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지구 역사에서 등장한 생물 중 자신들의 번식이란 측면에서 유래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드물어야만 하는 생태계 최고 포식자의 위치를 차지하면서 그 개체수가 무려 80억개에 이르렀고, 주변 환경을 높은 지능과 사회성을 바탕으로 한 문명의 구축으로 자신에게 맞게 완전히 개조하여 사실상 환경에 의한 절멸과 진화 압박에서도 거의 벗어났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성공 뒤에는 그림자도 같이 짙다. 너무 많이 먹어 인간은 상당수의 비만 인구를 갖게 되었고,이로 인한 건강문제와 높은 사망률로 막대한 돈을 쓰게 되었다. 반면 비만으로 고생하는 수를 상회하는 다른 인간들은 굶주림으로 여전히 고생한다. 환경 문제도 발생했다. 비록 지구의 모든 생물이 의존하고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태양에너지가 거의 무한히 공급되지만 물질이나 쉽게 쓸수 있는 에너지는 거의 바닥났다. 그리고 과거의 축적 에너지를 마구 잡이로 쓴 결과 상당한 오염과 기후위기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현재로썬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사회 내에서 인간들 간에 가진 것의 격차도 문제다. 극도의 효율화로 지구에서 착취해낸 부가 그나마도 인간 소수에게 집중되었고 나머진 매우 적은 것을 얻으며 효율화의 논리로 가진 자들에 의해 점점 발전하는 디지털 도구로 강하게 통제되고 있다. 훌륭해 보였던 정치체제인 대의 민주주의도 상당한 한계를 드러내며 실패하고 신뢰를 잃었으며 어느 덧 다음의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인간의 성공과 실패는 우리 종을 유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의 다른 생물종들과 함께 나아가고 생존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책 회복력 시대는 현재의 문제를 강하게 진단하고 이리 된 역사적 기원과 여러 생각과 변화들, 향후 변화해야할 우리의 생각과 체제, 과학,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한다.
1. 인간 사고 방식의 변화
인간은 원래 원시시대 물활론적 사고 방식이 강했으며 다른 생물체들보다는 확실히 환경 적응력이 뛰어났지만 여전히 묶여 있어 자연과 자신을 관계짓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문명의 발전과 사회가 커지고 인간이 자연을 활용하고 착취하는 능력이 강해지며 사고 방식이 점차 변화한다. 중세 봉건사회만 해도 인간은 지구가 신의 창조물이며 아담과 하와의 후손에게 신이 인간을 맡겼다는 인식을 교회가 견지했다. 신이 내림차순으로 물려준 창조물이므로 감히 자연을 소유한다는 개념보다는 점유한다는 생각 정도를 했었다.
529년 몬테카시노의 베네딕트는 베내딕트 회를 창시하고 가장 중요한 규칙으로 게으름이 영혼의 적이라 규정한다. 이는 기록상 시간의 흐름을 희소한 자원으로 인식한 최초의 시도였다. 인간사회에서 효율성을 측정하는 하나의 척도인 시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순간이었다.
르네상스 시기엔 선형 원근법이 발명된다. 이는 인류가 공간을 인식하는 방법을 바꾸었는데 공간의 수학화에 영감을 주어 현대적 지도 제작의 도구와 기법을 제공했다. 원근법으로 인해 시선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평가되고, 크기가 조정되고 , 포획, 수용, 사유화의 잠재적 대상이 되었다. 인간은 관찰 대상을 응시하고 수학이라는 측정 수단을 통해 연구 중인 현상을 객관화하고 파악하는 초인적 관찰자가 된다. 또한 원근법으로 인해 청각 보다는 시각 우위의 문화가 형성된다. 과거 유럽은 청각 문화가 발달해 대부분의 계약을 증인이 있는 앞에서 구두계약했다. 하지만 시각적 문서로 대체되었고 청각 문화가 공동체 개인간 거리를 좁히는 문화인 반면 시각 위주 문화는 거리를 멀리하고 개인적 공간을 탄생시킨다. 공동체보다 개인의 탄생이 우선시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인쇄술이 등장한다. 인쇄술의 발달로 인간은 시간과 공간을 모두 가두는 변혁을 하게 된다. 인쇄물로 인해 구전땐 없었던 특정 지식에 대한 개인 저작권의 개념이 생겨난다. 그리고 인쇄로 인해 널리 퍼진 책은 시간 자체를 포획하고 격리시켰다. 사실과 진실에 대한 구전 감각은 원근법에 이어 인쇄물로 인해 완전히 주변부로 밀려나게 된다. 인쇄는 다양한 토착어와 방언도 없앴는데 책을 팔려면 아무래도 하나의 공통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쇄혁명 후 농경, 목축, 도시 개발로 유럽은 삼림이 크게 감소한다.
영국은 대안을 석탄에서 찾았는데 문제는 이 석탄을 파기 위해 일정 깊이로 파고 내려가면 반드시 물이 차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물을 퍼내기 위해 증기기관을 발명한다. 그리고 1780년대 석탄 연소 중기기관이 산업에 적용되었고 증기기관차가 등장해 1830년대 시속 98km로 이동한다. 시간의 장벽이 사라지고 이동거리가 단축되었으며 교통과 물류에 엄청난 영향이 왔다. 배송속도, 시간, 계절의 영향과 장벽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에너지원과 이동 물류방식의 유럽과 미국을 1890년대까지 시공간적으로 강하게 압축했다. 그리고 경제 사회활동을 움직이기 위해 효율성 개념이 사회의 지배적인 주제로 자리매김한다. 이동이 빨라지면서 각 지역마다 제각가인 시간을 맞추기 위해 표준시가 도입되게 된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며 자연에 대한 소유권 개념이 생겨난다. 로크는 사유재산권을 빼앗을 수 없는 자연권이라 주장했다. 그는 지구의 공유지에 대한 지배를 신의 위대한 존재 사슬을 토대로 한 공유에서 각 개인이 지구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로 바꿔냈다.
20세기초 이 효율성을 극한으로 밀어 붙인게 테일러 주의다. 효율성의 핵심은 마찰, 즉 경제활동의 속도와 최적화를 늦추는 중복과 반복을 제거하는 것이다. 테일러는 이를 위해 경영진이 생산과정 모든 단계에서 모든 노동자의 거의 모든 움직임을 통제하는 분업 시스템을 고안한다. 놀랍고도 당연하게도 테일러주의는 효율성을 신봉하는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간다. 가정에도 도입이 되었고, 학교시스템에도 도입되어 고도로 표준화한 교육이 이뤄진다.
테일러 주의는 포드주의로 이어진다. 포드주의는 빈약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당시엔 혁명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노동자의 급여를 늘리는 방식을 실시했다. 다만 대량생산에 초점을 두다보니 유연성이 부족하고 실시간 수요 변화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개선한 것이 도요타의 린 생산 방식이다. 표준화한 제품라인의 대량생산에 의존하는 회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최대 역량으로 라인을 돌리게 된다. 시설비가 워낙 많이 들어갔기에 항상 최대로 가용하려고 노력하며 경영진은 생산 차질을 없애려고 추가 인력과 과잉 생산을 재고로 돌려 이를 해결하려 한다. 다만 제품 라인의 교체가 비싸 고객은 대량생산으로 인해 저가의 혜택을 보는 대신 신제품과 다양성을 포기해야 한다.
린 생산방식은 이런 문제점에 주목해 민첩성과 유연성을 도입했다. 시장의 현재 수요에 맡게 생산하면서 고객의 개별 선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제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유연성을 위해 린 생산 방식은 노동력을 협력하는 팀으로 구성한다. 상명하달식에서 상호대면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다양한 팀이 실시간으로 현장 문제를 해결해 가동 중지시간도 줄어든다. 그래서 린 생산 방식은 결함, 고장, 지연, 관료주의, 재고의 다섯가지를 제로화한다. 린 생산 방식은 효율성을 무척 높이지만 역시 문제가 있다. 여전히 권위가 형성되어 있으며 노동자에 요구하는 사항이 더욱 까다롭게 비민주적이다. 모든 직원은 정신 육체적으로 더욱 착취당한다. 그결과 기업은 더욱 효율성을 높이게 된다. 즉, 린 생산 방식은 테일러 주의의 강화에 불과하다.
현대 기업은 여기서 더 나아가 노동자에 게임 요소 마저 도입한다. 테일러 주의와 린 생산방식에서 노동자는 자신이 착취당하고 있음을 인지한다. 하지만 게임 요소는 이런 착취를 은폐하기에 노동자는 게임 방식으로 적극 참여하기 까지 한다.
3차산업혁명이 가져온 디지털 기술의 발전인 인간 효율화를 더욱 극대화한다. 인간이 개발한 GPS는 지구의 자원을 수용 사유화하고 소비하기 위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합리화도구다. 인간이 구축한 스마트 디지털 인프라는 시간 조정과 동기화로 모든 것을 연결하고 통제한다. 재계와 각국의 정부는 사이버 공간 전반에 걸쳐 과거의 자료를 모두 수집하여 분석하는데 많은 자산을 쓰고 있다. 이는 미래를 그 데이터를 분석한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미래를 예측, 설명, 규정,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런 예측에 의한 선점은 앞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욱 극대화할 것이 자명하지만 문제가 크다. 이는 타인의 미래를 확장된 잠금 상태로 유지하고 특정 인구가 자기 나름의 의제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아 궁극적으로 권한 강탈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주체성과 능력도 약화시킨다. GPS의 사용으로 인간은 이동방향과 공간을 인식하고 그려내는 능력이 상당히 약화되었다. 또한 몰입형 가상 신세계로 인해 문해력과 어휘력이 급감하였고 이로 인해 의사소통능력이 감퇴하였다. 그래서 정보처리 능력을 증가한 반면 비판적 사고에 중요한 숙고와 분석, 상상력을 줄었다. 때문에 개개인의 인지 주체성은 상실되고 있는 반면 충동성만 증가했다. 전반적 인지능력이 현저히 저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위기와 정치위기, 경제위기가 몰아치고 있다. 커다란 위기상황인 것이다.
2. 과학이 변해야 한다.
뉴턴에게 물질과 운동하는 우주는 질서 정연하고 계산할 수 있으며 자발성이나 예측 불가능성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즉, 질적인 세계가 아닌 계산하고 측정할 수 있는 양적 세계였다. 수학은 세상을 이해하고 착취하는 과학이 디었고 뉴턴은 계몽주의 시대를 수학화했다. 뉴턴의 운동에서 시간은 가역적이었다. 시간은 의미가 없어서 그가 만든 이 탈시간적 도식은 경제활동의 모델링 도구가 되어 경제학을 현실과 동떨어지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근대 과학적 방법론은 몇 가지 함의와 공통 방법론을 갖게 되었다. 우선 체계적 ㅣ실험과 귀납 연역적 추론, 가설 및 이론의 형성 실험이다. 다음은 지식이나 예측, 통제의 목표와 객관성, 재현성, 단순성, 과거의 성공등 모두에게 알려진 일련의 최우선적 가치와 정당성의 동반이다. 그리고 방법론으론 전체 집합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단일 현상을 분리하고 구성요소와 부분의 작용을 관찰하여 이론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이 과정에서 과학자가 편견이 없다고 가정하였다. 하지만 실제 세계는 전체에서 분리될 수 없으며 지구 자체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물질이 완벽한 폐쇄적 체계가 아니기에 부분을 완전히 분리 될수 없다. 또한 과학자 역시 편견을 갖고 과학 연구에 임하며 이 과정에서 지원을 받는 단체에 의해 이득을 취하고 그들을 위해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때문에 과학은 다음처럼 바뀌어야 한다.
우선 자연을 정보와 에너지의 교환을 통한 자신의 구조적 형상을 조직화할수 있는 개방적이고 역동적 시스템으로 봐야 한다. 자연은 새로운 상황과 패턴, 환경, 상태에 맞춰 스스로를 변모시키고 적응한다. 그래서 과학은 향후 부분의 특성에서 시스템 전반의 속성으로, 대상에서 관계로, 폐쇄적 시스템에서 개방적 시스템으로, 복잡성의 측정에서 포착 및 평가로, 관찰에서 개입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불가능한 예측을 버리고 기대와 적응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3. 기업도 변해야 한다.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키며 매번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인프라 패러다임의 변혁은 사회집단의 존립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세 가지 구성요소의 결합을 수반하는데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과 에너지와 동력의 새로운 원천, 새로운 물류 운송 방식이다. 그리고 우린 두 번의 인프라 변혁을 경험하고 세 번째 인프라 변혁을 실시하고 있다.
1.2번째 인프라 변혁은 1.2차 산업혁명이다. 이중 2차 산업혁명은 주로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것으로 중단없는 운영을 위해 돈과 시간, 인력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군사적 투입이 필요했다. 1.2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는 중앙 집중형 설계였는데 상의하달 피라미드 식으로 작동하고 지적, 물리적 재산권이 계층별로 사유화되는 경우에 최상의 효율성을 보였다. 이런 중앙집중 인프라는 투자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수직적 통합이 요구되었고 그에 따라 자원과 생산수단을 선점한 소수가 신흥 시장을 장악하고 각 산업의 전체 및 부분을 지배했다. 철도, 전신, 전화, 송전, 송유, 자동차 산업등이 이 시기의 것으로 그 개발과 배치, 운영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여 정부 및 일부 가문도 자체 운영이 불가능했기에 주식회사 및 금융자본, 초기 자본가 계급이 발달하게 된다.
1.2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는 기업이 주주들에게 계속 증가하는 이익을 줄 수 있또록 효율성을 최적화하였다. 또한 사실상 제로섬 게임으로 다수보다는 소수가 더 많이 보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은 다르다.
3차는 인프라가 중앙집중이 아닌 분산형으로 설계된다. 이것을 사유화를 피해 개방적으로 투명하게 유지될 때,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개방적으로 투명하게 유지할 때 가장 잘 작동한다.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더 많은 사회적 자본을 축적된다. 3차 산업의 인프라는 플랫폼에 대한 중앙집중형 명령과 제어를 어렵게 하는 버전으로 계속 자체 진화한다.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분석과 알고리즘의 관리를 수직적으로 통합된 거대 글로벌 기업에서 지구 곳곳에 분산된 첨단 기술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수평적 공간이동이 강제진행된다.
현재 자본주의의 버팀목은 시장 교환가치다. 고전 경제학자들은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력을 물건의 가치와 분리시켰는데 그래서 최적의 시장은 한계비용으로 판매하는 것이 된다. 시장엔 다운 타임이 존재한다. 이는 거래 시간 외에도 판매자가 재고, 임대료, 세금, 급여, 기타간접비를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판매자는 여기에 마케팅, 광고, 구매권유도 해야한다. 이 모든 것을 비용으로 시장 교환에서 더 많은 시간과 비용 추가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한계비용이 증가하는데 디지털시대는 이 한계비용을 거의 0으로 수렴시킨다.
상업활동은 시장의 시작-중지의 거래에서 네트워크의 지속적 흐름으로 바뀐다. 네트워크엔 다운 타임이 필요치 않다.경제는 소유권에서 접근권으로, 시장의 판매자와 구매자에서 네트워크의 공급자와 사용자로 전환된다. 한계 비용은 이 과정에서 디지털 상호연결로 더 낮아지며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서비스 공급과 트래픽의 종단없는 흐름으로 한계비용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지식공유에서 에너지 공유, 차량 공유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활동이 잠재적으로 서비스가 된다. 서비스 제공자는 일반적으로 자산을 소유하기에 과거와 다르게 수명이 긴 고품질의 물건을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시스템은 과거처럼 효율성이 아닌 회복력을 강화할 대리 기능성을 갖춘 공급망과 물류배치에 관심을 두게 된다.
결국 3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경제적 변화가 일어난다. 소유에서 접근으로, 판매구매자 시장에서 공급자 사용자 네트워크로, 제로섬에서 네트워크 효과로, 성장에서 번영으로, 금융자본에서 자연자본으로,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선형 프로세스에서 인공지능 프로세스로, 부정적 외부효과에서 순환성으로, 수직통합형경제에서 수평통합형경제로, 중앙집중형 가치사슬에서 분산형 가치사슬로, GDP에서 QLI로, 세계화에서 세방화로, 글로벌 대기업에서 유동적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으로 결합한 민첩한 첨단 중소기업으로, 지정학에서 생물권 정치로다.
4. 다양성, 적응성, 회복력의 시대로
2008 경제위기, 코로나 팬데믹, 미중갈등,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류는 효율성에만 집중한 사회의 대가를 치뤘다. 비용만을 생각한 글로벌 공급망으로 인해 여타 선진국에서는 웬만한 제품하나 생산할 능력을 이미 잃고 있었으며 여러 환경문제와 정치문제, 국제문제에 대해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효율성을 버리고 다양성과 적응성을 기반으로 하는 회복력 시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당면한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은 매우 회복력이 강한 종이다. 과학계에서는 초기엔 인간이 홍적세에 이미 완성되었고 거의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하지만 이후 인간은 긴 환경 변화를 거치고, 스스로 만든 문명과 공진화하며 상당 부분 또 다시 진화했고 뛰어난 적응성을 기반으로 한 회복력을 보인 존재다. 즉, 회복력은 인간 종의 주요 특성인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발전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 시대에는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인 자유의 개념이 변호하게 된다. 본래 자유는 서구에서 인클로져 운동으로 경작지에서 쫓겨난 수백만 농노에게 강제로 주어진게 시초다. 그들은 노동력을 도시의 일터와 공장에 제공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대가로 보상과 자유계약이 허용되며 자유로운 산업노동자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 그들에게 그 자유는 강제로 주어진, 기존 질서와 정체성을 흔드는 혼란스러운 타율적인 것이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하는 부담을 가졌기에 초기의 자유는 부정적 자유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이 자유는 배타적 권리와 자급 자족의 원리, 타인에게 예속되지 않은 섬 같은 개인을 양성하는 자유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자유는 자율성과 배타성이 아닌 접근성과 포용성을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 세대는 확산중인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접근성으로 자유를 판단하며 그들에게 포용성은 수평성의 확장이자 성별, 인종, 성적 지향, 심지어 살아 있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제휴가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자유는 모든 구성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자유이며 전 세계적 디지털 공유자산으로 축적하는 사회적 자본을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접근성과 포용성은 향후 새로운 정치의 기반은 동료시민정치의 근간이 된다.
앞으로 회복력 시대의 정치는 하향화하여 거주하는 생태지역과 최대한 밀접한 수준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시민 사회와 대의 정부 사이에서 중개자 구실을 하는 분산형 동료 시민 거버넌스다.
인간은 공감하는 동물이다. 인간의 공감 능력은 인간 인프라가 새로 개발되어 구축되고 전개될 때 마다 그 범위를 확장하여 왔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정령 숭배의식이 공감의 기반이었고, 수자원 농경 제국 시대에는 신학적 의식이, 그리고 산업시대에는 그것을 넘어선 국가, 이념 등의 이데올로기가 그 역할을 했다. 공감의 확장은 인프라의 확대로 인류의 시공간적 연결성이 확대되면서 같이 확장하였다. 그리고 회복력 시대의 공감은 생명애 의식이 된다.
생명애 의식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선 교육의 변화가 중요하다. 생명애 의식은 인간에겐 어느 정도 본능적인 것으로 유아와 미취학 시기에 강하게 나타나다 전통 교육에 편입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된다. 생명에 의식은 근복적으로 관계성에 대한 애착이다. 때문에 어릴 적부터 보호자와의 애착 관계, 그리고 사회 안전망 확보를 통해 불안을 제거하고 커다란 사회 역시 애착관계를 사회 구성원 개개인과 형성해야 한다. 아이들은 자연과 밀접한 숲속 학교를 다니는게 좋다 . 숲은 자연에의 애착을 형성하게 한다. 생명애 의식은 공감에 기반하긴 하나 감정적인 접근만은 좋지 않을 수 있다. 공감은 단순한 감정 느낌이라기 보다는 존재의 본질과 그것과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체계화한 인지 경험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공감 신경 회로는 자신을 초월하고 삶을 경험하며 그것을 활용해 연결을 생성하고 주변의 세상에 적응하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보낸다. 우린 이런 적응성이 있기에 회복력 시대를 열수 있으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