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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님의 서재
  • 사랑 바다
  • 파스칼 키냐르
  • 18,000원 (10%1,000)
  • 2024-06-25
  • : 1,768
️🙋‍♀️ 추천 독자: 파괴적이고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17세기 예술가의 삶 이야기가 궁금한 분

💬 불친절한 책이다. 초반부에는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가 거의 나오지 않고 파편화된 장면만 묘사된다. 각각의 인물들이 어떤 사람인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될 쯤 그들은 하나둘씩 죽음을 맞이한다.

탄생과 죽음을 재현하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이긴 하나, 100페이지 가까이 뭐가 뭔지 모른 채로 책을 읽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특히 나는 등장인물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편인데다 프랑스식 남자/여자 이름을 구별하지 못해서 무척 힘들었다.) 책을 더 쉽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아래에 인물 가이드를 적어둔다. 물론 책의 의도를 그대로 따라가며 읽고 싶다면 사전 정보 없이 읽기를 추천한다.

세상을 등지는, 금욕적인, 권력과 불화하며 예술을 끝없이 이어나가는
- 조프루아 몸므 ♂: 판화가, 질투로 인해 얼굴에 질산 테러를 당함
- 랑베르 하튼 ♂: 필경사, 작곡가, 튈린의 연인, 류트 연주자, 불신론자
- 생트 콜롱브 ♂: 작곡가
- 지빌라 공녀 ♀: 야콥 프루베르거의 제자

육체성을 사랑하고 세상을 감각하기를 즐기는
- 튈린 ♀: 생트 콜롱브의 제자, 하튼의 연인, 비올라 연주자, 아버지가 선장
- 마리 에델 ♀: 몸므의 아내, 하녀일 때 폭행 사건으로 트라우마
- 야콥 프루베르거 ♂: 작곡가, 지휘자

개인적으로 ‘예술가의 삶’이라는 주제보다는 사랑에 대한 묘사들이 인상깊은 책이었다.

▪️ 사랑만큼 기이하고 아름다운 감정이 있을까? 숨을 거둘 때 단 하나뿐인 얼굴, 마음을 뒤흔드는 하나뿐인 얼굴, 불운한 영혼을 마지막 행복으로 채워 주는 하나뿐인 얼굴의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운명이 있을까?

▪️ 손은 영혼을 표현할 때면 마치 그걸 발명해 내려는 듯이 내달린다.

▪️ 사랑하는 두 연인은 정말이지 자기들 둘뿐이다. 그들의 눈길에서 세상은 저절로 사라진다. 그들이 상대 몸의 살갖을 본 순간에, 그들이 상대의 목이나 어깨에 얼굴을 얹고 파묻고 냄새를 느낀 순간에, 도시, 스승, 친구, 시대, 아버지, 어머니, 왕, 여왕, 시종, 영웅, 신이 모두 그들 주위에서 멀어지고 부스러지고 소멸한다. 그들은 할 수 있는 한 다른 모든 여자와 남자에게서 멀어진다. 그들의 이기심은 경이롭다. 그들이 만들어 낸 영역, 그들의 손들이, 그들의 바리케이드가, 그들 의 내밀함이, 그들의 굳건한 행복이 만들어 낸 영역. 그것들이야말로 그들이 이 세상에서 찾아낸 보물, 세상의 시샘 속에서 간직하는 보물이다. 그들 몸 한가운데에 그들이 보호하는 원천이 있다.

▪️ 그는 자신이 예견할 수는 없지만 모든 걸 발칵 뒤집어 놓고 시간을 사방으로 흩날려 버릴 무언가를, 그를 강박처럼 사로잡던 모든 욕망을 낱낱이 확인해 줄 어떤 사건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인생을 보냈다. 그 욕망들이 일상의 현실에서 어느 목적지에 도달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었다. 게임은 그런 공간을 제공한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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