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즈와일은 미래학자로 저서'특이점이 온다'로 유명하다. 무려 20년 정도 나온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의 여명도 잘 안보이는 상태에서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한 특이점 개념과 그 실현 시점을 비교적 상당히 정확하게 예상했다. 이는 놀라운 통찰력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금의 인공지능 발전상을 보면 2040년에 인간의 종합적 능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그는 후속작인 '마침내 특이점이 온다'에서 이런 논의를 지속한다. 향후 인간의 모든 역량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5년 내에 등장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정체성, 자존감에 혼란을 일으키고, 인간은 심리적 보상을 갈구하고 기계보다 나은 마지막 영역을 찾아 헤멜지도 모른다고 본다. 그는 의식의 기반은 정보로 파악하고 이를 6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물리법칙과 화학의 탄생으로 빅뱅 후 수십 만년이 지나서 양성자와 중성자가 모인 중심부 주위를 전자가 돌면서 원자가 탄생한 순간이다. 그리고 수십 억 년 뒤 원자가 결합하여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분자가 생겼다. 특히 탄소 원자는 무려 4개의 다른 원자와 결합해 다양한 분자를 생성할 수 있어 생명의 탄생에 기여한다. 2단계는 생명의 시대로 복잡한 분자가 생성되고, DNA를 가진 생물이 생겨 진화한다. 3단계는 DNA로 설명되는 동물들에게서 스스로 정보를 저장, 처리하는 뇌가 생겨난 것이다. 4단계는 동물이 엄지와 뇌를 이용하여 고차원적 인지능력으로 생각을 복잡한 행동으로 옮기는 시점이다. 5단계는 생물학적 인간 인지가 디지털 기술의 속도 및 힘과 융합하는 것이다. 6단계는 우리의 지능이 우주 전체로 퍼져나가 보통 물질을 컴퓨트로 웜으로 변화시키는 시점이다. 컴퓨트로늄은 궁극적인 계산 밀도로 조직한 물질이다. 현재 인류 문명은 4단계로 5단계로의 이행을 막 시작하려하는 시점이다.
뇌의 최초는 원시 신경망이다. 그것이 나타나고 세 부분으로 나뉜 중앙 집중식 뇌가 나타나는데 1억년이 걸렸다. 그리고 기본적인 신피질이 최초로 나타나기까지 거기서 3억 5천만-4억년이 소요되었다. 현생 인류로의 뇌진화에는 거기서 다시 2억년이 필요했다. 포유류의 신피질은 소뇌의 고정행동패턴에서 벗어나서 행동교정을 느린 진화의 속도로부터 탈출시켰다. 신피질은 잘 협응된 조직체로 새로운 사고능력을 가능하게 하여 불과 몇 일이나 몇 시간 만에 새로운 행동을 발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신피질을 가진 동물은 학습이 가능하게 되었다.
신피질은 인간 뇌 무게의 80%를 차지한다. 신피질은 약 100개의 신경세포의 반복 구조다. 이 모듈은 패턴을 배우고 인식, 기억한다. 스스로를 계층적으로 조직하는 법을 학습하여 더 높은 단계에 있는 것일수록 더 복잡한 개념을 구현한다. 이 반복적인 하위단위를 신피질 소기둥이라 한다. 신피질의 소기둥에는 신경세포가 100개 정도 분포하므로 전체 신피질 소기둥 수는 2억개에 달한다.
신피질은 3가지 특성이 있다. 주어진 개념에 대한 신경세포의 발화 패턴은 그것이 유래한 특정 영역 뿐만 아니라 구조 전체로 널리 전파가 가능하다. 그리고 주어진 발화 패턴은 다른 여러 개념의 비슷한 측면을 서로 관련 지을 수 있고, 연관이 있는 개념들은 연관된 발화 패턴으로 나타낼 수 있다. 신피질 전체에서 수백만 가지의 패턴이 동시에 발화할 수 있고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다.
신피질 내부의 매우 복잡한 연결은 풍부한 연상 기억을 가능하게 한다. 뇌의 한 기억은 많은 곳에 접속이 가능하다. 그래서 냄새, 맛, 소리 등의 감각 입력도 기억촉발을 가능하게 한다. 신피질의 발화 패턴이 지닌 유사성은 유추 사고를 촉진한다. 그래서 인간은 지위가 더 나은 사람을 윗 사람이라고 하고, 못한 사람을 아랫 사람이라고 유추적으로 지칭한다. 이처럼 별개의 분야에서 유사성을 찾는 신피질의 능력은 역사에서 중요한 지적 도야를 낳았다.
이처럼 신피질의 다층계사을 모형화한 연결주의적 접근법이 딥러닝이다. 현재 인공지능 모델은 특정 종류의 과제 내에서 유연성을 갖추는 것을 넘어서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고차 유연성으로 빠르게 발전 중이다. 인공지능은 맥락 기억과 상식,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 약점을 보이는데 가까운 시일내에 극복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인간의 지능은 단일 통합체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여러 개의 병렬적 섬유다발에 가까운데 이는 인공지능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20년 이내에 인간의 뇌는 시뮬레이션 될 가능성이 높다. 뇌-컴퓨터 연결은 인체에 무해한 나노 전극을 혈류를 통해 뇌에 넣어 이뤄질 것이다. 모든 뇌를 다 연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나 고등사고는 신피질에 의존하기에 여기만 연결한다면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이 연결이 성공하면 인간의 뇌는 클라우드 접속이 가능해진다. 뇌 안의 생각은 언어와 몸짓으로만 전달이 가능한데 뇌의 공통접속과 초지능으로의 연결은 이런 불완전한 전달을 완전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마음과 지능이 지금보다 수 백만배 성장할 것이다.
의식은 주변을 인식하고 자신의 내부 생각과 그것을 구별하는 외부세계를 모두 인식하는 듯이 행동하는 기능적 능력이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주관적 경험을 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인간은 물질적 객체가 이런 의식적 경험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가치부여를 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동물권에 대한 논쟁도 주로 의식 수준이 높아보이는 종에 대해서만 한정되는 것이 그 이유다. 사실 모든 동물은 움직이며 포식활동을 하거나 그것을 피하려는 노력을 하기에 의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더 정교한 행동을 지원할 만한 뇌에 따라 그 양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생명체는 진화하다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의식을 갖게 되는데 저자는 이런 의식에 대해서 차머스의 범원형신론을 채택한다. 이는 의식을 우주의 기본적 힘으로 취급하지만 단순한 물리적 힘의 효과로 환원되지 않는다고 본다. 우주는 언젠든지 의식이 발현할 수 있는 장이지만 그것이 활성화하려면 뇌가 정보처리를 복잡하게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이는 이원론과 일원론의 중간정도되는 입장이다.
그리고 인간처럼 의식이 있는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그가 온전한게 유지하는 정보와 기능이다. 물질은 아니다. 실제로 인간의 신체는 계속 교체되고 재구성된다. 그럼에도 그가 동일 의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주관적 의식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미래에 인간의 뇌가 컴퓨터와 결합하고 신체의 상당 수가 기계화 되어도 인간의 정체성엔 변함이 없고 여전히 의식이 존재한다고 본다. 미래에는 인간의 의식과 신체구조가 그대로 복제된 소위 레플리컨트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제기할 문제는 다음과 같다.
복제인간을 완전한 인권과 시민권을 가진 인간으로 간주해야 하는가, 복제 이전의 사람이 행한 계약이나 범죄에 대해 복제인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복제인간에게 자신이 대체한 사람이 한 일이나 사회적 기여에 대한 공로도 인정해야 하는가, 사별한 배우자가 복제인간으로 돌아오면 재혼해야 하는가, 복제인간은 차별당하거나 추방당할까, 어떤 조건에서 복제인간의 생성을 허가하거나 불허해야할까 등이다. 저자는 2040년대가 되면 나노봇이 살아있는 사람의 뇌로 들어가 그 사람의기억과 개성을 형성하는 모든 데이터를 복제해 두 번째 나를 생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인간의 수명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향상하다가 한계를 맞고 있다. 수명연장은 4단계다. 1단계는 감염병과 외상등의 해결. 2단계는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결합으로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적 돌연변이, 텔로미어의 마모, 암을 해결하는 것이다. 3단계는 세포수준의 유지 보수를 하는 나노봇이 인체에 침투하는 단계이며, 4단계는 인간의 마음의 디지털 복제가 가능해 사실상 영생에 접어드는 단계다. 현재 인간은 2단계가 시작되는 지점에 와 있다.
2단계가 현실화하고 3단계에 접어드는 시점에 되면 인간은 수명탈출 속도에 들어서게 된다. 수명탈출속도는 남아 있는 여명보다 자신의 기대수명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시점이다. 즉,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나이가 들어감에도 죽음에서 멀어지게 되는 수준인 것이다.
저자는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인공지능의 발전, 즉 특이점이 인간 사회에 가져올 수 많은 이점을 설명한다. 에너지의 해결, 수명의 해결, 직업의 굴레에서의 해결, 식량의 해결 등이다. 이 모든 문제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국제적 갈등 요소도 크다. 이것들이 모두 해결되는 낙관론이 펼쳐진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