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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장 만나기 싫은 곤충이 있다면 바퀴벌레일 것이다. 곤충이라기보다 그냥 벌레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더 강력하게 들지만 말이다. 이렇게 누구나 싫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퀴벌레를 좋아하고 기르며 연구하는 과학자의 이야기라니. 과연 내가 모르는 바퀴벌레의 매력은 정말 있는 것일까.
실내에서 만나는 바퀴벌레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지만, 생태계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바퀴벌레의 활동이 숲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며, 또한 식물 종자를 퍼뜨리고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는 등 바퀴벌레는 생태계를 지탱하는 소중한 일원인 셈이다.
사실 바퀴벌레와 사마귀는 동일한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한쪽은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에게 아무런 거부감 없이 관심을 받지만 다른 한쪽은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그야말로 불결의 아이콘이니 바퀴벌레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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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떠오르는 바퀴벌레의 모습은 시커먼 형태에 재빠르게 숨어버리는 장면일 것이다. 그러나 바퀴벌레라고 모두 까맣지는 않다고 한다. 연두색바나나색으로 애완용으로 인기가 많은 미도리바나나바퀴나 무당벌레와 닮은 덴토바퀴 등 화려한 외양을 가진 바퀴벌레도 많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처럼 바퀴벌레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바퀴벌레의 생태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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