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보상회로를 수시로 자극하고 중독에 빠지는 시대, 그와 동시에 더 큰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 탓에 서로가 서로에게 더 강력한 중독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발명해내는 호모 아딕투스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p.10)
호모 아딕투스. 중독의 상태가 현대인의 본질을 이루는 파트가 된다는 것은 매우 씁쓸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 거대한 흐름과 현실은 부정하기가 어렵다. 유튜브와 SNS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시대. 특히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은 필수. 현대 마케팅에서는 SNS와 유튜브는 빠질 수 없다. SNS의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중독의 효과를 창출하는 것은 경제적 가치로 환원된다. 소비자로 하여금 누가 더 중독에 잘 빠지게 만드는가가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와 같은 경제적 현실을 그대로 제시하면서 심리적인 중독이 사람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함께 지적한다.
미국에서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협회 (AA)에서는 중독 치료의 첫 단추가 자신의 중독임을 인정하는가이다. 자신 스스로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치료가 필요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독 치료의 첫 출발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현대인들이 '호모 아딕투스'로서 대부분 스마트폰, 인터넷, 알고리즘 등의 '중독'에 빠져있음을 자각하게끔 여러 사례와 학문적 근거를 제시한다. 그리고 '중독'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알고리즘의 설계가 뇌의 보상회로를 다른 어떤 수단보다 "쉽게"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중독"이 있음을 합리적인 근거에서 동의하게 된다. 중독 인정의 출발이다.
중독 경제라고 명명하는 이 시대의 마케팅 환경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중독 경제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건강하게 생존하는 전략, 건강한 중독을 찾아내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제시한다. 중독 경제에서 나의 부와 심리적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경제학과 심리학을 함께 연구한 사람 답게 균형적이고 통합적으로 제시한다.
중독에 빠지게 될수록 관계에 대한 욕구는 더 적어진다고 한다. 게임중독에 빠진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굶어 죽는지도 모르고 방치하게 되는 예는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중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유튜브를 보느라 아이가 놀아달라는 요청을 너무 쉽게 거절하고 있지 않는지, 아이가 열심히 만든 작품을 부모가 사랑스럽게 봐주길 요청하는 그 눈빛에 카톡하느라 영혼 없이 대답하고 있지는 않는지....무수한 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럼에도 낭만적인 결정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중독 경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 그럼에도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중독 경제를 활용하는 나름의 지혜를 터득해야 할 것이다. 부모 세대도, 자녀 세대도.
호모 아딕투스라는 그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불러 일으켰고, 가독성 좋은 글은 내용을 끝까지 읽기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중독 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경제의 흐름과 심리에 대한 인싸이트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