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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fl59님의 서재
  • 좋아하길 잘했어
  • 김원우
  • 15,120원 (10%840)
  • 2024-07-10
  • : 835
[당기는 빛]

오래오래 살 거라던 윤수가 죽었다. 윤수의 부고에 의문과 혼란이 찾아와 조문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워하던 차에 전화벨이 울렸다. 화면에는 '안미래'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연신 주인공의 상태가 괜찮은지 묻는데 사실 괜찮지 않았다. 갑자기 일이 좀 생겼다면서 미래에 대해 뭐 기억나는 건 있냐고 끈질기게 물어대는 후배 직원이 귀찮기만 했다. 기억나는 것이 있으면 바로 연락 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어버렸고, 계속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안미래는 1년 전 연구 7팀으로 들어온 신입으로 소위 말하는 천재였다. 타임머신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을 달고 다니는 이상한 사람이었는데 진짜 헛소문이 아니었고 양자 얽힘을 이용한 두뇌 동기화식 타임머신 개발에 내가 스스로 참여하게 되는데 주인공은 이 사실을 뒤늦게 인식하게 된다.

텔레비전을 끄듯 전기신호에 불과한 죽음에 공포가 있는 주인공과 타임머신을 통해 양자 얽힘이라는 힘으로 시간을 초월하는 현상으로 미래를 특정 시점으로 스캔해서 현재로 가져온다는 방식은 참 독특했다. 그리고 소설 속 소설의 이야기도 굉장히 sf스러웠는데 미래의 잘못된 계산이 윤수의 죽음에 밀접한 연관을 갖게 되어 주인공을 수동적인 사람에서 적극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반전이 기발했던 부분이었다.

[내부 유령]

한때 장래희망이 의사였던 주인공은 초심리학이라는 초능력과 심령술의 존재를 증명하는 학문에 심취해 학위를 따고 강의까지 하다가 결국엔 게르마늄 컵과 육각수를 팔다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가게 된다. 교도소에서 나오던 날 수상한 노란색 차에서 수상한 남자에게 연구소 자리를 소개받게 되는데 국가 시설에 잠입해서 사람을 빼돌리라는 거였다. 그 사람이라는 대상은 열 살짜리 영이라는 아이였는데 투시와 초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연구소에 갇혀 지내는 아이였다.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행동에 회의를 느끼고 결국 탈출을 감행하기로 마음먹게 되는데 초능력과 타임머신 그리고 낭만과 또 다른 반전이 있는 이야기였다.

[좋아하길 잘했어]

1400억 년 뒤에 우주가 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개의 사랑에는 조건도 없고 무한한 사랑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구의 질량 에너지 보존법칙을 초월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주 종말을 막기 위한 구원투수로 수현이네 반려견 복실이가 개가 살아가기 최적의 환경을 갖춘 행성의 소수의 개를 이주시키기로 한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뽑히게 되었다고 했다. 그 프로젝트를 위해 늑대 인간 은랑이 왔고 같은 개과인 은랑과 복실이가 대화를 했고 복실이 동의를 했기 때문에 수현은 그러기로 했다고 통보 아닌 통보를 해왔다. 단 복실은 조건은 1년 뒤라고 했다. 

1400억 년 뒤면 굉장히 먼 미래다. 무시하고 복실이랑 살아가도 되지만 주인공들은 결국 복실이의 의견을 따라준다. 얼토당토않은 소리 같지만 복실이의 존재 그리고 수현과 주인공의 관계도 우주를 채우는 사랑의 법칙만큼이나 귀중하다. 닭과 거미 중간쯤 되는 이상한 존재도 만나고 은랑의 정체도 볼 수 있었던 신기하고 잔잔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세 명의 주인공 다 미래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이거나 적극적인 캐릭터는 아니었다고 본다. 하지만 일만의 사건을 겪으면서 한 걸음씩 내디뎌 가는 모습에서 희망적인 열린 결말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시시포스처럼 영원히 같은 벌을 받지 않으려면 노력하여 나아가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작은 틈에서도 부딪치고 맞서 싸우는 반항아가 되어도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스타일의 연작 소설을 읽은 느낌이 너무 좋아 작가님 팬이 되어버린 이번 소설집 느낌이 좋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작품집이었다. 

#도서지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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