 성과 연애, 술과 음식, 스포츠, 게임. 영화. 음악, 과학과 기술 등 총 10가지의 128개의 잡학 상식이 담겨있다. 제목부터 솔깃한 내용도 상당수다. 예를 들자면 타이태닉호 침몰 14년 전 해당 사건을 예언한 소설가 이야기, 갑옷을 입은 중세 기사들은 어떻게 똥을 쌌을까? 코카콜라로 할 수 있는 것과 알고 보니 사실이 아니었던 엄마의 6가지 잔소리, 티라노사우루스의 입에서 똥내가 났다? 등 다양한 주제 속에서 흥미를 돋우는 상식들이 등장한다. 슬쩍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라면 그냥 가십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엄연히 잡학 상식이다. 흥미에 한 스푼 상식을 얹었기에 읽고 나서 재미와 함께 나름의 상식의 영역이 넓어지기도 한다.
실제 써먹을 수 있는 내용들도 있다. 가령 클래식 공연 갈 때 알아두면 좋은 꿀팁 6가지나 세계 각국의 응급 번호 같은 경우는 실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참고로 유럽 쪽의 응급 번호는 대부분 112이고, 아시아 쪽 응급 번호는 119가 많다. 해외여행에서 써먹을 수 있으면 진짜 좋은 상식이고, 뭐 나갈 일 없으면 그래도 잡학 상식이 되는 것이니 뭐 손해 볼 건 없다.
소설의 경우 역주행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잡학 상식도 역주행을 하게 될 줄이야...! 1권이 더 재미있는지 아님 2권이 업그레이드 버전인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