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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거님의 서재
  • 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재레드 다이아몬드
  • 22,320원 (10%1,240)
  • 2019-06-10
  • : 6,278

이 책에 대한 전체적인 감상은 '심각한 분열과 위기로 빠져드는 조국을 향한 노학자의 피를 토하는 양심의 절규'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책의 구성이나 논지 전개는 이전의 저작들에 비해서 좀 엉성하고, 무리하게 전개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 저작들에 비해 자료수집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나 이건 위기라고 하는 추상적이고 거대한 주제에 대해 어떻게든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만든 부족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 서문에도 이런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80대의 노학자가 어떻게든 자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심각한 상황이란 점을 알리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느껴져서 애잔하기도 합니다.
이 책의 구성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먼저 국가적 위기라고 하는 개념에 대해 정의하고, 그런 위기를 맞이한 국가들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해 왔는가 논합니다. 위기극복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11가지로 정리했는데 그건 별로 와닿지가 않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현재 미국이 처하고 있는 위기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논합니다. 이 마지막 장이 이 책의 결론이자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보입니다.
저자가 현재의 미국의 상태를 위기라고 보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미국의 분열상이 원인입니다. 남북전쟁 이후로 최악의 분열상태라고 진단하고 있지요. 여기에는 개인적인 경험, 그러니까 저자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터무니 없는 극단적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을 여럿 봤거하는 하는 일들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사실 저자가 유명한 학자이니 여기저기서 비판을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게 학문적이거나 논리적인 비판이라면 저자는 매우 쿨하게 받아들입니다.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아주 신랄하게 자신을 까댄 - 비판이란 말도 약합니다. - 대런 애쓰모글루도 이 책 서문을 통해 훌륭하다고 칭찬할 정도죠. 여담으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아주 대단한 명작입니다. 일독을 권하구요.
그런 양반이 '이거 왜 이래' 할 정도로 비난 받는 건 뭔가 정상이 아니죠. 특히나 이 양반은 좌우 양쪽에서 다 비난하는데, 이 분 주장에서 일부 자신들의 마음에 안 드는 부분만 까는 모양입니다. 우파는 이 분이 계속 강조하는 환경, 자원문제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고, 좌파는 환경에 따라 인류문명이 결정되어 왔다는 환경결정론 같은게 마음에 안 드는 모양입니다. 비판이야 얼마든 할 수 있지만 진영논리에 따라서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는 사람들을 계속 보는 과학자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이 책에서는 일본에 대해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일본은 두 가지 측면에서 기술합니다. 하나는 메이지 시대 과감한 체제 전환을 통한 위기 돌파의 모범사례입니다. 다른 하나는 세계화로 하나가 된 지구 환경을 생각 않고 과거의 방식대로 해외 자원을 약탈적으로 쓸어 오고, 과거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주변국과 계속 마찰을 일으키는 말썽쟁이 일본이지요. 최근의 포경 재개나 한일분쟁이 있기 전에 쓰여진 부분이지만, 그런 방향성을 명확하게 예측하고 있는 글이라 저자의 혜안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그 밖에도 14년 전의 저작 '문명의 붕괴'에서 우려했던 문제가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것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바로 중국이죠. 중국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서구 수준의 소비생활을 하게 될 경우 세계의 천연자원을 얼마나 심각하게 소모할 것인가, 그로 인한 환경파괴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14년 전의 질문에 저자는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으며 해결될 기미도 안 보인다고 답합니다. 이건 중국 뿐 아니라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인구가 늘어나는 모든 국가들에 대한 걱정이기도 합니다. 
저도 이렇게 감상을 쓰고 나니 답답합니다. 저자가 '지구가 소모되고 세계문명이 붕괴될 위기로 가고 있는데 미국은 정신 못차리고 내부 싸움질만 하고 있으니 이를 어쩌냐'면서 울고 있는 거 같아요. 이런 식으로는 한마디도 안 쓰셨습니다만 제가 느낄 땐 그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도 저자는 미국인답게 항상 웃으면서 인류는 길을 찾아낼 거라고 믿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 졸문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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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 블로그(http://kimboss.egloos.com/3239534)에도 동일하게 게재되어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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