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홍수빈님의 서재
설렘도 기대도 없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시간은 더욱 촉박해질 거고 머리는 온갖 쓸모없는 지식들로 채워지는 반면 가슴은 황폐해질 거란 예감만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예감은 현실이 되었고 무엇보다 책 읽을 시간을 빼앗긴게 가장 짜증이 났다. 시간을 뺏긴 사람에게 지루한 책은 사치가 돼버렸다. 내 눈은 조금이라도 더 재밌는 책을 찾으려 한다. 학교는 내 자유시간만 잡아 먹는게 아니라 독서 습관까지 망쳐놓았다.
˝풀꽃도 꽃이다˝를 읽으면서 화가 났다. 살인적인 교육 체제, 학생들간의 서열, 무한 경쟁시대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책과 함께 분노 한 것이다. 그와 별개로 ˝꽃다워야 할 소녀˝라든지 ˝여자가 입을 딱 벌리고 하품하는 것은 가장 무교양한 짓이라고 질색을 하셨다.˝와 같은 문장들, 외국인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비판하는 내용에 화가 나기도 했다. 평소에도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가고 소재도 괜찮은 책인데 일순간 불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 교육을 비판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만 구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꽤나 묘한 느낌이다. 바쁘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볼 만큼 가치있는 책이었냐고 묻는다면 차라리 다른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