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신 최진석 교수님이 쓴 정치비평서이다. 철학자가 나라의 정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고, 공감하는 부분도 굉장히 많았다.
최근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에서 20대에 집중한 기사들이 많았다. 이례적으로 남자에서 72.5%, 여자에서 약 40%가 국민의 힘의 오세훈 후보를 뽑았다고 한다. 젊은층이 전통적인 진보의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울 만도 하지만, 20대 남자인 나는 사실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주변에서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면 그정도 수치가 나온게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최진석 교수는 정치세력 중 아무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 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미래에 대한 비전, 어떤 생각을 갖고 나라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없어졌다. 재보궐토론에서 화제가 되었던 소재는 미래도 서울도 아니었다. 15년전에 생태탕을 먹었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소모적인 토론을 하였다. 서울시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에 관한 담론은 없어지고 흑색선전만 가득했다.
정치에서 미래가 없어지게 된 이유가 뭘까. 사고하는 힘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멈추고 진영에 편승하여 이분법적으로 적과 아군을 나누고 소리지르는게 숙고하여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머리가 덜 아프다. 나치당을 뽑아준 독일국민이 생각난다고도 최진석 교수가 썼는데, 나도 동감한다. 감성이 이성을 이기는 순간 파시즘이 도래한다는 것은 많은 사회학자들이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산업화에도 민주화에도 참여하지 않고, 어느 세력에도 부채의식이 없는 20대는 앞으로도 가장 강력한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20대의 결과를 보고 정치권에서 많은 느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