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점심 식사 후 고전음악 감상실에 들렀다. 어두운 조명과 느린 선율은 나를 언제나 낮잠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때의 클래식은 나에게 ‘밀린 잠 보충제’였다. 결혼 후 여유가 생기며 LP를 모으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클래식 음반에도 손을 대게 되었다. 작곡가와 연주자를 조금씩 알아가며 들으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아는 만큼 들린다”로 바뀌었다.
그런 내게 우연히 허재의 『두근두근 클래식』이 찾아왔다. 클래식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저자는 『명반의 산책』 등 여러 저서를 통해 클래식을 삶의 언어로 풀어왔다. 서문에서 “새로 접할 음악을 빨리 듣고 싶어 일찍 일어난다”는 문장을 읽고, 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이 부러웠다.
이 책은 총 35편의 음악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첫 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에서는 작곡가의 인간적인 면모와 예술혼을 세밀하게 보여주며, 독자를 자연스럽게 음악 속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음반과 연주자 소개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전문성은 탁월하다. 클래식 용어를 풀어내는 필치 역시 쉽고 유려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두근두근 클래식』은 음악을 지식이 아니라 감성으로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서 LP를 한 장 꺼내 들으며, 음악과 다시 두근두근해졌다. 클래식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