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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의 사과님의 서재
  • 헌법수업
  • 신주영
  • 12,600원 (10%700)
  • 2018-12-07
  • : 476



"헌법의 역사는 자유인이 되기 위한 저항의 기록이다."


사실 나는 책을 들고서는 단숨에 읽었다. 이제껏 사실 헌법에 대해 그다지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아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운좋게 태어난 것이라는 사실을 한 권의 책을 통해 깨달았다.

우리가 아는 헌법은 입헌국가에서 국민 누구나 공기처럼 숨쉬고 살지만 피부에 크게 와닿지 않는 법 위의 법, 최상위 법이다.

신주영 작가는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 삶의 근간이 되는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 이야기를 제목처럼 말랑말랑하게 풀어내어 주었다. 자칫하면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주제를 유명한 마블의 토르 : 라그나로크를 비롯하여 신화, 소설, 세계사와 한국사를 광범위하게 다루면서 큰 흐름의 줄기 위에 올려 놓음으로써 흥미로운 헌법 이야기로 탈바꿈 시켜 놓은 듯 하다. 마치 쓴 약을 먹기 싫어하는 대중들에게 달달한 감미료를 뿌려 놓은 듯 '말랑말랑하고 정의로운 영혼을 위한 헌법수업'은 책 제목처럼 말랑말랑하다.

지난번 신주영 작가의 '법정의 고수'를 흥미진지하게 읽은 터라 이번에 나온 그녀의 신작 '헌법수업'의 말랑말랑함은 사실 나에겐 그다지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법정의 고수'가 액션활극이라면 '헌법수업'은 한 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은 느낌이다. 헌법이라는 좀 재미없을 수 있는 주제를 신화에서 역사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한 줄에 꿰어 놓은 작가의 창의로움이 신선하다.

말랑말랑한 헌법수업은 총 네 개의 시간으로 나뉘어 진다.

첫째 시간은 인류 역사에서 헌법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북유럽 신화인 토르와 전재용 선장의 베트남 보트피플로 시작하면서 저항의 역사적 산물인 자유의 의미를 애둘러 독자들이 생각하도록 한다. 우리 사회의 법(法)이 부여하는 이미지가 일반인에게 자유를 제한하는 딱딱한 사회규칙 쯤으로 인식되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헌법수업"에서는 말랑말랑하지만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두번째 수업시간은 헌법 전문과 총칙들의 의미를 친절하게도 마오리족의 영국과의 조약, 유대인의 디아스포라, 헤이그밀사, 나치전법재판 일화 등을 통해서 쉽게 알려준다. 특히 저자는 나치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과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에서 평범한 자유로운 개인이 거대한 악을 실현하는데 무조건 동조하지 않으려면 헌법에서 열거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번째 수업시간에서는 헌법에서 말하는 기본권에 대한 개념과 의미를 논한다. 나찌 시대 쉰들러리스트, 캐리벅 사건, 미투와 위드유, 미국 남북전쟁과 노예제도, 심청전과 톨스토이의 단편 중 하나인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 이르는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기본권의 의미는 재미있고 신선하며 창의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 시간에는 헌법기관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마무리하고 있다. 네번째 장을 통해 헌법은 헌법재판소의 정당한 위헌판결을 통해 계속해서 진화하고 발전하며, 그 길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에 닿아 있음을 알려 준다.

저자가 생각하는 헌법의 속성에는 인간 개인의 존엄성이 깔려 있고 이것은 바로 인간이 권리, 바로 인권에 기초가 된다고 보는 것 같다. 특히 저자는 오늘날 민주국가에서의 헌법의 가치와 의미는 국민 개인의 기본권의 보장과 자아실현의 자유를 보호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한다,

'헌법수업'을 읽는 동안, 나는 문득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시민 불복종'에 나오는 몇 구절들이 떠 올랐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민의 불복종' 중에서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 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세익스피어의 <존 왕> 5막2장

신주영 작가의 '헌법수업'에서 헌법의 가치와 방향과 맞닿아 있는 것은 바로 인간 존엄성과 자유에 대한 부분이다.

'헌법수업'은 책의 말미에서는 "헌법의 역사는 자유인이 되기 위한 저항의 기록이다" 그리고 " 헌법은 아버지들이 남긴 값진 유산"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만큼 저항할 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이었기에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을 수 있었고, 오늘날 헌법이라는 이름의 유산을 공기처럼 누리고 사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런 유산을 지켜내기 위해서 우리가 자동인형으로서 살아 가지 않을 것을 충고한다. 그리고 에리히 프롬의 민주주의와 개인의 행복추구에 대한 의견을 소개하며 독자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사회에 적응하면서도 동시에 개성을 잃지 않은 완전한 자유인이 되고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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