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을 기꺼이 보낼테야
물의왈츠 2023/09/0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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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 이꽃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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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 2023-08-18
: 46,159
성격이 강한 사람은 있어도 모난 사람은 없는 번영읍. 그 곳으로 엄마를 위해 유도를 시작했고, 아픈 엄마를 위해 생전 만난 적도 없는 아빠를 찾아 하지오가 전학을 왔다.
5년 전 화재사고로 부모님을 갑자기 잃은 후 세상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는 유찬에게 지오의 등장은 피하고 싶을 만큼 뜨거운 여름이 온전히 느껴질 만큼 강렬하다.
지오, 지오만 옆에 있으면 시끄러운 다른 사람의 생각이 들리지 않는다. 그걸 이용하고 싶었던 유찬이의 마음에 새로운 마음이 찾아 온다. 하지오의 마음이 궁금해진거다.
지오와 유찬 사이에 유도부 새별 선배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유도부의 유망주이지만 동생들을 돌봐야하는 가장. 선배의 괴롭힘을 견디며 긍정마인드를 잃지 않는 꼭 성공하길 온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는 사람이다. 매일 밤 유찬의 집 앞에 찾아와 '미안하다'를 되내이는 새별이의 사연을 알게 되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상대에 대한 관심은 엉킬대로 엉켜버린 관계를 풀어지게하는 마법으로 변한다. 자신을 구하고 끝내 살아남지 못한 부모님을 그렇게 만든 범인과 그 사건의 내막을 모두 알고 있지만 은폐하고 있는 남 경사(하지오 아빠)와 동네 사람들을 원망하며 살고 있던 유찬. 지오는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문 앞에 막아두고 있던 유찬의 빗장을 열게 만들어준 존재이다.
따뜻한 도시락을 싸 주는 새 엄마의 마음, 동네 사람들의 팔에 흉터로 남은 사랑의 마음, 어린 나이에 지오를 임신하고 마을을 떠난 엄마의 안부를 묻는 동네 사람들의 마음, 손주에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축축한 텃밭에 계속 물을 주는 유찬 할머니의 마음...이 마음들이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 선하게 만든다.
서로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마음이 가득한 곳이라면 아픔과 슬픔 모두 꽉 끌어안고 뜨거운 여름을 기꺼이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작가의 말대로 선함은 다른 사람까지 선하게 만든다고 믿고 싶다. 곧 번영읍에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릴 것 같다.
●밑줄 문장
이 아이가 멀어져서 다시 듣기 싫은 소리들이 쏟아지는 것이, 그렇게 다시 소음 속에 혼자가 되는 순간이 두렵다. "멀어지지 마." p64
어디선가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살랑 바람이 분다. 칠월 초 더위에 선풍기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선풍기 바람이 그 아이의 머리칼을 흔들고, 이마는 땀으로 반짝인다. 그리고 이 순간을 나는 가만히 느끼고 있다. p81
미움과 그리움이, 분노와 동정이 뒤섞인다. 더는 견디지 못한 마음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아 결국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온다. p97
눈빛으로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다독일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p131
"먹고 싶은 반찬 있으모 말해라. 해 줄게." 확실히 알겠다. 선함은 다른 사람까지 선하게 만들고야 만다는 것을. p164
놀라운 건 이런거다. 내 온 마음을 다하는 순간부터 세상은 변하기 시작한다는거. 그리고 나는 그걸 절대로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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