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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yonder















김훈은 전쟁의 참혹함을 적으며 책을 시작한다. 이순신은 정유년(1597년) 4월, 서울 의금부에서 풀려났다. 조정을 능멸했다는 죄목으로 억울한 문초를 당하며 옥살이를 한 후였다. 부산 앞바다에서 기다리며 바다를 건너 넘어오는 왜군을 물리치라는 이치에 맞지 않는 명령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대목은 간단히 “그들은 헛것을 정밀하게 짜 맞추어 충(忠)과 의(義)의 구조물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바다의 사실에 입각해 있지 않았다.”라고 간단히 언급된다. 


전쟁이 길어지며 백성들은 참혹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승전의 증거로 왜군은 코를 베었고 조선 수군은 머리를 잘랐다. 왜군은 아녀자까지 죽이고 코를 잘랐으며, 조선 수군은 죽은 아군의 머리도 잘랐다. 굶주린 백성들은 아이를 죽여 그 고기를 먹기도 했다. 이순신은 옥에서 풀려나 상한 몸을 추스르며 남쪽 순천의 권율에게 도착해 백의종군을 신고한다. 


봄에 피어나는 꽃의 향기와 송장 썩는 냄새가 섞인 바람 속에서, 이순신은 전쟁과 삶의 무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이 끝없는 전쟁은 결국은 무의미한 장난이며, 이 세계도 마침내 무의미한 곳인가. 내 몸의 깊은 곳에서, 아마도 내가 알 수 없는 뼛속의 심연에서, 징징징, 칼이 울어대는 울음이 들리는 듯했다.” 무장인 이순신의 마음속에서 칼이 운다. 


외롭거나 힘들 때면 왠지 <칼의 노래>를 읽고 싶어진다. 소설 속 이순신의 마음은 김훈이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일진대, 그럼에도 당시의 상황을 짚어보며 지금의 처지는 훨씬 나은 것이 아니냐는 위로를 받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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