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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akh1님의 서재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이문열
  • 8,100원 (10%450)
  • 1998-12-24
  • : 41,789
원래 고등학교에서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과 함께 많이 다뤄지는 소설인데 요즘은 이게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서 어린이 독자들이 배운다. 하여 작가는 어린이에게 맞는 문장구조를 손봐야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왜냐면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썼던 소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소설이 다르고 있는 메시지를 아이들이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는지.. 참 읽는 나도 이해가 잘 되진 않는다.

서울에서 전학온 한병태가 시골초등학교 교실 안에 형성되어 반장 엄석대에게 집중된 절대권력을 보면서 바위에 돌던지는 격으로 대항하다가 결국엔 가장 가장 보수적인 태도로 권력에 편향하는 모습들을 그려낸 소설이다.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부임하면서 무너지는 엄석대의 절대 권력 앞에 한병태의 태도와는 다르게 제일 먼저 등돌리는 최측근 아이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개인과 집단 간의 문제점을 초등학교 교실이라는 배경을 통해 담담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원래 젊어서 진보주의였던 사람들이 기성세대가 가면 단단한 보수로 성향이 변한다고들 하는데, 사실 나는 이에 대해 크게 공감을 하지는 않지만, 이 소설의 한병태를 보고는 정말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지만, 절대 권력에 혼자 대항할 때의 그 느낌.. 이런 것들이 나에겐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책 속의 말말!
1. 가엾으신 어른. 이제니까 나는 당신을 이해할 듯도 하다. 그 때, 당신은 중앙의 좋은 자리에 있다가 시골 군청의 총무과장으로 밀려나 굴욕과 무력감을 짓씹고 계실 때였다. 새로 부림한 장관이 순시할 때 달려나가 마중하지 않고 자기 일만 보고 있었다고 과잉충성하는 직속 국장에게 찍혀 그리된만큼 힘에 대한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크셨을 것이다.

2. 이미 합격 불합격은 내노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 석대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걸 안 이상 헛수고를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3. 너무도 허망하게 끝난 싸움이고 또한 그만큼 어이 없이 시닥된 굴종이었지만 그 굴정의 열매는 달았다.

4. 나희들은 당연한 너희 몫을 빼앗기고 분한 줄 몰랐고, 불의한 힘 앞에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 .그것도 한 학급의 우등생인 녀석들이 만약 너희들이 계속해 그런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앞으로 맛보게 될 아픔은 오늘 내게 맞은 것과는 견줄 수도 없을 만큼 클 것이다.

5. 백정도 칼을 버리면 부처가 될 수 있다.

6. 석대의 보이지 않는 손발이 되어 옳지 못한 그의 질서가 가차없이 우리 반을 위압하도록 만들어 준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내가 혼자서 그렇게 힘겹게 석대에게 저항하고 있을 때, 가장 나를 괴롭게 한 것도 그들이었고, 갑작스런 반전으로 석대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 되었을 떄, 가장 많이 부러워하거나 시기한 것도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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