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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 사회의 전쟁
  • 로이크 볼라슈
  • 18,000원 (10%1,000)
  • 2026-01-14
  • : 490

 동물도 인간처럼 전쟁 행위를 한다. 책은 전쟁 행위를 포식과 구분한다. 그래서 동물의 전쟁 행위는 개체들로 구성된 집단이 먹이를 먹기 위함이 아닌 다른 이유로 다른 집단이나 특정 개체들을 겨냥한 공격 행위로 정의한다. 동물이 싸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근본 이유는 자연의 희소성에 있다. 동물들은 대개 영역을 지키거나, 먹이 자원의 확보, 짝짓기, 사회적 서열의 상승을 위해 싸움을 벌인다. 즉, 생존과 짝짓기를 위한 먹이와 서열, 영역의 확보가 이유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전쟁이란 것도 이것을 다소 복잡하게 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동물의 전쟁은 같은 종에서 주로 일어나고, 다른 종을 상대로 해서도 일어난다. 전쟁의 기본 전제는 집단 생활이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 종이 집단 생활을 한다. 진화 상의 이점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무리를 이루면 포식자에게서 보호된다. 희석 효과와 혼란 효과 때문이다. 희석 효과는 집단의 크기가 커질 수록 개체 입장에선 포식 당할 확률이 줄어들고, 혼란 효과는 집단이 같이 이곳 저곳으로 이동하며 포식자에게 혼란을 주어 역시 포식 당할 확률을 줄여준다. 그리고 집단은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서 자신의 영역을 잘 방어할 수 있게 해주고, 천연 자원의 탐색 및 활용에 협력이 일어나 훨씬 용이하다.

 하지만 무리 짓기는 단점도 충분하다. 같이 모여 살다 보니 최상의 거주지, 먹이, 짝짓기 상대에 대한 내부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생충과 감염병에 감염될 우려가 충분하고, 나의 짝짓기 상대가 바람을 피울 우려가 커지며, 동족 포식 및 새끼 살해의 위협도 커진다. 동물이 그럼에도 무리를 짓는 것은 이 단점보다 장점이 생존 및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한 전쟁 행위는 서로 다른 사회성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 끼리 지휘 계통 없이 벌이는 공격 행위다. 하지만 이는 비효율적이고 대부분의 전쟁 행위는 지휘 계통 하에 매우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1974년 학자들은 평화로워 보였던 침팬지 전쟁 사례를 발견한다. 이 행위는 인간에 보기에도 매우 잔혹했기에 동물에 대한 세간의 관점을 완전히 뒤집었다. 개요는 다음과 같다. 1971년 카세렐라 무리에서 알파 수컷이었던 마이크의 지배가 끝나게 된다. 그러자 서열이 무너져 권력의 공백이 발생했고, 새로운 알파가 마땅치 않아 무리가 분열한다. 분열한 무리는 국립 공원의 남쪽에 자리하게 되는데 이들은 북쪽에 남은 원래 무리보다 수적으로 다소 적었다. 북과 남으로 쪼개진 무리는 서로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 경계를 두고 경고 및 위협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공격 행위가 시작 된다. 북의 무리는 남쪽의 구성원들이 혼자일 때를 노려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한다. 공격은 상대를 관찰한 상태에서 혼자일 때 다수가 공격하여 무력화 시키는 기습이었고 매우 계획적이고 잔혹했다. 공격 당한 상대는 대부분 죽거나 치명상을 입었다. 이렇게 남쪽 무리는 하나 씩 공격 당해 안 그래도 부족했던 수적 열세가 더욱 심해지게 되었다. 결국 남쪽 무리는 파괴되고 만다. 

 미어캣은 사회성 동물이라 무리의 번식을 책임지는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20여 마리가 집단을 이룬다. 협력이 필수적인데 미어캣은 높은 곳의 보초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래서 최고의 파수꾼은 개체중에서 가장 잘 먹는 편에 속한다. 위험에 대한 노출과 역할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다. 미어캣 무리도 전쟁을 한다. 이들은 전쟁 시 낯선 무리의 위치를 먼저 파악하고, 개체들이 순식간에 모여 수적 우위를 확보한 후 빠르게 적에게 향한다. 싸우려는 의도를 적에게 알리기 위해 전쟁 춤이라는 것을 추는데, 이 위협으로 대부분의 경우 침입자 무리는 후퇴한다. 하지만 충돌이 일어나면 잔혹한 전쟁이 20분 정도 이어진다. 전쟁은 총동원이라 성체 수컷과 암컷은 물론 새끼까지 참여한다. 전쟁을 벌이면 3% 정도가 사망한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새끼다.

 몽구스 집단도 매우 잔혹하게 전투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들은 전투 중 암수가 교미를 한다. 수컷들은 대개 상대 수컷과 치열하게 싸우는데 전투에 동원된 암컷들이 상대편 수컷들과 전투 중 갑작스레 교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수컷이 전쟁의 대가를 치루고 암컷들은 이 혼란한 기회에 바람을 펴서 다른 무리의 유전자를 얻는 것이다. 

 동물의 전쟁은 같은 종의 암수 간에도 이어진다. 암수는 번식을 두고 서로 이해 관계가 다른 경우가 많다. 대개 수컷이 성적 강제를 하는데 그 유형은 협박, 성적 괴롭힘, 새끼 살해다. 2014년 케임브리지의 디터루카스와 몽펠리에 대학의 엘리트 위사르는 새끼 살해가 자주 발생하는 종은 암컷의 수태가 몇몇 수컷 종에게서만 주로 일어나는 종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우두머리 수컷은 무리 전체를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기에 매우 바쁘다. 그래서 이들은 암컷의 발정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암컷이 양육하는 새끼를 살해하면 암컷이 대부분 발정하기에 그들은 그렇게 한다. 하지만 새끼의 살해는 암컷에게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암컷들은 그냥 당하기보다는 다른 수컷과 협력하여 방어한다. 그리고 일부 종의 암컷들은 혼란 작전을 쓴다. 평소 발정기에 여러 수컷과 교미를 하여 수컷으로 하여금 자기 새끼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새끼 살해를 방지한다. 암컷이 이렇게 혼란 작전을 쓰는 종에서 수컷의 대응은 고환이 비대화다. 수컷은 암컷이 성적으로 문란하면 고환을 비대하게 하여 정자경쟁에서 승리하려고 한다. 여우 원숭이 종이 대표적인데 이들의 고환은 만약 사람이라면 한쪽에 2kg에 달할 정도로 비대하다. 

 차코마개원숭이는 수십 마리가 무리를 짓는다. 수컷은 대체로 암컷짝을 지키나 다른 수컷과의 교미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그리고 다른 수컷들은 평소 교미를 위해 암컷을 마구 괴롭힌다. 그리고 놀랍게도 암컷은 자신을 괴롭혔던 수컷과 교미를 하는 경향이 높다. 무려 4배나 높다. 침팬지는 11년 간의 연구 결과 암컷들의 배란주기에 그들을 가장 괴롭혔던 수컷과 교미를 더 자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장류에게서는 성적 협박 행동이 매우 빈번한데 이는 이런 진화상의 이점에 있기 때문이다. 

 영장류만 이러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평화로운 동물로 여기는 돌고래는 매우 성적으로 잔혹하다. 돌고래는 암컷들이 혈연관계로 무리를 이루는데 이는 포식자와 수컷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돌고래 수컷은 혼자 다니거나 2-3마리가 연합하는데 연합하면 암컷을 훨씬 잘 찾을 수 있고 다른 수컷과의 경쟁에서 유리하다. 수컷 돌고래는 번식을 위해 암컷이 새끼를 가지고 있으면 살해한다. 그리고 암컷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며 성적 강제를 하는데, 실제 돌고래 교미의 763%가 성적 강제에서 비롯된다.

 청둥오리는 더 끔찍하다. 청둥오리는 수컷의 집단 강간에 기본이다. 청둥오리 암컷을 발견하면 수컷 집단은 바로 추격한다. 추격 끝에 암컷이 붙잡히며 물 위에 강제로 앉히고 순번대로 강제 교미를 한다. 이 과정에서 암컷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머리를 물에 처박는데 이 과정에서 암컷은 질식사 하는 경우도 잦다. 7-10%의 암컷이 이렇게 교미 중 질식사한다. 1983년 연구 결과 오릿 과에서 강제 교미 하는 종은 37종이었다. 강제 교미 하는 수컷의 음경은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길고 정교하게 발달한다. 삽입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암컷의 질도 이에 맞게 대응한다. 암컷의 질은 수컷의 음경 삽입을 저지하게 끔 나선형으로 발달하며, 정자를 함정에 빠뜨리게끔 맹낭강을 발달 시킨다. 이러한 생물학적 대응은 수컷이 강제 성관계를 하고 폭력적인 경우인 종에서만 나타난다.

 이런 강제교미는 짝짓기 생대의 부재, 낮은 서열로 인해 수컷이 암컷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 자주 발생한다. 잔점박이 물범 수컷은 짝짓기에 실패 시 새끼 잔점박이 물범에 강제 교미를 한다. 이는 매우 잔혹하여 강제 교미 중 새끼는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일부 수컷은 죽은지 7일이나 지난 새끼 사체에 교미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진사회성 조직은 벌과 개미. 진딧물 종에서 나타난다. 진 사회성은 번식을 일부 개체만 하고 나머지는 번식을 포기하고 계급을 구분하여 사회를 형성한다. 이들은 성체 여러 세대가 함께 살고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가 강력하다. 새끼를 협력해서 양육한다. 그리고 분업으로 인해 개체들이 초전문화해 발달한다. 수캐미, 여왕개미는 번식 전문, 무리 유지 관리, 먹이 조달을 하는 일꾼, 자신의 무리를 보호하고 다른 무리를 공격하는 병사로 크게 나뉜다. 

 병사는 원래 전문화되어 있다. 흰개미 군락에서 병정개미의 비율은 전체의 2-5%인데, 이는 놀랍게도 현대 인간 국가의 전문군대 비율과 크게 유사하다. 그리고 개미 집단은 군대를 징집하는 기능이 있다. 평상시는 상비군 비율을 유지하다가, 비상시에는 병정개미의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한번 병정개미가 되면 병정개미로 살아가야하고 전투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이러한 군대의 확대는 개미 집단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지중해 지역에 거주하는 페이돌레 팔리둘라라는 작은 개미 종이 있다. 연구자들은 20개 군락을 실험실에서 조성하고 먹이 공급 지역으로 가는 통로를 따라 가느다른 망을 놓아 서로 다른 군락들 끼리 접촉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다른 대조군에서는 플라스틱 막으로 아예 막아 서로간의 존재를 알 수 없게 하였다. 7주의 실험에서 실험군 군락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고 병정개미의 수를 빠르게 증대시켰다. 

 아프리카 물소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흔한 유대류다. 적게는 50, 많게는 무려 3천마리가 무리를 이룬다. 암컷이 서열이 낮은 수컷들과 서열이 높은 수컷들과 암컷들, 그리고 심지어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는 개체도 무리에 포함되며, 서열이 낮을 수록 무리의 바깥에 위치한다. 건기에 수컷들은 암컷을 이탈하고, 우기가 되면 짝짓기를 위해 합류한 후, 같이 지내며 새끼를 보호한다. 이들의 천적은 사자다. 하지만 아프리카 물소는 사자보다 훨씬 강력하기에 사자는 풀이 우거진 우기에는 풀에 은닉하며 작은 사냥감을 주로 노리고, 건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물소를 사냥한다. 아프리카 물소는 강력하기에 도망가기 보다는 사자를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놀라운 점은 아프리카 물소들인 평소 새끼 사자를 발견하며 죽인다는 것이다. 미리 죽여놓아 위험을 방지하는 행위로 보인다.

 동물 사회에서 공격은 대개 성적 이형성으로 인해 더 강한 수컷에게서 발생한다. 하지만 간혹 암컷이 먼저 수컷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평소 암컷과 새끼를 자주 위협하는 개체가 알파 수컷에게 도전하여 상처 입고 지친 경우가 있었는데 맨드릴 캐코 원숭이 암컷들은 이 기회를 틈타 여럿이서 이 수컷을 잔혹하게 공격하였다. 장래의 위협을 제거하는 행위로 보인다.

 동물도 인간처럼 사회적 배척 행위를 한다. 특정 개체를 왕따시키는 것인데 이 행위는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방식은 일종의 자연스러운 불신처럼 한 개체를 단순히 외면, 피하는 소극적 행우이고, 다른 방식은 한 개체를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배척하는 적극적 방식이다. 배척의 대상이 되는 개체는 주로 예외적인 표현 형을 가진 경우가 많다. 백색 종이 있는 개체는 배척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눈에 띄어 사냥이나 도망에서 집단에 해가 되기에 그런 행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지 돌고래 종의 경우, 백색이 사냥에 방해되지 않아서인지 백색 종을 배척하는 행위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배척의 이유는 그 개체가 무리에 포함되는 경우, 눈에 띄기에 그러하는 것이고, 표현 형에 문제가 있는 경우, 감염이나 기생충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동물 종은 상대 개체가 감염되거나 기생충이 있는 경우, 변화하는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고 배척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동물은 많은 충돌과 전쟁 행위를 하는 것으로 관찰되지만 무법 사회는 아니다. 많은 경우 이들은 충돌을 회피하려 한다. 왜냐하면 충돌은 성공하는 경우든 실패하는 경우든 부상이나 개체의 사망이라는 상당한 비용을 기본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많은 경우 사회성 개선 행동을 하며 이것이 관찰된다.

 인간은 이런 충돌을 상당히 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성체와 미성숙 개체간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종인데, 이는 인간이 스스로를 가축화한 증거로 보인다. 가축화한 동물은 대개 두뇌의 크기가 감소하고, 폭력성이 줄어든다. 인간 역시 3만년 전부터 두뇌의 부피가 15-2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공격성이 감소하면, 신체 치수가 줄고, 치아 크기와 얼굴 크기가 줄고, 두개골 용량도 자연스레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가축화는 인간이 본격적으로 무리를 이루면서 그 이점이 단일 개체로서 폭력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간이 무리를 이루면 과도한 폭력성을 보이는 개체는 무리에서 번식이나 먹이를 얻는데 배척되었을 것이다. 때문에 덜 폭력적인 경향을 보이는 인간 개체가 번식에서 유리한 점을 꾸준히 차지해, 집단 전체가 덜 폭력적인 방향으로 진화의 방향을 바꾼 것을 보인다.

 인간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충돌을 예방하는 도덕성이라는 도구까지 발명했다. 이런 강력한 윤리적 도구와 그것을 내면화까지 하면서 인간의 가축화는 협력적 무리를 향한 정점으로 이동한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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