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간고사가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콕 박힌 시는 이정인님의 10분 친구라는 시였다
10분 친구
이정인
학교에서 쉬는 시간 10분씩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10분
학원 차 타고 학원 가는 동안 10분
학원 차 타고 집으로 오는 동안 10분
엄마, 10분만 놀다 올게요!
나는
친구들하고 놀 시간
10분 밖에 없다.
내 친구는 모두 10분 친구들이다.
<- 밑줄 친 부분을 읽을 때는
"여보, 딱 한잔만"하는
남편들의 거짓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내 친구는 모두 10분 친구들이다.라는 부분을 보자 어딘지 모르게 참 씁쓸하고 애들이 불쌍해졌다. 내가 어릴 적에는 해넘어갈 때까지, "OO야, 밥먹자~!"하고 집집마다 엄마들이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 둘씩 불러서 결국은 혼자만 남을때까지 놀았었다. 그런데 꼴랑 10분 친구라니. 그것도 너무나 간절하게 '엄마, 10분만 놀다 올게요!'
가슴 아프다는 그 말 밖에는 더 할 수 없고 이것이 정말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앍고 있어서 다시 보고 또 다시 읽어보아도 정말 가슴 아프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시들을 여러편 표시해 두었는데 (이장근님의 그림자 싸움, 방에 갇힌 날),(이정인님의 10분 친구, 초승달), (김현숙님의 터진다, 과일나무가 부른다), (오지연님의 개나리 플루트, 봄날) 총 8편이다. 물론 정말 정말 마음에 드는 것들만 추려낸 것이 8편이라서 이 작품 말고 다른 대부분의 시들이 다 마음에 들었다. 초승달, 터진다, 개나리 플루트, 봄날 네 개의 시는 눈앞에 아른아른 떠오르는 자연의 모습이 기분 좋았고, 그림자 싸움과 방에 갇힌 날은 꼬맹이들의 고만고만한 모습이 떠올라 좋았다. 그리고 과일나무가 부른다는 동시는 시골 할머니가 생각나서 좋았다. 이 책은 정말 발행인인 신형건님의 말처럼 동시 풍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