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아홉 이야기
작은곰별 2010/12/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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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의 남자 친구 (문고판)
- 김일옥
- 6,120원 (10%↓
340) - 2010-11-30
: 214
'할머니의 남자 친구'라는 제목 부터 '어머, 낯 뜨거!' 싶다. 출산율은 저조하고, 평균수명은 늘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연애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어머나!'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나이가 들고 나도 한사람의 며느리가 되고보니 책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황혼결혼 이해한다는 영민엄마, 자신에게 아빠가 한 분 이었듯 영민이에게도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한 분이길 바라는 영민아빠, 오토바이타고 멋있게 달리는 할아버지가 마냥 좋은 영민, 할아버지가 좋지만 자식들 보기 남부끄러운 할머니, 할머니가 좋다고 노래자랑나가서 고백하는 씩씩한 할아버지.
나는 어렸을 때 나이들면 그냥 살던 대로 살 뿐, 사랑이라는 감정도 없을 줄 알았다. 나이들어 사랑이니 해봤자 주책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내가 나이들어 보니 그런 것이 아니었다.
현실을 생각해 볼 때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은 이제 좀 더 당당해져도 될 만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사랑을 해요?' 하고 반문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 많아지길 바란다.
'도토리를 찾아라'는 자전거를 잃어버렸다가 친구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찾는 이야기이다. 자전거 잃고 속마음 앓는 도재현의 마음이 잘 나타나있다. 홈즈 흉내를 내는 호범이와 함께 경고장을 붙이고, cctv를 확인해보려고 하는 등 어린아이들이 생각하는 방법들이 귀엽고 깜찍하다.
'낯선 사람'은 혼자서 아파트를 지키는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있다. 진우가 낯선 사람을 집 안으로 들였다가 놀라는 장면에선 손에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친구가 장난처럼 '우리 아빠 도둑이거든'하고 한 말이 진짜 일까 거짓말일까 고민하는 모습도 어린아이 답게 귀여웠지만 나역시 순진하게 진우처럼 '강이 아빠가 정말 도둑일까? 아닐까?' 궁금해하며 읽은 것이 사실이다.
'도토리를 찾아라.', '욕 좀 보소!', '앞집 강아지','줄넘기','시소 타기' 등 요즘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짤막한 이야기들을 오가며, 책 장 몇 장에 이야기 속으로 푹 빠졌다가 내 감정을 홀랑홀랑 건져올리는 재미가 참 좋았다. '단편집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이 고정관념이 딱!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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