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누구나 한번씩은 이솝우화를 읽어보았을 것이다. 우화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사회를 풍자하는 역할을 하는 이야기로, 서양뿐아니라 동양에도 존재한다. 토끼전, 박지원의 호질, 개화기에 나온 금수회의록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우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번역하신 박문재 선생님이 번역한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참 감명깊게 읽어서 번역은 염려도 하지 않고 읽었다. 당연히 훌륭한 번역이었다.
읽으면서 느낀점은, 확실히 어린이들용 이야기는 아닌 것같다는 점이다. 머리가 커지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나서 읽어보니, 읽으면서 씁쓸한 점이 상당히 많았다. 악인의 천성은 쉽게 못바꾼다느니 천성을 바꾸려면 화를 입는다든지 하는 이야기 끝부분의 교훈은 확실히 어린이들을 위한 얘기들은 아닌것 같다. 읽으면서 오히려 한비자나 군주론을 읽는 것과 비슷하게, 이상적이지 않고 지극히 현실적인 교훈들을, 다소 비도덕적이라고도 보일만한 교훈들이 많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각각의 동물들은 특정 성격의 인간들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여우는 꾀많고 속이기 좋아하는 인간, 사자는 강자나 지도자, 낙타는 멍청하고 잘 속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동물을 보고 생각나는 느낌들이 이솝우화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두꺼운것과 반대로 하나의 이야기가 짧아 빠른 호흡으로 사나흘정도 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우선 재미가 있다. 그냥 웃음도 아니고 쓴 웃음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진짜 재밌다. 아마 최초의 블랙코미디 문학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웃고 싶은 분들이나 교훈을 얻고 싶은 분들이나 모두에게 추천드리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