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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곰별님의 서재
  • 금강산 호랑이
  • 권정생
  • 14,400원 (10%800)
  • 2017-09-22
  • : 954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는 호랑이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토끼와 재판을 하는 호랑이, 토끼에게 속아서 꼬리가 얼거나, 뜨거운 돌떡을 먹거나 하는 호랑이, 피리소리에 춤추는 호랑이, 곶감을 무서워하는 호랑이, 나무꾼이 형님이라고 불렀더니 진짜인줄 알고 효도하는 호랑이, 소금장수와 기름장수를 한꺼번에 먹어서 고생한 호랑이, 반쪽이에게 잡힌 호랑이 등 다양한 호랑이들이 나온다.

 

  권정생 선생님의 호랑이는 어떤 호랑이일지 궁금했다. 첫 표지의 유복이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화살을 잡고 있다. 그리고 호랑이는 빨간 혀를 내밀며 유복이를 해치려는 모습이 보인다. 둘 사이는 멀어보이지만 거리가 무색할만큼 위태로워보이는 장면이었다. 그 위태로워보이는 장면에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이야기의 시작은 보통의 옛날이야기와 다를 바 없이

  "옛날 옛날 어느 산골에 유복이란 아이가 살고 있었어요"로 시작이 된다.

  유복이라는 이름을 처음 봤을 때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유복(복이 있다)이라니. 그래도 이 책은 어린이 책이고, 이름이 유복이니까 해피엔딩은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두번째장(4~5쪽)은 글방 친구들이 유복이를 놀리는 장면인데 친구들의 얼굴이 도깨비처럼 그려져있었다. 친구를 놀리는 아이의 마음이 도깨비같을 수도 있고, 놀림당하는 유복이 입장에서 볼때 친구들이 정말 도깨비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나중에 학교폭력 예방교육에 써먹으면 좋을 것 같은 장면이다.)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어어엉'으로 표현되어 있다. 보통 호랑이소리 하면 '어흥!' 만 생각할 수 있는데 상투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빗소리가 주룩주룩일 수도 있고 통통일 수도 있고 우탕탕일수도 있는 것처럼 호랑이의 울음소리도 '어어엉'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건 국어수업 시간에 써먹어야겠다.)

 

  이야기의 뒷부분은 유복이가 힘을 길러 호랑이를 찾아가서 무찌르는 내용인데 다른 전래동화들처럼 약간의 과장과 신비로움이 붙어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한다.

 

  아이쿠 호랑이가 나타났다. 휴 살았구나를 몇 번 반복하면서 조마조마한 순간을 몇 번 거치고나면 유복이가 호랑이를 무찌르며 이야기는 끝난다. 그리고 이름처럼 유복해서 예쁜 색시를 얻으며 행복하게 살았어요로 끝난다. 호랑이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어요라는 말로 해피엔딩을 더욱 확고하게 못박아주는 좋은 결말.

 

  언제나 나는 해피엔딩이 좋다.  그래서 좋은 책. 그리고 그림과 이야기가 정말 잘 어우러진 멋진 그림책. 그래서 더 좋은 책. 오랜만에 좋은 그림책을 읽어서 좋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해당책을 지원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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