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는 아무래도 사적인 에피소드가 없을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에세이를 읽으면 그 글을 쓴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라 다른 장르에 비해 거리감이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진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고, 누군가의 삶을 졸졸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게 에세이인 것 같다.
총 3부로 나뉘어져있는데 한 부만 소개해보자면,
제1부 <나의 작고 환한 방>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이 느껴져 여러번이고 눈가가 촉촉해졌다.
작가의 집과 그 주변 이웃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떤 점이 그렇게 건조한 내 감정을 동요 시켰는지 모르겠다.
그냥 읽는 내내 몇 번이고 울컥했고, 대도시에서도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지, 싶은 그런 생각.
관계와 배려에 대한 작가의 관찰과 고찰이 참 따뜻하고 깊은 배려심이 느껴졌다.
주변 사람들 그리고 이웃과의 소소한 나눔과 정에서 오는 몽글몽글한 감성이 좋았다.
심적으로 힘든 일, 답답한 일이 있었는데 왜 에세이가 "따뜻한 글" "다독여주는 글" "위로를 주는 글"이라고 이야기하는지 알 것 같았다. 사실 내가 겪은 힘들거나 답답한 일의 해결책을 제시해주진 않는다. 관련있는 글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글에서 위로를 받았다. 사람한테 받은 상처는 역시 사람한테서 받는 위로를 통해 치유되는 것 같다.
여지껏 행복이라는 게 무엇일까 종종 고민하곤 했다.
행복이 무엇일까. 나는 행복함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사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나의 행복'에 대한 해답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게 거창하고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단순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적어도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이라는 에세이를 읽는 동안 느꼈던 따뜻하고 편안한 그 감정도 행복하다는 범주 안에 속하는 감정이라고 한다면,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