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취미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 바람에 덩달아 일본어 학습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랑 둘이서 일본여행을 갔는데 일 년 정도 배운 동생의 일본어 실력 덕분에 목적지를 찾아 다니거나 쇼핑을 하기에 크게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일본어 배우기를 시작해 볼까 마음을 먹었습니다. 일단 아주 초보적인 일본어 책으로 혼자서 공부를 시작하다가 동영상 강의를 구해 듣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일본어는 우리말이랑 어순이 같아 만만하게 생각하고 달려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진도가 술술 나가서 이렇게만 가면 얼마 안가서 기초적인 일본어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기도 했는데, 어느 대목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하더니 실력이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고 점점 흥미도 잃어 갔습니다. 얼마 전 일본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다시 일본어를 시작해 보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처음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딱 느낌이 왔습니다. 잘 꾸민 외모와 세련된 커리어우먼 이미지로 연출된 저자의 사진과 '남자는 떠나도 일본어는 남는다'는 제목, 그리고 '스타를 가르치는 스타 강사가 말하는 일본, 일본어, 일본 사람 이야기'라는 부제로 미루어 보건 데, 분명 글로벌을 지향하는 요즘 세대답게 일본인 남자와 사귄 경험담같은 개인적인 경험담이 책 속에 많을 것 같았습니다. 꾸며 낸 이야기보다는 사람들의 진짜이야기가 더 흥미로운 법입니다.
지은이는 지금 국내에서 일본어를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일본어 선생임과 동시에 일본어 교육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의 대표입니다. 아직 삼십대 초반 여성으로서 성공이라면 성공일수 있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표현대로 일본어로 밥을 먹고, 일본으로 돈을 벌면서 사는 저자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르게 되었는지의 이야기가 책의 3분의 2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일본어를 쉽게 배우는 방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글 속에 나오는 일본어 약 70개 정도에 주를 달아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유익했습니다. 단어에 대한 짤막한 설명도 있지만 한국과 다른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설명 및 생생한 구어체 표현을 가르쳐 줍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친한 친구의 수다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맞장구까지 쳐주는 친구 앞에서 종횡무진 자기의 무용담을 늘어 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내면 즐거워진다'는 지은이의 지론이 인상이었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