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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fl59님의 서재
  • 네 발 달린 법랑 욕조가 들은 기이하고 슬픈 이야기
  • 미겔 본푸아
  • 15,300원 (10%850)
  • 2025-01-20
  • : 520
프랑스에서 포도농사를 지으며 살던 롱소니에는 포도나무뿌리진디에 키우던 포도나무들이 말라죽으면서 파산 위기에 몰려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배로 올라타게 된다. 배는 고국과 정 반대의 계절을 가진 땅 칠레에서 내리면서 그때부터 칠레에서 캘리포니아를 늘 생각하며 살아가게 된다. 스페인어를 하나도 몰랐지만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워가던 어느 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는 소식이 칠레까지 전해지고 욕조에서 신문을 읽고 있던 롱소니에는 독일이 프랑스에 (전쟁을)선전포고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프랑스를 위해 싸우러 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시점은 전쟁터에서 였다. 순진한 청년이었던 롱소니에는 군대 우물에서 서로 합의된 시간인 30분 안에 물을 확보하다가 독일군 헬무트 드리히만을 만나게 되었고 같은 스페인어를 쓰는 것을 짧은 대화를 통해 알게 되어 적군인 헬무트 드리히만 덕에 살아남을 수 있는 정보를 얻게 되지만 자신만 살아남기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껴 상관을 찾아가 그가 알려준 독일군의 기습 계획을 알리게 되고 이날 일로 그의 목숨대신 죽음을 맞이한 독일군에 대한 죄스러움이 롱소니에의  가슴에 평생의 한으로 남게 된다. 

거의 죽다 살아남아 요양하는 과정에서 아내 테레즈를 만나게 되는데, 테레즈는 남편의 내면에 아물지 않는 침묵의 상처가 남아있음을 알고 있지만 끝까지 보듬어주고 간호하여 주며 마르고라는 딸을 태어나게 한다. 

역사에 흐름에 따라 롱소니에는 기어코 살아남아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게 대단하게 느껴졌다. 

읽는 내내 제목의 독특한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 테레즈와의 만남과 그리고 마르고의 탄생에서가 아닐까 내심 짐작해 볼 뿐이었다. 

다만 죽은 헬무트 드리히만과 마르고의 기행들은 개인적으로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지만 소설의 진행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 보면 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기억이라는 유산이라는 조건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는 것이 독특하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한 가족의 4세대에 걸친 사건들을 연대기적으로 배치하고 역사적 흐름에 따라 다루고 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제목을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구성하고 열 편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과정들과 결국 돌아오는 내용이 독특한 구성이어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과 필연이 뒤엉키듯 만나는 역사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모습이 볼거리라고 소개하고 싶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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