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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님의 서재
  •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 다치바나 다카시
  • 33,300원 (10%1,650)
  • 2017-01-18
  • : 1,532

사실 누구누구의 서재, 누구 인생의 100권의 책, 명문가의 서재, 등등 이런 식의 책이 참 많다. 책을 좋아해서 이런 책을 여러번 건드려봤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 저자와 관심사와 흥미가 모두 다르고 정작 책을 간략하게 소개하다보니 이런 식의 책은 깊이 자체를 느낄 수 없는, 즉 그 책 자체는 별 내용이 없었기 때문

 그래서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를 구입하고 보는데 많이 망설였다. 솔직히 북플에 소개글들이 좋지만 않았더라면 구입후,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책은 제법 두껍다. 600페이지에 달하는데 다행히 그 중 4분의 1가량은 서재를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무척 흥미로웠는데, 그 덕에 책에서는 좀 냄새가 많이 났다. 앞의 서문을 보니 이 서재를 드러내기 위해 사진을 무려 만장이 넘게 찍었다고 한다. 사진이 담아낼수 있는 크기에 한계가 있다보니 부분부분을 찍은후 붙였다고 한다. 정말 정밀해서 서문처럼 진짜 알아챌수 없었다. 

 다카시의 서재는 상당히 방대해서 서재를 위한 건물이 따로 있다. 그게 책에 나오는 고양이 서재, 아예 서재를 위한 건물이 따로 있다. 이런건 정말 부럽다. 자신만의 서재라니. 근데 의외로 서재는 정리가 엉망이다. 책을 가지런히 놓여있지도 않고, 위에 켜켜이 쌓이기도 하고 어디는 가로 정렬 어디는 세로정렬. 게다가 십진분류표에 의해 엄중히 분리하지도 않았다. 저자가 자신의 책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걸 보니 전산화도 당연히 안되어 있는듯하다. 

 물론 그런 와중에 자신의 숨겨진 책을 간만히 찾기도 하고, 실수로 중복해서 산 책을 낭패로 여기지 않고 보관하고 선물로 주는 즐거움이 있다고 하니 이건 뭐 정리가 엉망인데서 오는 즐거움이다. 아마 방송인중 노홍철이나 서장훈이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할 서재인건 분명.

 서재는 엄청난데 막상보니 큰 감흥이 없다. 이건 순전히 책이 모두 아주 당연히 일본어이기 때문이다. 일본어를 모르니 책표지와 제목을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책은 이런 다카시의 서재를 층마다 돌아가며 대담형식으로 다카시가 자신의 책을 소개하고, 그 부분과 관련해 연구한 과정, 직접 공부하거나 취재한 과정을 들려준다. 

 공감과 이해가 많이 어려웠는데 이건 다카시의 방대한 관심 분야가 나의 좁은 것을 당연히 훨씬 넘어서고 일본인이다보니 당연히 일본적인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박정희나 김종필, 노무현, 함석헌이 어쩌고 하면 눈이 커지지만, 나카소네나 요시다는 관심이 부족하다. 

 때문에 이 책은 안타깝게도 모가 되지 못하고 도였다. 물론 책의 탓이라기 보다는 나의 탓에 가까우나. 저명한 한국인 애독가가 이와 같은 서재를 갖고 있고 비슷한 부류의 책을 썼다면 훨씬 재밌었을 거란 아쉬움이 많다. 

 이런 서재가 부럽기도 하지만 언젠가 tv 책을 말하다에서 한 패널이 자신은 서재가 작고 중앙에 항상 가장 최근에 인상적인 책을 100권만 보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100권은 자신의 독서와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뀐다. 그렇게 스스로를 계속 재구축해나간다고 했다. 방대한 서재를 보고 그말이 떠올랐으니 그것도 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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