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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알다시피 영어란 언어이다. 언어란 문화이고 습관이자 생활양식이다.

이 같은 전제를 통해 일구어지는 결론이란 것은 결국 언어란 몸으로 부대끼며 터득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좀더 기탄없이 이야기해본다면 우리가 평소 접하고 사용하는 한글과 한국어라는 언어조차 최근 유행하는 공무원시험에서 손꼽히는 난코스로 지목되어지고 수험생들이 곤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들여다본다면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조차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는 데 우리가 쓰지 않는 남의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것이 과연 쉬울 수 있을까?

이런 두가지 전제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책에 대한 내 생각은 지극히 냉소적인 경향이 있다. 책한 권으로 영어를 터득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는 특히 말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말도 안된다고 언제나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하지만 영어책을 고르는 특히 수험서 - (수험서를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이미 영어에 한계를 느끼고 영어실력이 아닌 영어를 통한 시험점수 향상에 온 힘을 기울일 테니까) - 가 아닌 영어입문서에 대한 독자들의 자세는 영원히는 아니더라도 책을 고르는 그 10분 아니 10초의 시간 동안만이라도 영어로 인해 혼란스러운 자신을 정립시켜줄 구원자를 찾는 기분만큼은 진심일 것이다. 이 한권의 책으로 내 영어인생이 바뀌고 싶다라는 지극히 간절한 바램...
토익과 토플대란이 일어나고 취직과 사회의 진입장벽이 영어로 통용되는 요즘이라면 그 바램이 유난스럽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책이 과연 있을까?

물론 그런 책은 없다. 이 글을 읽으면서 이 책이 그런 책이길 기대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의 표지 뒷장에 나와 있듯이 이 책은 자전거 보조바퀴역할을 해줄 수 있는 책이라는 것만큼은 보증할 수 있다. 내 말에 실망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당신들은 과연 설명과 이해만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가?"

자전거를 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말과 설명서가 아닌 자전거를 배우는 이들이 자전거의 밸런스를 익히고 페달을 밟는 힘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메커니즘을 몸소 체득할 수 있게 하는 자전거 보조바퀴일 것이다.
이 책을 접해본 독자들 중 몇몇 이들은 책에 쓰여진 저자의 기발한 영어개념과 알기 쉬운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에이 그래도 영어가 이렇게 쉬울리 없잖아." 라며 이것은 영어에 대한 이상론적인 자세가 아닌가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반문하고 싶다.

어느 것이 이상론적인 자세인가? 자전거를 타야하는 데 말로 설명을 해 주고 자전거의 부품명세서를 보여주는 자세가 과연 현실적인 자세인가? 아니면 실제로 자전거를 타면서 넘어지지 않게 달아주는 보조바퀴가 이상론적인 자세인가?

한가지만은 확실히 하자. 이 책은 영어를 할 수 있게 하는 책이지 영어점수를 높여주는 책이 아니다. 그것도 단기간에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본말을 전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영어를 잘 하게 된다면 영어점수가 높을 수는 있겠지만 영어점수가 높다고 해서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말이다. 일례로 토익 950의 굴욕을 들어봤다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영어점수이지만 그 중심에는 회화와 독해를 비롯한 영어실력을 요구하는 것이고 더 깊이 그 본질에는 글로벌 시대에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본질인 영어를 통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기초와 반석을 제공하는 책이다. 그 기초와 반석으로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즉 보조바퀴로서 자전거를 타는 공포증을 없애 쉽게 다가가 탈 수 있게 하는 기능만큼은 탁월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외워야 하는 많은 영어 공식과 개념들이 이 책에서는 가지고 놀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장난감과 즐거움이 된다.

영어를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것,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라는 이영표의 명언을 통해서 알 수 있듯 이 책을 접하며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모티베이션으로 작용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이 책이 포켓북으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언어는 끊임없이 접해야 한다. 회화를 끊임없이 이어폰을 통해 들으며 귀에 익숙해 지도록 하는 것과 같이 이 책속에 녹아 있는 영어에 대한 발칙하지만 진지한 관점 또한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 체득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산 돈이 후회스럽지 않다. 적어도 영어입문자는 아니었지만 영어에 대한 색다른 관점과 그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 저자를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난 만족한다.

이 보조바퀴는 당신이 뒤뚱거리더라도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줄 좋은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언젠가 이 보조바퀴를 떼어내고 힘찬 페달질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당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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